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운기 이장

본지에서는 공무원은 아니지만 지역의 최 일선에서 지역주민과 자치 단체의 중계 역할을 하며 마을의 사소한 일부터 주민 숙원사업까지, 생활 속 어려움을 찾아 해결하기 위해 오늘도 조용히 노력하고 있는 이장들의 노고를 알리고 그 마을의 자랑과 어려움을 들어보고자 우리 동네 이장을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예순 아홉번째 능주면 내리 정운기 이장을 만나 보았다. <편집자 주>

▶ 능주면 내리 내동마을을 찾아서...
좁은 마을 길 굽이굽이 이어진 도로를 따라 산속으로 들어가면 내리마을 표지판이 있고 21가구 40여 명의 주민이 옹기종기 살고 있는 조용한 마을이 있다. 마을 입구 오른쪽 산언덕에 육군 6753부대가 있고 눈 오는 날에는 젊은 군인들이 마을안길까지 제설작업을 해주어 든든하다. 마을 앞 양지바른 언덕 꽃샘추위가 지나간 자리에 방긋이 새싹이 돋고 있었다.

▶ 마을의 유래...
내리(內里)의 지명은 내동마을의 이름을 따서 이름 하였다. 내리는 내동 단일마을로 구성되어 있다. 내동마을은 원래 안골이라 하였는데 이를 한자로 표기하여 안내(內)자를 써서 내동이라 했으며 웃똠, 섬동내, 구성굴로 구분된다. 한때는 60여 가구 200여 명의 주민이 거주했으며 젊은 청년들이 많았고 주 소득 작물로 연초와 고추 등을 재배하여 풍요로운 마을이 이었다.

▶마을 형성...
내동마을은 면 소재지에서 서남쪽에 위치하여 소재지와 분리되어 있다. 동서남북 사방이 산으로 둘러있는 분지형태로 되어있다. 내동마을 서북쪽에 윷바탕 고개는 예전에 나무꾼들이 이곳에서 쉬면서 윷놀이를 하였다고 전한다. 용담골은 서남쪽에 있는 골짜기에 용이 승천했다는 못이 있었다. 마을이 있기 전에는 불당굴 윷바탕에 관음사(觀音寺)가 있었다고 한다.

▶ 우리 정운기 이장은 말이여~
마을일 11년 차 정운기 이장은 2천여 평의 하우스에 무농약 토마토를 재배하고 있다. 참외, 고추, 토마토 등 여러 종류의 작물을 재배하다가 4년 전 유기농 토마토의 매력에 빠져 건강식품의 대명사로 불리는 토마토를 전문적으로 재배하기 시작했다. 토마토 농사의 달인이 된 정운기 이장은 FTA의 높은 장벽과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무농약 친환경 토마토를 생산하고 있다. 농사일에 힘들어도 도심의 소비자들이 잘 먹었다고 전화 올 때 제일 고맙고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믿고 찾아주는 소비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시골의 정겨운 인심도 두둑이 담아 직접 키운 고구마와 김치 등도 함께 보내기도 한다.

▶ 내동마을의 자랑...
마을 입구에 5년 전 지정받은 ‘범죄 없는 마을’ 표지판이 당당하게 자리하며 유독 눈길을 사로잡는다. 서로 믿고 의지하며 한 가족처럼 살아온 마을주민의 화합의 결과라고 말한다. 정운기 이장은 마을에 토지가 적고 특산품이 없어 고심하던 중 친환경만이 살길이라며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친환경 농사를 시작했다. 마을에 축사나 공장 등이 없어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물과 맑은 공기가 자연이 주는 최고의 선물”이라며 마을에서 생산되는 모든 농산물을 무농약 재배를 하고 있으며 친환경단지로 인정받았고 유기농 인증을 받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친환경단지로 인정받은 내동마을에서 생산된 무농약 쌀이 학교급식으로 계약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또 단일면적으로는 화순군에서 가장 큰 1만 평의 복숭아단지가 있고 복숭아작목회원들의 부지런한 손길이 마을의 활력소가 된다고 한다.

▶ 정운기 이장의 바람은...
산 아래 형성된 마을의 특성상 멧돼지가 자주 출몰하여 고구마, 콩, 벼 등 농작물 피해가 늘어나고 있어 작물 재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농가에까지 출몰하는 멧돼지 때문에 홀로 사는 어르신들이 많아 항상 걱정된다고 한다. 정운기 이장은 홀로 사는 어르신들이 마을회관에서 숙식을 같이 하고 서로 의지하며 정답게 생활하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한다. 마을회관이 낡고 오래되었으며 화장실이 실외에 있어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이 이용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눈·비가와도 화장실을 밖으로 가야 하는 불편한 상황이 거동 불편한 어르신들께 죄송하다고 한다. 마을회관 안에 화장실과 목욕탕을 만들고 노화된 마을회관이 하루빨리 개선되기를 소망하고 있다. 또 주민의 쾌적한 생활을 위해 마을 앞 하천정비도 시급한 과제라고 한다.

▶ 마을을 나서며
산으로 둘러싸여 아늑한 느낌마저 드는 내동마을에 봄바람이 일렁인다. 화순에서 제일 큰 복숭아단지에 꽃피는 봄이 오면 연분홍 복숭아꽃이 마을의 운치를 더하리라. 조용한 내동마을에 살랑살랑 봄바람이 불면 내동마을 주민의 부지런한 손길에 따듯한 봄볕이 내려앉아 희망의 싹이 움트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