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농협에서 추진하는 화순농협 로컬푸드가 2월말 준공과 함께 가오픈을 하고 4월 정식 오픈 예정이다. 이미 화순군에서 시설투자 보조금이 4억이 책정되었고 준공이 완료되면 지급이 되는 수순이다.

로컬푸드란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이동거리를 단축시켜 식품의 신선도를 극대화시키자는 취지로 출발했다. 즉, 먹을거리에 대한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이동거리를 최대한 줄임으로써 농민과 소비자에게 이익이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데 화순농협에서 진행되는 로컬푸드 사업은 과연 로컬푸드의 취지와 의미에 적합한지 의문이 든다. 우선 하나로마트 운영자가 로컬푸드 매장을 같이 운영 한다는 점이다.

70평 규모의 매장에 신선제품을 전체적으로 배치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나머지 부분은 가공식품으로 메워야 하는데 이는 화순군에서 50km, 차로 30분 거리까지를 기본 원칙으로 하는 화순농협 로컬푸드 개념으로 봤을 때 화순군에서 생산된 제품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이 로컬푸드 안에서 판매된다고 보여진다.

또한 화순농협 로컬푸드 참여 가능 농가는 화순농협 로컬푸드 교육을 이수하면 누구나 가능하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타지역 생산자도 교육만 이수하면 누구든지 납품이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런 식으로 사업이 진행된다면 로컬푸드 본연의 취지와 목적에 왜곡될 가능성이 크다. 이 사업은 군민혈세를 들여 화순군이 4억을 지원하는 사업인데 화순군 이외의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까지 판매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한 생각일 것이다.

한편 화순농협 하나로마트는 지금까지 다른 경쟁마트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기 위하여 대단위 유통업자와 지역농가 그리고 직접 구매하여 운영해왔다. 이런 가격 결정 구조에서 하나로마트와 로컬푸드를 같이 운영하게 되면 로컬푸드의 가격자율성(가격경쟁력을 갖추려고 하는)으로 인해서 같이 가격경쟁이 벌어지게 된다.

하나로마트 관계자는 막연히 로컬푸드는 하나로마트보다 사업특정상 높은 가격이 책정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주로 납품하는 영세농업인들은 당연히 거대 기업의 시장원리(가격 결정력)를 받아들여 로컬푸드의 가격을 하나로마트측에 눈치 보며 가격을 맞추어야(가격 경쟁력)되는 것이 현실이다.

한지붕 아래 로컬푸드와 하나로마트의 동일한 재품군을 판매하는 경우 어느 한쪽에도 치우칠수 없는 딜레마에 화순농협 스스로가 빠져 들었고. 유일한 해결책은 외부에서 고객들을 유치해야하지만 이미 전국에서도 성공사례로 손꼽히는 도곡로컬푸드과의 경쟁구도에서 특별한 매리트도 없다. 그렇다고 화순군 내에서 고객을 유치하는 것은 결국 화순군내의 제살 깍아먹기 인 것이다.

아직까지 정확한 사업계획서나 운영계획서도 없이 군청의 시설 부분의 사업계획서만 가지고 보조금을 지원 받아 전국적으로 퍼져가는 로컬푸드 유행에 따라서 충분한 공부와 계획이 없이 추친되는 사업인 것이다.

이렇게 불확실 하고 계획 없는 로컬푸드 사업이 진행되면 지역생산자는 로컬푸드에 상품을 납품하기보다는 가까운 공판장에 물건을 납품하는 것이 더 편한하다고 생각하거나 불확실한 하나로마트 주도의 로컬푸드에 납품하던지 두가지 선택을 하게 된다.

결국 가장 큰 피해는 소비자와 생산자에게 돌아오게 된다. 소비자는 가격이 비싼 신선제품을 구입하든지, 아니면 지역에서 생산되는 가장 신선한 신선제품을 먹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게 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생산자도 같이 피해나 손해를 입을 수 있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로컬푸드에 주로 물건을 납품하는 생산자는 대형 영농조합이나 기업이 아닌 우리 지역의 영세농민이기 때문에 더욱 더 생산자의 눈높이에 맞추어 생각하고 배려해야하는 것이다.

화순군에서도 로컬푸드는 지역농민의 활성화를 위한 것이지 단순히 화순농협 하나로마트의 영업이익을 위해 보조금을 지원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연 2회 이상 로컬푸드내의 관리 감독을 하지만 시설투자비로 지원한 보조금이기 때문에 사실상 영업에 관해서는 화순군에서도 제재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한다.

본래 농협이란 농민의 자주적인 협동조직을 통해 지역농민 생산력을 증진시키고 농민의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을 도모함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자신의 영업이익, 조합원의 영업이익도 중요하지만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최대한의 이익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로컬푸드의 취지와 의미를 살리지 못하고 마트내에 신선코너가 로컬푸드로 바뀌는 것도, 다른 부지를 구입해 다른 사업체로써 별도로 추진사업도 아닌 이런 주먹구구식의 졸속 사업 진행으로 바로 옆방에 증축되는 ‘한지붕 두살림’이 잘 되어갈지 의문이 생긴다 그러므로 화순농협 로컬푸드 사업은 화순군민 혈세로 만들어진 최대의 4억짜리 쓸모없는 ‘신선 냉장고’가 탄생 할 수도 있는 것이다.

화순농협 이형권 조합장에게 로컬푸드에 관하여 여러번 문의를 하였으나 석연치 않은 이유로 연결이 끊어져 이형권 조합장의 의견은 듣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