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매하는 학교 인수를 위한 기반작업으로 고창군의 유지들을 동원하는 데에 앞장섰다. 그는 우선 당시의 고창군수 천장욱을 찾아갔다. 군민 전체가 힘을 모아야 하는 일이었으므로 개인으로서는 그런 일을 해내기가 힘들었을 뿐만 아니라, 3 · 1 운동의 여파로 인해 경계가 삼엄했으므로 그가 구상했던 군민들 다수가 참여하는 발기인 대회를 사적으로 개최하는 것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고창군수 천장욱을 찾아간 매하는 이 일이 고창군민의 뜻을 모아서 해야 하는 일이며, 그것이 곧 고창군의 발전과 연관되는 사업임을 강조하였다. 매하의 열정적이고 적극적인 설득에 마음이 움직인 천장욱은 고창고보의 설립에 직접 참여하게 되었고, 그런 가운데서 고창군의 민립학교 설립 운동은 탄력을 받게 되었다. 그리고 지역사회의 재력가들을 설득하는 데에 성공하여 이들로부터 상당액의 기금을 모금할 수 있게 되었다.

이와 같은 매하의 열정과 치밀한 계획 하에 드디어 고창군수 천장욱, 군내유지 이휴열, 홍종철, 강대식, 오자환, 김재종, 최용균, 김승옥, 이형승, 김재석 등의 지지 찬동을 얻어 1922년 2월 2일 고창군민대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매하는 외쳤다.

“이 나라 안의 모든 학교가 충성된 일본 사람 길러 내느라고 열심인데, 애국적인 조선 사람 길러 내려고 세운 학교가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이래서야 되겠습니까! 우리의 힘으로 조선 사람 길러내는 학교를 살려야 하겠습니다!”

매하의 열화와 같은 외침은 군민들을 분발시켜 우리나라 역사상 그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민립 고창고등보통학교의 설립과, 여기에 소요될 30만 원의 기금 및 5만 원의 건축비 모금이 결의되기에 이르렀다.

당초에는 20만 원을 목표하였으나 대건설을 위해서 30만 원으로 규모를 키우니 유지들의 재력이 영세하여 마침내 전 군민으로의 확대를 보아 군민으로 군내에 소유한 토지의 법정지가의 100분의 6.5이라는 근거가 산출되어 학교 기금 30만 원, 교사 건축비 5만 원 도합 35만 원을 조성할 것을 군민대회의 만장일치의 결의를 얻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