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하는 새로이 설립한 오산학교를 학당 수준의 주먹구구식 교육기관이 아닌, 체계화되고 높은 수준의 교육을 담당할 수 있는 보통학교로 만들 것을 목표로 삼게 된다. 그러나 학교건물에 준하는 교사(校舍)도 갖추지 못해 오산교회 건물을 사용해야하는 등 정식학교 인가를 받기에는 해결해야 할 난제가 산적해 있었다.

당시 오산학교가 정식인가를 받지 못한 데에는 조선인들에 의한 민족 교육을 막고자 하는 일본의 침략적 의도가 깔려 있었다. 일본은 조선인들이 충족시키기 힘든 수준의 설립 기준을 설정해 놓고 그에 맞추어 학교를 설립해야만 정식으로 인가를 하겠다는 태도를 고수했다. 표면적으로는 신식교육을 위한 번듯한 교실과 높은 수준의 교사진, 그리고 충분한 교육재정을 확보할 것을 규정하고 있었지만, 그 내면에는 자본과 역량을 확보하기 어려운 조선인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조선인이 세우는 민족학교는 허용하지 않겠다는 식민지교육정책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하는 굽히지 않고 오산학교의 인가를 위한 각고의 노력을 펼친 끝에, 1918년 3월 4천평 부지에 교사의 신축공사를 실시하였고, 4월 사립 오산보통학교를 설립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마침내 1919년 4월 14일 사립 오산고등보통학교의 설립을 인가받게 되었다. 당시 교장에 마스도미, 교직원에는 양태승, 김영구, 윤치병, 유상준 등이 있었고, 1920년에는 최초로 30명 가량의 학생을 수용하였다.

이제 오산학교는 새로운 건물을 세우고, 정식 사립학교 인가까지 받게 됨으로써 제대로 된 학교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오산학교는 비록 교통도 불편하고 사람도 많이 살지 않은 오지에 위치한 소규모의 학교였지만, 제법 입소문을 타게 된 인기 있는 학교로 발돋움하게 되었다. 오산학교가 소재한 오산 땅은 부안면사무소 소재지 서편에 인접해 있었는데, 상오리와 하오리 두 마을이 있었다. 근처에는 그리 높지 않은 산들이 둘러 있었으며, 그 모양이 둥글어 자라 모양을 하고 있어서 오산이라고 불렀다, 오산 땅은 그 지형, 지질, 기후 등이 과수재배에 적합하였는데, 특히 사과농사를 많이 지었으며 하오산 농장 사과 맛은 널리 알려져 있었다. 하오산 능금밭은 미당 서정주 선생이 태어난 지역이기도 하며 그의 시에 자주 등장하기도 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