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읍 동구리호수공원 앞에 공사가 시작된 군립 ‘석봉미술관’은 지상3층 규모로 남화토건 대표 최상준 씨의 기부채납으로 지어지고 있다. 화순 지역의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기업의 아름다운 기부 문화 취지에 군민들은 많은 공감을 하며 환영하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러한 기업의 취지가 무색하게 얼마 전 공사가 진행된 상황에서의 건물의 모습은 배후의 경관을 심히 가로막고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군민들의 추억이 깃든 화순의 대표적인 사찰인 만연사와 ‘오감길’ 입구는 물론, 호수공원 뚝방과 전경을 새 건물이 가로 방향으로 길게 막아서고 있어서 이곳을 매일 찾고 아끼는 군민과 방문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는 것이다.

높은 시선에서 상상하여 그린 애초의 조감도만으로는 실감할 수 없었던 경관조망이 막상 공사가 시작되고 보니, ‘보통일’이 아니라는 게 현장을 지나는 사람들의 불만이다. 기존 땅바닥의 기초를 상당하게 높인 데다 일반 건축물과 달리, 미술관의 특성상 건물의 높이가 높게 설정되다보니 산책로의 오르막 경사로에서 바라보는 건물의 높이는 실제 5층 이상의 건물과 맞먹는 시각 효과가 날 것이라는 게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이제라도 건축물의 위치와 규모가 지니는 특성을 감안해서 기존에 조성된 호수공원과 그 주차장을 품는 동향(東向)으로 재설정하고 재공사 비용은 군에서 부담하여 짓는 것이 기업의 취지와 군민의 조망권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안이라는 게 군민과 전문가들의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