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함이 없다면 존재도 없다

고전산책
성실함이 없다면 존재도 없다
불성무물(不誠無物) - 『중용(中庸)』
  • 입력 : 2020. 10.07(수) 08:58
  • 화순군민신문
천복지재(天覆地載). 하늘(天)은 세상을 덮어(覆)주고, 땅(地)은 세상을 실어(載)준다는 이 구절은 우주를 설명하는 동아시아 사람들의 사유방식입니다. 우주라는 것은 결국 만물이 존재하는 집이고, 그 집 안에 수많은 생명과 존재들이 공존공생하고 있으며, 시간이라는 것은 우주라는 집에 잠시 머물렀다 가는 ‘나그네’로 인식했던 것입니다.

우주라는 공간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자기 존재의 법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법칙이 바로 성실할 ‘성(誠)’자입니다. 즉, 세상의 모든 것은 결국 성실함을 통해 이루어졌고, 성실함을 통해 존재하며, 성실함을 통해 발전해나간다는 것입니다. 우주는 그 자체로 작은 입자들이 쉬지 않고 쌓인 성실함의 결정체이며, 높은 산도 한 줌의 흙과 돌이 성실하게 뭉쳐져서 만들어진 존재이며, 저 넓은 바다도 한 방울의 물이 성실하게 모아져서 만들어진 것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중용』에 보면 성실함은 세상의 모든 것을 이루는 원리이며, 성실함이 없다면 그 어떤 존재도 있을 수 없다, 라는 글이 나옵니다. 이런 뜻을 담은 사자성어가 바로 ‘불성무물(不誠無物)’입니다.

誠者物之終始 不誠無物
성자물지종시 불성무물
성실(誠)하다는 것(者)은 모든 만물(物)의 끝(終)과 시작(始)이다.
그러니 성실(誠)하지 않다(不)면 존재(物)도 없다(無)

‘불성무물’. 성실하지 않다면 어떤 물질도 존재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세상의 그 어떤 존재도 결국 성실함을 통해서만 존재가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우리 인간 역시 이 우주의 성실함을 본받아야 합니다. 산과 바다처럼 큰 존재로 우뚝 설 수 있습니다.

요즘 성실함을 멀리하고 오로지 한탕으로 세상의 모든 것을 거머쥐려는 그릇된 생각이 팽배해 있는 듯합니다. 정치권에 줄을 잘 서서 좋은 자리를 노리는 공직자들, 남들이야 어떻게 되든 한탕 잘해서 평생 잘 먹고 잘살겠다는 헛된 욕심을 품은 기업인들. 이런 사람들의 ‘불성무물’. 성실하지 않다면 존재가 불가능하다. 성실함을 멀리하고 한탕주의에만 혈안이 돼 있는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구절입니다.
화순군민신문 hoahn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