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야는 지혜, 깨달음이라는 뜻이다.
인도 말이 중국으로 건너오면서 음역된 것을 우리 식으로 읽으면서 반야로 읽고 있다.
반야는 단순한 지혜, 단순한 깨달음이 아니다.
완전하고 무한한 지혜, 세상의 모든 것(심지어 티끌 하나까지)을 깨달아 아는 것을 말한다.
반야는 하나이지만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게 3가지로 나누어 설명한다.
실상반야와 관조반야 그리고 방편반야 등이다.
실상반야는 어떤 대상의 실제의 모습을 말한다.
그래서 진리라고도 하고 법신 연기. 공. 무아. 무상. 라는 말로 쓰이기도 한다.
관조반야는 어떤 대상의 참모습 (실상)을 보는 능력을 말한다.
방편반야는 다른 사람이 지혜를 가질 수 있도록 깨우쳐 주는 능력이다.
우리가 콩을 보면서 ‘이것이 콩이다’라고 알았다고 가정해 보자.
콩이라고 알기까지는 ‘콩을 볼 수 있는 내가 있고’, ‘나에게 보이는 콩이 있다.’
그리고 그 콩을 팥이라고 아는 사람에게 콩이라고 가르쳐 줄 수도 있다.
콩을 콩으로 볼 수 있는 능력을 관조반야라 하고
나에게 보이는 콩을 실상반야라 하며
팥으로 잘못 보는 사람에게 콩이라고 바로 잡아 주는 능력을 방편반야라 한다.
다시 예를 들어보면 여기에 볼펜이 있다.
볼펜 자체는 실상반야고, 볼펜을 볼펜으로 아는 능력이 관조반야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볼펜을 막대기라고 했을 때 ‘막대기가 아니고 볼펜이라고’ 가르쳐 주는 능력을 방편반야라 한다.
그런데 반야는 나누어지는 것이 아니고 하나라고 가르치는 것이 불교다.
보는 내가 있고, 보이는 대상이 있고, 그리고 잘못을 바로 잡아주는 능력이 따로 있다는 것은 각각을 구분 짖는 경계선이 있고 각각 다른 능력이 있다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하나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보는 능력도 반야고. 보이는 실상도 반야고 바로잡아주는 힘도 반야다.
다만 우리가 지금 그 하나 되는 경지를 체험적으로 알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이해하기 쉽게 하기 위해 나누어 설명을 하고 있는 것일 뿐이다.
‘술을 먹어야 합니까? 먹지 말아야 합니까?’ 하고 당신에게 묻는다면 당신의 답변은 먹어야 한다 거나 아니면 먹지 말아야 한다는 두 가지 대답이 있을 뿐이라고 생각 할 것이다.
그런데 제3의 대답이 있다.
“먹어야 한다는 생각도 하지 말고, 먹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도 버려라”하는 대답이다.
그러면 어쩌란 말이냐?
술을 먹어야 한다는 생각도 버리고 먹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도 놔 버린 상태가
불교에서 가르치는 중도(中道)이다.
이 중도의 이치를 아는 것이 궁극적인 반야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은 먹어야 한다 할 것이고, 술을 싫어하는 사람은 먹지 않아야 한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좋아한다거나 싫어한다는 생각(집착)을 버리면 술이 있거나 말거나 상관 할 일이 없다.
그래서 먹어야 할 조건이 생기면 마시고, 먹지 않아야 할 조건이면 마시지 않아야 한다.
이것이 참 자유고 이것을 말해 해탈이라고 한다.
어린이를 가르치면서 때려야 하느냐 때리지 않아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이것도 마찬가지....
때려야 할 조건이면 때려야 하고, 때려서는 않될 조건이면 때리지 않아야 한다.
밥을 많이 먹어야 하느냐 적게 먹어야하느냐는 물음에도 배가 부른 사람에게는 적게 먹으라고 가르쳐 주고 배가 곱은 사람에게는 많이 먹으라고 가르쳐 주는 것이 마땅한 세상의 이치 아닌가.
이것이 불교의 가르침이다.

얼마나 자연스러운 가르침인가?
다시 말해 반야는 지혜이고 깨달음인데, 보통 지혜가 아니고 무한한 지혜이고 중도적인 깨달음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