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형편이지만 흔치 않은 기회인만큼 제 동생이 꼭 미국에 다녀올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화순 능주고 2학년인 이제욱(17·화순군 화순읍)군의 눈물어린 호소이다. 이군에게는 한 살 어린 동생 제원(16)군이 있다. 현재 전남과학고 1학년에 재학중인 제원군은 오는 11일부터 7박 9일 일정으로 미국 서부에 있는 캘리포니아 공대와 스탠퍼드, 유시버클리 대학을 비롯해 구글과 인텔 본사 등을 둘러보는 해외 체험을 계획중이다.

하지만 체험에 필요한 경비만 250여만원이 들어 이군의 가정형편상 포기해야 할 판에 놓여있다.

형 제욱군은 자신이 받은 장학금 20만원과 그동안 할머니와 삼촌이 준 돈까지 한푼도 쓰지않고 어렵사리 모아온 용돈 40만원까지 모아 동생의 해외체험 경비를 보탰지만 턱없이 모자란 액수에 동생이 체험에 참여하지 못할까하는 걱정에 밤낮을 설치며 마음을 졸이고 있다.

이군은 “아르바이트를 해서라도 동생을 돕고 싶지만 기숙사에서 나갈 수 없어 안타깝다”고 눈시울을 붉히며 눈물어린 호소를 하였다.

이군의 가정형편이 어려워진 것은 지금으로부터 10여년전 일이다. 아버지의 빚보증으로 집안 사정이 급격히 어려워지자 아버지는 택배회사에서, 어머니는 지역 작은 회사에서 맞벌이를 하며 벌어들이는 수입으로 월세와 생활비, 자녀들의 교육비를 근근히 버텨왔다.

이군 형제 역시 어려운 형편에도 불평 불만 없이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며 깊은 우애를 다져왔다.

이웃 주민 김모(45)씨는 “가정 형편이 어렵지만 아이들이 둘 다 착하고 성실하면서도 공부를 잘해 앞으로 화순을 빛낼 인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형제가 어리지만 효성이 지극하고 형제간 사이가 좋을 뿐 아니라 부모들도 열심히 살고 있어 좀 도와주고 싶지만 그러지 못해 미안한 심정이다”라고 안타까워했다.

또한 김씨는 “아무 물정 모르고 한창 친구들과 어울려 놀면서 자신의 것을 더 챙길 시기에 한 살 어린 동생의 해외체험을 위해 자신을 헌신하는 이군을 보면서 갈수록 친구와 이웃간에 식어져가는 사랑이 다시 피어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