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전리 정철주 이장

본지에서는 공무원은 아니지만 지역의 최 일선에서 지역주민과 자치 단체의 중계 역할을 하며 마을의 사소한 일부터 주민 숙원사업까지, 생활 속 어려움을 찾아 해결하기 위해 오늘도 조용히 노력하고 있는 이장들의 노고를 알리고 그 마을의 자랑과 어려움을 들어보고자 우리 동네 이장을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예순 다섯번째 한천면 금전리 정철주 이장을 만나 보았다. <편집자 주>

▶ 한천면 금전마을을 찾아서...
겨울이 깊었음인가 추적추적 내리는 비가 봄을 기다리는 농부의 마음에 조바심을 자아낸다. 능주면과 한천면의 경계선에 자리한 한천면 금전리는 높은 저수지 둑 아래에 위태롭게 자리 잡은 마을이다. 마을 입구에는 여느 마을처럼 어르신들의 쉼터인 마을 회관이 자리 잡고 회관 문을 빼꼼히 열어보니 할머니들이 모여 삶의 이야기들로 방안가득 훈훈한 기운을 만들며 금전마을의 봄을 기다리고 있었다.

▶ 마을의 유래...
금전리(金田里)의 지명은 마을 뒤에 있는 금오산(金鰲山)아래 좋은 밭이 있다 하여 금오산 금(金)자와 밭(田)자를 취하여 금전리라 하였다. 금전마을은 50여년전 원래 금전4리 (금전,한다곡,예곡,효우동)였으나 금전, 한다곡, 예곡, 세 마을이 저수지 축조로 수몰되었다. 현재의 금전마을은 원래 효우동(孝友洞)으로 금전저수지 축조 때 이거하면서 금전마을로 부르고 효우동(孝友洞)은 ‘효자가 나온 고을’이라 효우동이라 했다고 전한다. 또, 밭에서 금이 난다하여 금밭골 이라고도 부른다. 금전마을은 동쪽으로는 금전저수지, 서쪽으로는 돗 바다들, 남쪽으로는 뒷산, 북쪽으로는 황새봉이 있으며 마을은 북쪽방향으로 형성되어 있다. 1500년경 하동정씨가 남평현 관정동에서 거주하다 예당굴로 입향하였다. 현재는 47가구 100여명이 살고 있다.

▶ 금전마을의 자랑...
금전마을은 고인돌 2기, 충의공 최경회 장군 초흔장(최익현 묘비글), 보랑사지, 철점(쇠골에서 쇠(철)이 났음), 한천주재소터(수몰지), 능주초등학교 부설 금전간이학교터, 금전교회가 있고 마을입구에 하동 정학현 효자문 이 마을주민들의 자랑거리이다. 마을회관 옆에 수령 220년 이상 된 느티나무가 마을을 지키고 있다.

▶ 우리 정철주 이장은 말이여~
서울에서 사업을 했던 귀농 25년차 베테랑 상 농사꾼이다. “농사일이 많아서 이장을 못할 형편인데 마을이 고령화 되어 할 수 없이 봉사하는 마음으로 하고 있다”며 부지런하고 인정이 많은 이장님은 홀몸어르신들이 많아 각 가정의 사소한 일도 다 이장님 몫 이라고 한다. TV리모컨조작부터 형광등교체 수도공사 등 최근에는 얼어서 터져버린 수도관 교체도 해 드리는 등 설비업자 노릇도 하고 있다며 내 부모처럼 생각하고 봉사하는 마음으로 마을의 심부름꾼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정철주 이장 부부는 서울에서 생활하다 25년전 홀로계신 어머니가 걱정되어 귀농 하였다며 84세 노모의 곁을 지키며 살아가는 효자마을의 대표 효자 효부로 소문이 났다. 바쁜 농사일 속에 한천면 이장단장, 농협 이사 등을 역임 했으며, 현재 한천면 환경보존위원회 이사장으로 바쁜 활동을 하고 있다.

▶ 정철주 이장의 바람은...
금전저수지 아래 자리한 마을이어서 예전부터 비가 많이 오는 날 밤에는 잠을 못 잤다고 한다. 비가 많이 오는 날은 이장이 징을 치고 주민들을 대피시키는 등 저수지 둑이 무너질까 노심초사 하며 살았다고 한다. 지금도 장마철이나 폭우가 쏟아지는 날에는 객지에 있는 친척들로부터 전화가 빗발친다며 현재는 정부시책으로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을 하고 있어 날마다 소음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한다. 발파작업 등으로 인한 폭발음에 노인들이 깜짝깜짝 놀라는 일이 많고 공사현장의 먼지가 마을로 유입되어 빨래를 말릴 수가 없는 등 호흡기관이 약해지고 천식이 있는 노인들은 숨쉬기도 어렵다며 엄청난 소음과 분진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피해가 많다고 하소연 하신다. 정부시책이라 어쩔 수 없이 참고 있는데 공사가 빨리 끝나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며 저수지 아래 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공포와 두려움 속에 살아가고 있는데 저수지 둑을 2.7M더 높인다고 하니 앞으로 살아갈 일이 막막하다고 한다.

▶ 마을을 나서며
옛날 밭에서 금이 난다고 해서 금밭골 이라고 불렸다는 금전마을은 주민들이 온순하고 평화로운 마을로 효자문의 가르침을 받아 마을어른을 공경하고 한 가족처럼 생활한다. 서로 믿고 의지하며 살아가는 금전마을 사람들은 마을입구에 있는 ‘효자문’이 자랑스럽다고 한다. 저수지 둑 높이기 공사로 인해 연신 울려대는 공사장 소음에도 봄은 찾아온다며 저수지에 물이 없어 4월 논농사가 걱정 이라는 금밭골 사람들의 소망처럼 저수지 공사가 순조롭게 잘 마무리되길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금전마을에 따듯한 봄이 오기를 기대하며 이장님과 사모님의 정을 가득 앉고 마을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