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밀다라는 말은 저 언덕으로 건너간다는 뜻이다.
인도말로 피라밋타 인데 음역 되면서 바라밀다로 된 것이다.
한문으로 쓰면서 바라밀다로 쓰지만 뜻으로 쓰면 渡彼岸(도피안)이다.
‘저 언덕으로 건너간다’ 는 것 즉 ‘도피안’이라는 말은 무슨 말인가?
사바세계에서 이상세계로 간다는 말이다.
사바세계는 괴로움의 세계이고 이상의 세계는 열반의 세계.
사바세계는 속박의 세계인데 이상의 세계는 해탈의 세계, 참자유의 세계
사바세계는 무명 어두움의 세계이고 이상의 세계는 광명의 세계.
사바세계는 무지의 세계인데 이상의 세계는 반야의 세계.
사바세계는 중생의 세계라면 이상의 세계는 부처의 세계. 등과 같은 뜻이 있다.
그래서 바라밀다는 괴로움 속에서 속박 받으며 무명 무지의 상태로 사는 중생들이 해탈을 얻어 열반의 환희를 누리며 광명과 지혜를 가진 부처가 되는 것을 말한다.
사바세계에서 이상의 세계로 가는 것을 언덕을 건너간다고 표현한 것일까?
이것은 인도의 지리적 여건 때문이다.
아리안 족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 해 강을 중심으로 부족국가를 이루면서 국가와 국가 사이에 전쟁이 계속됐다.
따라서 민중들은 전쟁 때문에 고달프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서쪽 고향에 살 때는 행복하게 잘 살았는데 여기 와서 고통을 받으니 강 건너 서쪽이 그리워진 것이다.
서쪽으로 가면 예전처럼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그리움을 갖게 되고 서쪽으로 가려면 강을 건너야 했다.
그래서 강을 건넌다는 말이 생겼고 ‘서방정토’라는 말도 생기고, ‘반야용선’이라는 말도 생긴 것이다.
우리에게도 비슷한 말이 있다.
우리는 지리적으로 대부분 산에 둘려 쌓여있다.
지금 살고 있는 상황이 속박 속에 살고 있고 괴로움 속에 살고 있는데 산 만 넘어가면 자유를 얻고 잘 살 수 있을 것 같은 막연한 기대를 갖고 있다.
그런데 산을 넘기 위해서는 고개를 넘어야 한다.
그래서 어려운 일이 있을 때면 이 고개만(고비만) 넘기 면이라는 말을 하고 어려운 일이 해결된 뒤에는 한고비(한 고개) 넘었다고 말한다.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는 말도 여기서 생긴 것으로 볼 수 있다.
‘바라밀다’는 괴로움의 세계에서 벗어난다는 말이다.
사바의 세계에서 정토의 세계로 가는데 ‘혼자 가느냐’ 아니면 ‘여럿이 같이 가느냐’ 하는 방법에 따라 소승과 대승이 나눠진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강만 건너면 좋은 세상이 있다는 말을 듣고도 괴롭다 괴롭다 하면서 그냥 그대로 살려고 한다.
그래서 같이 가자고 권해 보지만 함께 가기를 거부할 때, 나 혼자 만이라도 가야겠다고 하는 것이 소승이라 말 할 수 있다.
나 혼자 만 이라도 가야겠다는 사람은 다른 사람이 새벽에 일어나 예불하지 않더라도 혼자만이라도 열심히 예불을 한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나쁜 일을 하더라도 나만은 좋은 일 하려고 한다.
세상 사람들이 다 고기 먹고 술 먹고 놀더라도 나만은 청정하게 계를 지키려고 노력한다.
이런 모습은 좋은 일이다. 이것이 소승 불교의 수행이다.
그런데 ‘나 만이라도 가야겠다.’가 아니라 ‘나 만 가겠다’로 바뀌면 그 의미에 있어서 굉장한 차이가 생긴다.
“나 만 가겠다”는 것은 이기적인 태도이고 독선적인 행동이라 할 수 있다.
대승불교가 소승불교를 비판하는 것도 “나 만 가겠다”로 변질된 소승의 수행 방법이다.
소승이건 대승이건 불교의 궁극적인 목적은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불교의 특징은 소승의 수행법과 대승의 수행법을 동시에 받아드리고 있는 것이다.
대승 불교인들은 소승불교는 자기 만 가려 한다고 비난하지만 사실 소승불교인들은 자기만이라도 가야겠다는 강력한 수행의지를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소승불교인들은 “자기 수행도 못하면서 무슨 다른 사람을 걱정하느냐”고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불교인들은 상대에 대해 비판은 하면서도 무시하거나 부정하지는 않는다.
상대를 인정한다. 때문에 이단이라거나 사이비라는 표현을 하지 않는다.
이것이 다른 종교와 다른 점이다.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에서 나오는 심(心)도 마음이라고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반야심경에서는 핵심이라는 뜻이다. 우리말로 하면 “알짜베기”라는 말이다.
그리고 경(經)은 부처님의 말씀이다.
그래서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은 크고 완전한 깨달음(지혜)으로 고통에서 벗어나는 부처님의 말씀이다.
고통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불교에서 가르치는 방법만 하더라도 염불, 참선, 고행, 기도 등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많이 있다.

그 중에서 지혜를 얻어 고통에서 벗어나는 길을 가르쳐 준 부처님의 말씀이 반야심경이라 할 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