당시의 상황을 《고창고보 60년사》는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강대직 선생은 고창군 성송면 출신으로 강대식 이사님의 사촌 아우되시는 분이셨는데 마침 군청 참사직에 계실 때 고창고등보통학교 설립인가신청서류가 도청에서 보류당하자 직접 전주 도청에 나가셔서 당시 일본인이었던 학무과장과의 담판에서 선생이 말씀하시기를 ”마스도미라는 일본인 한 사람이 제출한 서류가 인가됐던 학교를, 고창군민 십사만 명(당시 고창군민 총 수)의 결의로 제출된 서류는 인가되지 않은 것은, 한국인 십사만 명의 소리가 일본인 한 사람의 소리만도 못하다는 것 아닌가! 이 엄중한 사실은 비단 사소한 학교 인가 문제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본 제국주의 야성의 발로라고 보여지니 서울에 가서 총독부와 언론기관에 반영해야겠다“고 크게 소리치시며 자리를 박차고 나오려 하니, 그 일본인 관리가 혼비백산하여 일갈지하에 인가를 얻어냈다는 이야기도 있었는데(6대 교장 신태수 선생의 증언) 그 때가 1922년 대의 일이었다. 일개 군청 참사가 직속 상관인 도창의 왜인 과장 앞에서 보여주신 기개야말로 우리의 피를 끓게 하는 용기를 안겨주었으며, 이런 인재들이 계셨기에 우리 학교는 그 어려운 환경에서 확고한 터전을 닦았음을 알 수 있다.”

위의 일화는 고창고보에 대한 고창주민들의 애정과 일제에 대한 분노가 어떠했는지를 보여준다.

아무튼 매하의 확실한 민족적 교육관과 지도력, 그리고 고창주민들의 끈기와 노력이 있었기에 고창고보가 일본인들의 간섭에 당당히 맞서며 독자적인 학교운영을 해갈 수 있었다.

고창고보의 설립 토대가 마련되자, 오산에서 고창으로 학교를 이전하고 고창향교의 명륜당(明倫當)과 사마재(司馬齋)를 임시교사로 사용하며 학교 건축을 위한 준비에 착수하였다. 이때 당시 고창의 읍성이었던 모양성(牟陽城, 고창읍성) 안에 있었던 군청사가 새로이 건축한 곳으로 이전하게 되자, 모양성 안의 군청사를 비롯한 각종 관청 건물로 다시 학교를 이전하였다. 그리고 1923년 7월 7일 호남 지역 최초의 사립 고등보통학교의 재단법인으로 정식 인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