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샘거리 공사 장기 지연 사태에 대해 군이 오로지 공사업체들의 편의만 봐준 탓에 이런 결과를 초래한 것은 아니냐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앞서 본지에서는 자치샘공사 현장에 드러난 군민들의 피해상황을 20년 7월 2일 자 <2년 넘는 자치샘거리 공사, 읍내 상가는 ‘몸살’, 군민 안전은 ‘뒷전’> 제하의 기사로 보도한 바 있다. 이어 이번 기사에서는 2년 넘게 자치샘거리 공사가 오랫동안 지체된 원인과 그 경과를 파헤치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공사업체 편의 봐주기 의혹을 살펴봤다.

화순 자치샘거리 일원의 공사는 보행환경 개선사업으로 화순읍 교리, 향청리 일원 보도 설치 사업으로 (공사 구간은 자치샘로 909m, 칠충로 336m) 18년 8월부터 진행하여 8개월간 진행이 예정되어 있었다. 그러나 시작부터 보도설치를 맡았던 모 업체가 진행 중 내부 문제로 인해 공사를 관두게 되어 중단하게 됐고, 자치샘거리 일원에서는 지중화공사를 위한 군과 업체들 간의 일정 조율 실패로 진행이 미뤄졌었다.

다시 군에서는 19년 4월 12일 ‘자치샘거리 보행환경 개선사업 합동 주민설명회’를 열어 4월 말부터 착수해 8월 중에 완료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또 다시 업체들 간의 지중화 공사에 대한 일정 조율에 실패했다.

그리고 올해 9월쯤 공사를 마무리하겠다는 공문을 자치샘거리 일원 상가 주민들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장장 2년여의 시간이 흐른 셈이다.

그 동안 자치샘거리 일원 상가 주민들은 물론 일원을 통행하는 군민들은 도로가 협소하고 굴착 작업이 많아 매일같이 통행의 불편은 물론 비산 먼지, 진동, 소음 등의 고통들을 감내해야만 했다. 그리고 그 고통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게다가 작년에 합동 주민설명회를 열었음에도 불구하고 본지 기자가 취재 현장에서 만난 상가 주민들 대부분이 현재의 공사를 이미 공사가 완료된 상하수도 관로매립 공사로만 알고 있었고, 지중화공사로 지체되고 있음을 잘 알지 못한 채 지내고 있었다.

본디 합동주민설명회 개최는 자치샘거리 공사에는 지하로 전기가 매설되는 지중화 공사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이를 주민들에게 알리려면 필연적으로 진행해야 했던 것이다.

하지만 상하수도 관로매립 공사 완료 후, 전체적으로 1년여 넘게 공사가 지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연 상황에 대해 주민들에게 대부분 함구하고 지낸 탓에 주민들은 여전히 상하수도 관로매립 공사로만 알고 있었던 셈이었다. 공무원 복지부동의 전형을 보여주는 사례.

이번 공사는 시작부터 엉망이었다. 보도설치를 전담한 업체는 내부 문제로 갑작스레 중단을 하게 돼 기약 없이 미뤄지게 됐고, 상하수도사업소는 도시과와 별도로 본래의 예정대로 단독으로 공사 진행을 해버렸다. 그리고 지중화공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것이 바닥을 여러 번 들어낸 이유였다.

현재 진행 중인 자치샘거리 지중화공사에는 KT, 한전, 공과통신(케이블 등) 5개사 등 대략 7개의 업체가 함께 들어가게 됐다.

지중화공사에는 여러 업체들이 한꺼번에 들어가기 때문에 서로 간에 긴밀한 일정 조율이 필요하다. 하지만 화순군은 참가 업체 중 일부와 협약을 맺는 단계에서부터 상당한 시간을 지체했고, 심지어 일부 참가 업체는 공사 자재 조차도 제대로 준비가 되지 않아 공사 일정은 또 다시 연기가 됐었다.

이 부분이 군민들이 겪을 불편이나 고통들에 대한 고려 없이 공사업체들에게 일방적으로 편의만을 봐준 것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결국 한 번 밀린 공사는 다른 업체들 간의 일정 조율에 영향을 미치게 됐고, 나비효과처럼 전체 공사 일정들은 줄줄이 지체되어 결국에는 예정보다 1년여를 훨씬 넘는 기간이 소요하게 됐다.

모든 피해는 고스란히 군민들이 입게 됐다. 군민의 안전을 지키고 삶의 질을 향상시켜야 할 당국의 복지부동의 무능함으로 인해 군민들은 비산 먼지, 진동, 소음 등의 고통 속으로 내몰아 넣어 진 셈이었다.

취재현장에서 만난 자치샘사거리 인근 상가 주민 A 씨는 “(공사)업체들한테는 업체 맘대로 편의만 봐주고, 본인들 일(관리감독)에는 복지부동으로 일처리를 하니 (자치샘거리)공사가 이 지경까지 이른 것 아니냐”면서 강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한편 군은 지난 6월경 ‘지중화 공사 20년 9월 완료 계획’을 밝히면서 주민 통행 및 상가 운영의 불편을 최소화 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자치샘거리 일원 상가 주민들에게 보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