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만 헤세 지음 역자 이재준 옮김 크눌프, 528페이지,18,000원

"아무도 그를 사랑하지 않았다. 아무도 그와 친하지 않았다."

시인이 되고 싶다는 열망을 품었지만 신경쇠약, 자살 등으로 얼룩진 혼돈의 청소년기를 보낸 독일의 대문호 헤르만 헤세의 경험이 녹아 있는 작품들이다. 고풍스럽고도 세련되고 세밀한 작품 세계를 활짝 펼친 원화를 함께 담아 슬픔과 고통, 그리움, 희망 등 주인공이 각기 처한 상황에서 느끼는 심리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에밀 싱클레어의 젊은 날의 이야기’라는 부제가 달린『데미안』은 출간된 지 한 세기가 되어 가는 오늘날에도 성장 소설의 경전으로 불리며 전 세계 젊은이의 통과 의례처럼 읽히고 있다. 존재와 삶의 이유, 가치를 고민하게 만드는 이 작품에는 사랑과 슬픔, 방랑과 우울, 그리움과 상실 등 표현주의적 시대 상황 속에서 서정적인 언어로 써내려간 영혼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수레바퀴 아래서』 역시 출간된 지 100년이 훌쩍 넘었지만 여전히 꾸준하게 읽히고 있는 소설로 헤르만 헤세가 실제로 경험하고 괴로워했던 삶의 한 조각이 담겨 있다. 총명한 소년 한스 기벤라트가 자유와 개성을 억압하는 교육 제도와 권위적인 기성 사회의 벽에 부딪쳐 비극으로 치닫는 과정, 참다운 자아탐구를 위한 내적 분투 과정을 세밀하게 그렸다.

저자 : 헤르만 헤세 (Hermann Hesse)
1877년 독일 남부 도시 칼브에서 선교사인 아버지와 유서 있는 신학자 가문에서 자란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14세에 마울브론 신학교에 입학했으나 7개월 후 시인이 되려고 도망쳤다.
1899년 첫 시집 《낭만적인 노래들》과 산문집 《한밤중 뒤의 한 시간》 출간을 시작으로 작품 활동을 했으며, 1904년 소설 《페터 카멘친트》로 일약 인기 작가가 되었다. 헤세는 청춘기의 자전적 경험이 담긴 《수레바퀴 아래서》, 《크눌프》, 《청춘은 아름다워라》 등의 작품을 꾸준히 발표하면서 작가로서 탄탄하게 입지를 다졌다.
1914년 제1차 세계 대전이 발발하자 자원입대했으나 복무 부적격 판정을 받고 1919년까지 베른에 있는 독일포로후원센터에서 일하며 전쟁포로들과 억류자들을 위한 잡지를 발행했다. 또한 정치적 논문, 호소문, 공개서한 등을 국내외 신문과 잡지에 계속 발표하며 전쟁과 국수주의를 규탄했다. 그로 인해 독일 문단과 국수주의자들에게 변절자로 몰려 헤세의 작품은 독일에서 불온서적으로 간주되어 더 이상 인쇄되지 못했다.
1919년 에밀 싱클레어라는 가명으로 《데미안》을 발표해서 당시의 젊은이들에게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폰타네상을 수상했다. 이후 《싯다르타》,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황야의 이리》, 《동방 순례》, 《유리알 유희》 등 수많은 작품으로 전 세계 독자들을 매료시켰다. 1946년 독일에서 다시 헤세의 작품이 출간되기 시작했고, 그해 괴테상과 노벨문학상을 동시 수상했다. 이후에도 꾸준히 작품을 출간하다가 1962년 스위스 몬타뇰라에서 뇌출혈로 사망했다.

역자 : 이재준
역자 이재준은 경희대에서 철학을 공부하고 기아자동차 홍보실,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조정실 등에서 콘텐츠 개발과 홍보 업무를 담당했다. 현재는 작가, 출판기획자, 번역자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천 개의 성공을 이끈 작은 관찰의 힘》, 《습관 하나만 바꿔도 인생이 달라진다》, 《절대긍정으로 산다》, 《야단치지 않고 아이를 변화시키는 비결》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데미안》, 《수레바퀴 아래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 《파스칼 팡세》, 《몽테뉴 수상록》, 《새무얼 스마일즈 자조론》, 《칼 비테의 영재 교육》, 《존 로크의 교육론》,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