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8년 1차 세계대전이 종결되고, 전쟁특수가 사라진 일본 경제는 점차 심각한 상황으로 빠져들게 되었다. 공장의 가동률은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실업률은 늘어만 갔다. 공장의 가동률은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실업률은 늘어만 갔다. 더욱이 1923년 사상 유래가 없는 관동대지진이 일어나면서 일본 본토의 경제 기반은 심각하게 파괴되었다. 이처럼 여러 가지 악재가 겹치는 동안 일본의 경제는 깊은 불황의 늪으로 빠져 갔다.

대전 후의 경기 침체는 일본 사회를 송두리째 변화시키고 있었다. 경제 성장기에 성장한 노동자와 시민들의 확대된 권리는 민주화에 대한 열망을 낳았으며, 불황과 함께 집권한 민간정부에 대한 불만세력들도 생겨나고 있었다. 특히 군부는 민간정부의 집권과 함께 닥쳐온 경제적 불황 자체를 민간정부의 무능으로 몰았다. 경제와 정치, 사회에 실망한 불만세력들과 결합한 군부세력은 극우 세력으로 통합되었다.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일본은 점차 군국주의 정책에 박차를 가하게 된다.

일본 경제의 파탄은 마스도미의 농장 운영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마스도미의 재산 수입의 상당 부분은 김제 농장의 쌀농사가 차지하고 있었다. 농장 개설 초창기에는 대일 미곡 시장이 흥청거려 호황도 누렸으나, 일본시장으로 미곡이 집중되어 쌀값이 폭락하자 큰 타격을 입게 되었다. 또 마스도미의 농장은 농사 개량 사업과 소작인의 복지 사업에 장기적으로 투자되어 빠른 시간 내에 큰 이윤을 얻을 수 없는 구조를 갖추고 있어서 그 어려움은 더욱 커졌다.

마스도미는 흉작으로 인하여 소출이 감량되어 소작인의 생계가 위협받을 때면 집조제를 자진 채택하여 탕감해서 생계를 지속케했다. 그리고 얼마 되지도 않은 온장 유지비도 건지지 못한 수확에서도 하늘의 섭리에 감사하고 감사기도를 올리는 마스도미였으니 농장 소득은 결코 넉넉하지 못했다. 하오산 능금밭은 광대한 지역에 비배(肥培) 관리도 종자도 좋아 우수한 생산품이 나왔지만, 판매 전선에 이상이 있어 소기의 소득을 얻어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