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에서 ‘도’는 다양한 뜻으로 해석됩니다. 그래서 도를 닦는다는 ‘수도(修道)’ 역시 매우 다양한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물질이 아닌 정신적 가치를 높인다는 뜻으로 해석되기도 하고, 우주의 본질을 깨치기 위한 과정으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인본주의와 현세주의의 관점에서 보면 ‘도’는 어떤 위대한 정신적 가치나 우주의 원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글자 그대로 ‘길 도(道)’자, 길입니다. 인도(人道)는 사람이 반드시 걸어가야 할 길이고, 천도(天道)는 하늘이 운행하는 길입니다. 또 길(道)에는 지도자가 걸어가야 할 길도 있고, 부모가 걸어가야 할 길도 있습니다. ‘도(道)’는 결코 저 먼 하늘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인간들이 사는 세상에 인간들이 살아가는 과정에 있는 것입니다.

송나라 때 유명한 철학자 소강절(邵康節) 선생도 ‘도(道)’를 저 먼 푸른 하늘(蒼天)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인간의 마음속(人心)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해 반드시 가야 할 바른 길, 바로 ‘도(道)’의 참된 뜻입니다. ‘논어’에 보면 사람이 도를 넓히고 확장해나가는 것이지, 그 도가 사람을 간섭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구절이 있습니다.

人能弘道
인능홍도

非道弘人
비도홍인

사람이 도를 넓히고 실천하는 것이다.
그 도가 사람을 간섭하거나 통제해서는 안 된다.

참 의미심장한 글입니다.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도(道)’가 오히려 인간 위에 군림한다면 그것은 진정한 도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때로 주객이 전도되는 상황을 자주 목격합니다. 인간이 유용하게 사용해야 할 돈이 오히려 인간을 통제하고, 인간을 행복하게 해주어야 할 지식이 오히려 인생을 얽매이게 한다면 그 돈과 지식은 더 이상 인간에게 유용한 존재가 아닙니다. 내가 있고 나서 ‘도’가 있는 것이고, 내가 있고 나서 부와 지식이 있는 것이지, 그것에 의해 내가 구속되거나 통제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사람이 ‘도’를 넓히고 확장시키는 것이지
‘도’가 사람을 간섭하고 규제해서는 안 됩니다.

人 能 弘 道
사람 인 | 능할 능 | 넓힐 홍 | 길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