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치리 정종갑 이장

본지에서는 공무원은 아니지만 지역의 최 일선에서 지역주민과 자치 단체의 중계 역할을 하며 마을의 사소한 일부터 주민 숙원사업까지, 생활 속 어려움을 찾아 해결하기 위해 오늘도 조용히 노력하고 있는 이장들의 노고를 알리고 그 마을의 자랑과 어려움을 들어보고자 우리 동네 이장을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예순 일곱번째 동면 경치리 정종갑 이장을 만나 보았다. <편집자 주>

▶ 동면 경현마을을 찾아서...
동면에서 동복방향으로 묘치재를 오르기 전 경복미술관 옆 경치교를 건너 산골짜기를 따라 형성된 경현마을이 빼꼼히 내다 보인다. 경복교회가 마을 첫머리를 지키고 있고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제법 큰 마을이 형성되어 있었다. 평택임씨 선행비와 ,창녕조씨 효열비가 마을진입로를 장식하며 마을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고 마을 앞 광장에 한옥으로 지어진 마을회관이 시골마을의 정겨움을 더한다.

▶ 마을의 유래...
경치리(景峙里)의 지명은 경현(景賢)마을의 경(景)자와 묘치(猫峙)마을의 치(峙)자를 각각 취하여 경치리라 하였다. 경치리는 경현마을 묘치 마을 등 2개 자연마을로 구성되어있다. 경현마을의 뜻은 고양이 형국이라는 묘치에서 근원을 찾을 수 있는데 괭이재→갱이재→경치재로 발음하다 현재 경현마을로 불려지게 되었다. 어진 선비들이 많이 배출될 지형이라는 어느 도승의 말에 따라 어질현(賢)자를 넣고 빛경(景)자를 합하여 경현이라고 했다고 전한다.

▶마을 형성...
경현마을은 동쪽으로는 도골, 용산, 서쪽으로는 꿀봉, 남쪽으로는 무름들, 설밑에,중바우모퉁이, 담안들, 경현재 저수지, 안골, 대밭등, 서당등, 별산이 있다. 마을의 방향은 내를 중심으로 동쪽 또는 서쪽 방향으로 형성되어 있다. 42호 80여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고, 20호 정도는 독거노인들로 고령화로 인한 농촌의 현실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마을앞 넓은 들판은 친환경 재배단지로 인증된 경현마을의 보물단지이다.

▶ 우리 정종갑 이장은 말이여~
얼굴가득 즐거운 웃음이 넘쳐나는 친환경 농사꾼으로 마을에 대한 애착으로 마을의 5만평 농사를 혼자서 다 짓는다고 한다. 친환경 농법에 푹 빠져버린 농사의 달인 정종갑 이장은 마을일을 맡아 이른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종종 걸음을 즐긴다. 친환경 농법을 고집하며 제초제를 쓰지 않고 친환경 인증을 받기까지, 기존의 농사법을 고집하는 마을주민들의 반대도 많았지만 정종갑 이장의 굽히지 않는 농사철학에 지금은 주민들 모두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주고 있다. 친환경재배 초기 급격한 수확량의 감소로 인해 주민들에게 죄인이 되는 심정이었다. 그러나 “우리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좋은 쌀을 생산하자”며 주민들을 설득한 결과 올해로 6년째 무농약 재배에 적극 협조해주는 주민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밭작물로는 작약을 재배하여 한약초 작목반을 구성하였다.

▶ 경현마을의 자랑...
호남의 명산 무등산에서 내려온 별산 줄기로 마을에 부자가 많이 나왔고 “3천석 2진사 마을” 이라고 불렸으며, 후손들이 공부를 잘해 서울대학교 합격자가 많이 배출되었다. 경현마을은 마을회관 입구에 당당히 서있는 ‘범죄 없는 마을’ 현판이 경현마을의 가장 큰 자랑이라고 한다. 또 자손들의 교육을 위해 ‘서당계’라는 장학사업을 유지하고 있고 1930년 건립된 ‘송국정’이 마을의 상징이다. 마을에서 관리하고 있는 송국정이 세워진지 100년이 안되었다는 이유로 문화제에 등록되지 못해 유지·보수비용을 82년째 마을주민들이 부담하고 있다며 후세에 문화유산으로 남기고 싶다는 소망을 이야기 한다. 앞으로 100년뒤 후세에 남겨질 송국정을 문화관광과에서 관리해주길 바란다며 송국정의 상징적 의미를 과시했다.

▶ 정종갑 이장의 바람은...
바쁜 일정속에서 열정으로 농업기술센타에서 실시하는 한약초교육, 농가컨설팅교육, 컴퓨터교육 등 e-비즈니스 멘토링 교육을 받으며 바쁜 일상을 이야기한다. 정보화 시대에 맞춰 발 빠른 정종갑 이장은 경현마을 까페를 만들어 객지에 나가있는 고향사람들에게 마을소식을 전하고 있고 ‘친환경 무농약쌀 농업인이야기’라는 농산물 블로그를 만들어 열심히 운영중 이다. 어렵게 살았던 시절 마을주민들이 많이 도와주어 오늘이 있었다면서, 조금은 넉넉해진 지금 마을에 보답하겠다는 생각으로 진실한 마음을 다하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다.

▶ 마을을 나서며
정종갑 이장은 젊은시절 마을에 대한 애착이 강해 “우리 마을을 제일 살기좋은 마을로 만드는 것”이 꿈이었으며 지금도 그 마음은 변함이 없다고 한다. 20여년전 젊은시절부터 마을일을 맡아왔다. 어르신들의 신뢰가 깊었던 듯 싶다며 어르신들의 협조에 힘입어 마을일을 하고 있고 경현마을이 자랑스럽다고 한다. 경현마을 지킴이 정종갑 이장의 바쁜 발길에 마을에 대한 사랑이 듬뿍 담겨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