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5월 27일 새벽 4시 도청에서 계엄군과 총격전을 벌이다 사망한 류동운 열사의 시 한편을 영화 ‘임을 위한 행진곡’ 박기복 감독이 발견했다.

박 감독은 영화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류동운 열사가 광주진흥고등학교 2년 선배(5회)라는 사실을 알고 관심을 갖게 되었다.

류동운 열사는 5.18 당시 한신대 2학년(20세) 재학 중에 있다가 전두환 신군부의 각 대학 휴교령과 계엄령 전국 확대가 되자 부모님이 계신 광주로 내려와 5.18 시민군으로 활동했다.

가을을 날린 시
고2 류동운

노을을 찢어 어둠 속에 쫓아내고
땅거미 우는 이 밤에
가을을 그리도 곱게 태운 낙엽이
옛 얘기로 가득 찬 홍로(紅路) 위에 방황할 때면
힘없는 눈동자는 팔아버린 고향 길을 달려
알지 못한 슬픔을 안겨 줍니다.

어디서 왔던 바람인가요.
가을을 훔쳐가며
방황하는 마음속에 깊은 파편을...
광음의 타락으로 거저 넘긴 더러운
여백 속에 아쉬움을 남긴 채
떨어질 듯 싸리문 꼭대기에 매달린
고추잠자리 밀치려는 듯
모퉁이 넘어 무(無) 소리로 사라져간
여로 후로
이제는 나도 갑니다.

한편 영화 ‘임을 위한 행진곡’은 촬영 재개에 들어갈 준비를 마치고 3월 중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재 다음 스토리펀딩에 전국의 많은 후원자들이 참여하는 다음 스토리 펀딩은 오는 5월 18일까지 진행된다.

부친인 신광교회 류연창(90세) 또한 광주에서 목회 활동을 하면서 재야 활동을 활발히 하면서 박정희 정권의 긴급조치로 옥고를 치뤘다. 당시 진흥고등학교 1학년이던 류동운도 기관원들의 가택수색 당시 일기장에 유신비판 일기가 발견되면서 부친과 함께 연행되어 고초를 겪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