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야심경 본문 첫머리에 관자재보살이 나온다.
관자재보살이 반야심경의 주인공이라는 이야기다.
관자재보살은 관세음보살과 같은 보살이다.
관자재보살은 범어로 ‘아바로키테 스바라 보디사트바’를 한문으로 번역한 말이다.
범어를 한자로 옮겨 쓰면서 소리 나는 데로 쓴(음역) 것이 아니고 뜻을 새겨 쓴(의역) 것이다.
아바로키테 라는 말은 지켜본다는 뜻이고 스바라는 자재한다는 뜻이며 보디 사트바는 보살이다.
이 말을 번역하면서 현장법사 이전에는 관세음보살로 번역했고 현장법사께서 관자재보살로 번역했다.
관세음보살로 번역한 것은 세상의 음성을 듣는 보살이라는 의미다.
세상의 소리는 모두 고통의 소리, 신음소리로 보는 것이다.
어머니가 아기의 울음소리만을 듣고 아기가 왜 우는지를 다 아는 것처럼 세상의 소리를 모두 듣고 세상의 고통을 모두 아는 보살이라는 의미가 들어있다.
그런데 현장법사는 관자재보살로 번역했다.
세상의 모든 것을 자유자재로 지켜본다는 뜻이다.
중생의 고통을 지켜보는 것은 물론이고 세상의 실제의 모습(실상)까지를 지켜본다는 말이다.
세상의 실제의 모습은 공(空)이고 이 공(空)의 실상까지를 아는 분이라는 뜻이 숨어있다.
그래서 반야심경에는 관자재보살로 쓰고 있는 것이다.
중생의 고통은 고통대로 지켜보고, 법이 공하면 공한 것을 지켜본다.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지켜본다는 것이다.
그러나 관자재보살이나 관세음보살은 같은 분이다.
지켜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고통을 없에주고 실상을 가르쳐주는 분이다.
그래서 대자대비 관세음보살, 천수천안 관세음보살, 구제구난 관세음보살 등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