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금주 국회의원이 지난 3일 국회 정론관에서 국민의당 대표·최고위원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당 대표 선거에 나섰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당선된 지 9개월 만에 당대표와 최고위원에 도전하는 것이다.

지난 총선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된 후에는 참신함을 목표로 하는 국민의당 수석대변인에 정치 신인인 손 의원이 임명됐다. 그리고 이번 국민의 당 대표·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것이다. 이런 손 의원의 거침없는 행보와는 다르게 화순 군민에게 약속한 공약 이행은 제자리걸음이다. 지역민들은 지역 의정 활동보다 당무에 더 집중하는 손 의원에게 우려하고 있다.

전당대회에서는 대표 1명과 최고위원 4명 등 5명을 득표순으로 선출하기 때문에 5명이 입후보하여 최고위원은 확정된 상태이다.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대세론'을 펴고 있는 박지원 후보를 비롯하여 정치적 경륜이 있는 황주홍 의원, 문병호 전 의원, 김영환 전 의원 등이 상대 후보들이다.

이에 맞서 혁신을 앞세운 손금주 의원의 정치적 입지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게 중론이다. 그래서 이번에 당 대표 선거에 나온 이유가 손 의원의 정치적 위신을 세우기 위한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또한 ‘당 대표’ 도전 이전에 손 의원이 화순 군민들에게 약속한 공약을 이행하기 위한 노력부터 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손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후보 시절에 ‘지역을 모르는 것’이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받았다. 나주 동강 출신으로 광주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에서 학업을 마친 후에 사법고시에 합격해서 법조인의 길을 걸었다. 화려한 이력이지만 화순군에 대한 지역 이해도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손 의원이 지금같이 당무에 집중하고 당의 중책을 맡는 상황에서 지역의 ‘일꾼’ 노력을 얼마나 할지는 미지수다. 소위 중앙정치에 치중해 개인의 명망과 정치적 입지를 올리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지역민을 위한 지역 정치는 상대적으로 미흡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손 의원은 지난 총선에서 후보 시절에 청년실업 해소와 안정된 일자리 창출,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복지, 헬스 케어ㆍ의료 건강 중심도시, 나주ㆍ화순 역사 문화 벨트화, 문화 경관 유산 ‘품격 화순’ 개발, 대도시 근교 농업 활성화 지원, 안정된 농업ㆍ농민 공정성장 약속, 어르신 복지 등 많은 공약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이행을 위한 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공약과 관련한 구체적인 사업 진행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손 의원이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예산을 증액하기 위한 노력은 군민들에게 칭찬받을 일이다. 하지만 지역에는 풀어야 할 민생과 현안이 산적해 있고, 치열한 지방자치단체 간 경쟁을 이겨내고 지역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지자체장을 비롯하여 국회의원의 역할이 매우 막중한 시점이다.

또한, 국회의원이 된 지 7개월밖에 되지 않은 초선 의원이 당 대표에 출마한다는 것이 정치의 희화화를 줄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출마는 자유지만 ‘게나 고둥이나 다 출마’한다는 것이다. 물론 초선이라고 해서 역량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여의도 정가의 특수성에 바라봤을 때 초라한 성적표만 내고 힘을 소진시키는 데미지만 입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결국 비판적이고 부정적인 논리로 본다면 손금주 의원이 자신의 정치적 위상을 올리려는 계산된 출마, 중량감이 없는 초선이 대표에 출마함으로써 정치의 희화화를 조장하고 제일 중요한 문제로 지역에서 선출된 지역 의원이 지역의 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긍정적이고 우호적인 주장이나 논리도 있다. 지역에서 중앙정치 즉 이 나라를 위한 큰 정치를 하는 정치인을 키울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 이래 무너진 호남정치를 복원해야 하는데 우리지역 손금주 의원이 그 역할을 맡을 수 있게 인물을 키우는 ‘인물 성장론’의 주장이다. 전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조정관 교수는 “손금주 국회의원은 좋은 시도를 하고 있다. 호남 지역에서 노련한 정치 지도자들만 있었는데 그런 상황에서 손금주의 도전은 신선하고 새롭다. 그동안 호남을 이끌 차세대 지도자가 없었는데 좋은 시도이다. 호남 출신 차세대 리더의 부재 속에 당 대표 도전은 용기이고 좋은 도전이다.”고 말했다.

이런 기대에 부응하고 손 의원의 ‘지역 소홀’ 우려를 씻기 위해서 손 의원의 세밀하고 신중한 의정 활동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