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교육의 첫발을 내딛다

양태승은 1916년 6월 고베신학대학교를 졸업하고, 그 해 9월 조선으로 귀국했다. 그리고 곧바로 마스도미가 교육과 선교 사업을 펼치고 있었던 전북 고창에 있는 흥덕학교에서 첫 교사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당시의 흥덕학당은 오늘날의 비정규 사립 초등학교 과정에 해다하는 교육과정이었다.

한편 매하는 흥덕학당에서의 교사생활을 하면서 단순히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에만 전념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당시 마스도미는 농장경영과 교회 사업을 병행하고 있었기 때문에 실제 학교 운영은 매하가 전담해야 했다. 그런데 본래 매하는 초등교육보다는 중등교육에 뜻을 두고 있었던지라 흥덕학당에서의 실무경험은 후일 고등과정 학교의 설립을 준비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되었다.

매하가 들어오기 이전의 흥덕학당에 대해서 자세한 기록이 남아있지는 않지만, 오산학교가 개교할 때 입학한 흥덕학당 출신의 졸업생이 8명에 불과한 점과 오산이 매우 작은 마을이었던 점을 감안해보면 당시 흥덕학당은 소규모의 개인강습소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형편이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마스도미는 1917년 11월 그동안의 사업 활동을 통해 일궈놓은 기반을 바탕으로 마침내 오산교회를 설립하게 된다. 오산교회는 애초에 흥덕학당에서 초등교육의 혜택을 받은 조선이들을 위한 선교학교로 계획되었다. 그런데 매하의 뜻은 좀더 높은 수준의 고등교육기관 설립에 있었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마스도미의 계획을 뒤따라가지는 않았다. 그리고 마스도미를 설득하여 상위 교육기관을 설치할 것을 끊임없이 권유하였다. 이와 같은 매하의 노력 결과, 1918년 흥덕학당의 폐교와 함께 흥덕학당을 졸업한 생도 8명을 모집하여 오산교회에서 중학과정 수업을 하는 오산학당의 개교가 이루어질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