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유통 임시주주총회

화순농·특산물유통(이하 화순유통)은 15일 파산신청을 결정했다. 이날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파산신청의 건’을 표결에 부쳐 88%의 찬성으로 가결하였다.
총회는 조기운 대표, 구충곤 군수 그리고 소액출자자 200여명이 참석하였다. 압도적 찬성이기는 하지만 대주주들의 서면의결 등으로 사실상 형식적 주주총회가 되었다. 소액출자자들의 분노가 표출되기도 하였지만 대부분의 소액출자자들은 현실적 선택을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전완준 전 군수를 총회장으로 데려와라” 등 화순군의 출자 강요에 대한 분노가 표출되기도 했고 구충곤 군수의 공약에 대해서 책임을 지라는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큰 마찰이나 충돌없이 ‘파산신청의 건’이 가결되었다. .

구충곤 군수

파산신청의 근거는 부채가 자산보다 훨씬 많음으로 인해서 실질적 이익이 없다는 것과 진상조사위원회와 의회에서 청산을 권고한 것이다. 진상조사위원회는 군의원, 변호사, 세무사, 농협, 영농법인, 소액주수 대표 등 15명으로 구성돼 지난 2014년 말부터 진상 규명과 회사의 진로 결정을 위한 조사 활동을 벌여왔고, 더 이상 회사를 존속하는 것은 운영비 낭비와 군민의 상실감만을 초래할 것으로 보고 회사 청산을 화순군에 주문했었다.

조기운 대표는 “많은 노력을 하였으나 출자자들에게 도움이 되지 못했고 관련자들이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에 대해서도 무능함을 깨닫고 있다.”고 하면서 주주들에게 죄송하다고 했다. 구충곤 군수도 “우리 농민들의 피같은 출자금에 손해가 돼서는 안되겠다는 마음으로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원금보장 등을 위해서 청산에 반대했지만 현실적, 법적 한계 때문에 좋은 결과를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하였다

이번 유통회사 사태 불행의 첫 번째 단초는 당시 화순군의 일방적인 출자 강요이다. 행정력을 동원해서 목표와 실적 위주의 출자 강요가 불행의 씨앗이다. 상법상 주식회사 투자의 책임은 투자자에게 있는데 이를 충분히 설명하지 않고 밀어붙이기식으로 출자를 강요하였다.
가장 큰 문제는 모랄해저드(도덕적 해이)다. 과연 자기 돈이면 저렇게 운영을 하고 관리와 감독을 하였을까? 방만하고 검증되지 않은 경영과 도덕성을 상실한 경영진과 직원들, 화순군의 부실한 관리와 감독 등이 총체적으로 화순유통 사태를 가져온 것이고 후임 군수들도 안일한 문제의식과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함으로써 여기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조기운 대표는 “파산신청을 하고 그 결과를 보고 화순군에 손해배상 청구를 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충청지역에 있는 속리산유통이 15%의 배상을 받은 예가 있다는 것이다. 파산신청과 화순군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등 법원의 판단이 남아있어 아직도 진행형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