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군민신문=장은정 기자] 화순군은 내년 폐광을 앞둔 화순광업소 탄광 부지에 대체 산업 육성을 추진하고 있다. 그중 하나인 체험형 복합 관광단지 조성 방안에 내국인 카지노 개장이 포함되어 있는데 사행성 도박 시설을 향한 논란이 예상된다. 지역 경제의 한 축을 담당했던 핵심 분야가 무너지는 만큼 주민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화순군에 따르면 지난 3월 석탄공사 노사정 협의회는 화순광업소를 2023년 말 조기 폐광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국내 석탄(무연탄) 공급과잉과 석탄공사 경영악화 등을 해소하기 위한 정부의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에 따라 폐광될 예정인데 화순광업소 조기 폐광에 따라 군은 폐광 부지에 ‘화순탄광 체험형 복합 관광단지 조성’ 등 다양한 대체 산업 육성을 추진 중이다. 이 계획에는 남부권 내국인 카지노 조성을 비롯해 골프장, 레저시설 등이 포함돼 있다.

카지노가 들어서기 위해서는 먼저 ‘폐광지역 개발지원에 관한 특별법’(폐특법)을 개정해야 한다. 현재는 폐특법에 의해 강원도 정선군에 위치한 강원랜드가 국내 유일 내국인 출입 가능 카지노로 지정되어 있으며 화순군에 따르면 군은 지난달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조기 폐광 대비 대체 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간담회’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측에 비공식적으로 남부권 카지노 운영을 위한 법률 개정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구복규 화순군수는 “남부권 내국인 카지노를 위해서는 폐광지역 개발 지원에 관한 특별법 개정이 필요하다”며 “화순광업소가 폐광되면 지역경제의 타격이 크고 인구 유출도 발생할 것이다. 폐광지역의 대체 산업 육성 등 대안 마련을 위해 중앙과 관련 기관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또한 군 관계자는 “정부를 설득하기 위해 강원지역 지자체와 공동으로 ‘탄광지역 폐광 대응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며, 10월 용역 결과를 토대로 ‘산업위기 대응 특별지역 지정’ 등 정부를 상대로 구체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지노 사업은 지역경제를 위한 세수 증대와 고용 창출, 외래 관광객 지출액 증대와 체류 기간을 연장하는 효과가 있다고 많은 연구에서 밝혀졌다. 복합리조트 자체의 이익증대는 물론이고 주변의 관광시설 및 상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만큼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순수한 인적 서비스 산업이기 때문에 높은 일자리 창출 효과로 지역 주민들의 소득 증대로도 이어질 수 있다. 때문에 폐광으로 인구 유출이 우려되는 화순군에 남부권 내국인 카지노 조성은 필수 불가결 한 부분이다.

한편 내국인의 카지노 논란은 전국적으로도 끊이지 않고 있다.
김태호(고한사북남면신동지역 살리기 공동추진위원장) 은 “전남이나 경상도라든지 또 하나 생긴다고 하면 그 다음부터 무분별하게 생겨나는 그것을 정부에서는 막을 수 없을 것이다. 강원 남부권 폐광지역은 상당히 타격을 입을 것이다.”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전북 새만금이나 제주지역에서도 한때 내국인 카지노 유치 문제가 부상했지만, 도박 사행성 산업을 우려한 지역사회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중독에 취약한 부작용 해소를 위해 산업 관계자와 정부도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책임도박” 제도를 도입, 가족 및 자기 출입 금지, 출입 기간 및 횟수 제한, 도박중독예방 및 치유 프로그램, 높은 입장료를 부과하는 것이다. 그 밖에도 15일씩 3개월 연속 출입한 고객에겐 가족에게 통보 후 귀가비를 주고 출입 금지를 유도하고, 지역 주민 월 1회 출입 등 활동 제한 등의 규제를 두고 있다.



폐광이 눈앞에 다가왔지만, 후속 대책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 특히 광산 종사자들 지원과 지역별 대체 산업 육성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가장 먼저 폐광되는 화순광업소 종사자에게 167억 원 규모의 특별위로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들이 제2의 삶을 정상적으로 영위하기 위해서는 30억~50억 원이 더 지급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굴진선산부 인부는 "답답하고 막막하다. 뭘 먹고 살아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고용 승계나 먹고 살 수 있는 일자리가 절실히 필요하다. 아직도 힘이 있으니까 우리는 일하고 싶다. 일자리가 정말 필요하다. 진짜 그거밖에 없다." 며 하소연했다.

화순군 도시개발팀은 “아직 공식적인 계획은 아니고 검토 단계”라며 “카지노를 사행성이라는 틀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규모와 형태로 운영하는 방안을 적극 주장”, “국토 균형 발전을 위한 배려가 된다.”라고 답했다. 또한 “사행성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내국인에 대해서는 거리별 카지노 사용금액 한정 및 출입 통제를 하는 등 이용자들과 지역 주민들의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운영방안을 고려할 것”이라고도 답했다. 또한 광업소 퇴직근로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추가 특별위로금도 정부 예산에 반영되도록 국회와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또한 박치석 도계살리기 비상대책위원장은 "강원랜드 내방객과 동해안 관광객을 합치면 연간 1,500만 명이 넘는다"며 "폐광지 존폐가 달린 만큼, 정부와 정치권이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지노 개장 사업은 양날의 검이다. 그러나 화순군에서 앞선 제도와 앞으로 계획을 잘 추진하게 된다면, 도박의 늪으로 빠져들게 하는 원인이 아니라, 바쁜 현대인들로 하여금 휴식처를 제공하는 하나의 문화생활로 자리매김함과 동시에 화순군과 전남의 주요 관광지로 거듭할 것이다. 정부와 시·도 의원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그 어느때보다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