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읍 광덕지구 부영2차 임대아파트의 분양전환 승인에 대한 ㈜부영의 처사에 대해 지역 민심의 시선이 곱지 않다. 화순군은 20년 이상 임대아파트로 운영된 임대 285가구에 대해 분양전환을 승인했지만, 이에 대해 ㈜부영이 군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하며 반발에 나선 것이다.

화순 부영2차는 임대의무기간이 5년인 임대아파트이다. 1995년 입주가 시작되어 지금까지 20년 이상 넘게 재계약만 지속되고 있다가 2016년 임차인들이 분양전환을 요구해 군이 관련법규에 따라 승인했다. 하지만 ㈜부영 측은 차일피일 시기를 미루며 입주민들의 요구를 무시했고, 입주민들의 요구를 수용한 군에 대해서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게다가 지난 1심 판결에 패소를 하고서도 다시 항소하여 여전히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1심에서의 쟁점 사항을 정리하면 ㈜부영 측의 속내를 여실히 들여다 볼 수 있다. 부영이 버티는 이유는 바로 분양전환가격 산정의 기준이다. 현재 1심의 판결대로라면 건설원가와 시세 감정평가액의 평균인 ‘5년 임대방식’을 적용받지만, ㈜부영이 주장하고 있는 10년 임대방식을 적용하면 분양전환 시점의 시세에 따른 감정평가액으로 분양가를 산정 받아, 보다 높게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부영 입장에서는 오랜 세월 임대아파트로 해왔고 그게 20년이나 지났으니 5년이 아니라 10년 임대방식으로 분양전환가격을 매겨 달라고 우기고 있는 상황으로 풀이된다.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꾀하고자 하는 공익적 목적은 망각한 채 경제논리만을 내세워 제 잇속만 챙기려는, 그야말로 돈독이 오른 한 건설사업자의 민낯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공공임대주택은 법률상 ‘임대한 후 분양전환을 할 목적으로 공급하는 공공주택’이라고 정의한다. 따라서 법이 정한 목적에 맞게 분양전환이 이뤄져야 함이 상식일 것이다. 현재 화순부영 공공임대주택 거주민의 대다수가 어려운 우리 이웃서민이며 연령층도 50~60대다. 전국적으로 서민 공공임대주택 건설이라는 신화를 써 온 ㈜부영의 이러한 태도는 역설적으로 그들의 ‘사랑으로’라는 슬로건이 무색해 보일만큼 무주택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을 깨고, 이들을 거리로 내모는 무분별하고 탐욕적인 행동으로밖에 보이지 않아 보인다.

군 관계자도 “규정에 나와 있는 대로 분양가를 산정한 것으로 분양승인 절차에는 하자가 없다”, “현재 진행 중인 소송에 대해서 끝까지 맞설 것이다”는 입장이다. 특히나 화순 지역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한 대책 마련에 강한 의지를 내보이는 구충곤 군수의 지난 행보를 보자면 군과 ㈜부영 측과의 법정공방은 끝까지 갈 것으로 보인다.

무주택 서민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아 가면서까지 다른 규정을 끌어다 적용하려는 ㈜부영 측과 법의 규정대로 원칙적인 행정권을 행사하려는 군 당국 사이에서 어떤 판결이 나올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광주고등법원 판결기일은 오는 6월 19일로 예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