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때문에 배움의 기회를 빼앗아서는 안 된다

고전산책
돈 때문에 배움의 기회를 빼앗아서는 안 된다
속수지례(束脩之禮) - 『논어(論語)』
  • 입력 : 2020. 11.30(월) 09:41
  • 화순군민신문
예로부터 배움을 청하기 위해 스승을 찾아갈 때 조그만 예를 표하는 것을 ‘속수지례’라고 했습니다. 또한 옛사람들은 지식을 전수받고 올바른 인성을 기르도록 도와줄 스승을 찾아갈 때 최소한의 물질적 예를 갖추는 것을 “속수의 예를 차린다.”라고 표현했습니다

이것은 『논어』에 나오는 말로 배움을 청하는 학생들은 최소한의 물질적인 예를 준비하여 선생을 찾아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속(束)’은 열 개의 묶음 단위이고, ‘수(脩)’는 말린 고기를 뜻합니다. 그러니까 ‘속수의 예’는 선생을 뵐 때 최소한 말린 고기 열 개 한 묶음 정도의 예물을 준비하여 찾아가야 도리에 맞는다는 뜻입니다. 거꾸로 말하자면 최소한의 예의만 표하면 누구든 배움을 허락하겠다는 뜻입니다. 공자는 『논어』에서 말린 육포 한 묶음 정도만 가지고 자신에게 배움을 청하러 온다면 그가 어떤 사람이든 학생으로 받아들이겠다는 관대한 입학 규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自行束脩以上 吾未嘗無誨
자행속수이상 오미상무회


나에게 말린 육포 한 묶음 이상 가지고 찾아온 모든 사람에게
나는 가르침을 주지 않은 적이 없었다.


이 말 속에는 공자는 누구든 최소한의 성의만 갖춘다면 배움의 기회를 제공했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요즘 대학 등록금이 매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고, 사교육비가 가정경제를 가장 위협하는 요인으로 꼽힌다고 합니다. 바야흐로 돈이 없으면 공부의 기회도 제대로 얻지 못하는 사회가 된 것입니다. 그런 까닭에 말린 고기 한 묶음 정도만 있으면 누구나 교육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논어』의 구절이 더욱 의미심장하게 다가옵니다.

단지 돈 때문에 배움을 원하는 사람에게 배움의 기회를 빼앗아서는 결코 안 됩니다. 말린 고기 한 묶음 정도의 등록금, 즉 스승에게 ‘속수의 예’만 갖추면 누구나 공부할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스승에게 ‘속수의 예’만 갖추면 누구나 공부할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화순군민신문 hoahn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