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광 사천 향우 일심회원들이 마음을 모아 사천 망향정에 故정기진 사천이장의 위령비를 건립한다.

1948년 여·순 사건 이후, 밤에는 빨치산들이 산간 마을 집을 털어가고 날이 새면 순경이 부역혐의로 취조를 하던 시기였다. 이에 마을 이장직을 아무도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정기진(丁基鎭, 남, 당시나이 34세)은 부락민들의 간절한 권유로 이장직을 받아들였다.

북면 와천리는 곡성과 화순의 경계인 백아산 인근 지역으로 당시 빨치산들이 자주 출몰하던 지역 중 하나였다. 밤마다 빨치산들이 내려와 식량, 부식, 가축 등의 물품을 배당하고 바치도록 지시했다.

하지만 그는 1949년 3월 12일(음 2월 13일) 새벽 빨치산에게 물품을 바치지 않고 끝까지 저항하다 빨치산에 의해 반동분자로 몰려 자택 앞 골목에서 죽창과 돌로 희생되었다.

당시 가족은 물론 온 동네가 슬픔에 잠겼으나 빨치산이 두려워 터놓고 원망도 못하고 초상도 가족끼리만 조용히 치룬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2010년 4월 27일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의 진실규명 결정에 따라 이러한 진실이 규명 됐다. 중앙정부와 지자체 차원에서 희생자들에 대한 위령사업을 지속적이고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하는게 필요하다고 권고했지만 1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

이에 지역민(재광 사천 향우 일심회원 정승호, 조주호, 박영철, 오형대, 전해송)들이 먼저 나서 위령비를 건립해 그의 의로운 봉사 희생정신을 기리기로 한 것.

재광사천향우 일심회 관계자는 "아군의 공비토벌 작전 과정에서 희생당한 진실 규명이 된 양민은 배상을 해주는데, 왜 적대 세력인 빨치산의 요 구를 거절하다가 비참하게 희생된 의인은 방치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우선적으로 적법한 보훈 보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비록 몸은 희생 당했지만 그 의로운 봉사 희생정신은 길이 빛나도록 위령비와 역사에 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협찬을 희망하는 지역민은 재광 사천 향우 일심회(정승호, 019-429-2542)에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