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춘양면 월평리3구 이장

본지에서는 공무원은 아니지만 지역의 최 일선에서 지역주민과 자치 단체의 중계 역할을 하며 마을의 사소한 일부터 주민 숙원사업까지, 생활 속 어려움을 찾아 해결하기 위해 오늘도 조용히 노력하고 있는 이장들의 노고를 알리고 그 마을의 자랑과 어려움을 들어보고자 우리 동네 이장을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예순 네번째 춘양면 월평리3구 노병욱 이장을 만나 보았다. <편집자 주>

▶ 춘양면 월평마을을 찾아서...
연일 찬바람이 온몸을 움츠러들게 하는 겨울 무심한 듯 날리는 눈발사이로 겨울이 더 깊어졌다. 화순읍에서 춘양면 월평3구를 찾아 구불구불 시골길을 따라 개천사 방향 초입 평지에 아늑하게 자리 잡은 마을. 마을 입구에는 어르신들의 쉼터인 마을 회관이 자리 잡고 있으며 그 앞으로 삶의 터전인 논들이 다가올 봄을 조용히 기다리며 옥평마을의 겨울을 지키고 있었다.

▶ 마을의 유래...
월평리의 지명은 월산(月山)마을의 월(月)자와 옥평(玉坪)마을의 평(坪)자를 합하여 월평리라 하였다. 월평리는 월산마을 , 옥평마을, 민재마을 등3개의 자연부락으로 나뉘어 있다. 이 중 옥평마을은 원래 처음에 새로 마을이 이루어졌다고 하여 새터 즉 신촌(新村)이라 하였으며 민재마을에서 보아 바깥들이 되므로 외평(外坪)이라 했는데 들녘이 옥토라는 의미로 옥평(玉坪)이라 불렀다. 옥평마을을 세분하면 웃데미, 아랫데미로 나뉜다.
1789년 호구총수에는 능주목(綾州牧) 남일면(南一面), 1864년 대동지지에는 능주목 개천면(開天面)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1914년 행정구역 개편시 화순군 춘양면(春陽面)월평리(月坪理)(문치리,옥평리,월산리)로 편입되었다. 현재 월평3리 이며 ‘큰 들에 달이 비친다’하여 월평리라 불린다.

▶마을형성...
옥평마을은 동·서·남·북 사방이 평야로 만들어진 들 가운데 마을이다. 1592년 임진왜란무렵 경상도 상주에서 노(盧)씨성을 가진 시조가 피난을 와서 이곳에 자리 잡았다. 옛날에 마을앞 하천에서 밤이면 도깨비들이 횃불을 들고 모여 마을의 부자들을 지켜주었다는 전설이 있을 정도로 들 가운데 위치한 옥평마을은 부자마을 이었다고 한다. 6.25사변직후 마을주민이 200여명이상으로 큰 마을 이었는데 다들 객지로 나가고 늙은 노인들만 남아 현재 20가구 33명이 살고 있다며 세월의 변화에 안타까워하신다.

▶ 우리 노병욱 이장은 말이여~
편안하고 너그러울 것 같은 인자하고 넉넉함이 배어나는 인상으로 풍채도 좋다. 봉사하는 마음으로 24년간 마을일을 도맡아 모든 일에 솔선수범하고 나이를 무색케 하는 왕성한 활동으로 육성회장, 농협감사, 농지개량조합 운영위원, 춘양면이장단장 등 바쁜 행보로 춘양면에서 이장님모르면 간첩이다 할 정도로 유명인사 라고 한다. 이렇게 옥평마을 최고의 멋쟁이신사로 입증된 이장님에 대한 어르신들의 자랑은 끝날 줄을 몰랐다.

▶ 옥평마을의 자랑...
옥평마을은 400년밖에 안되어서 자랑거리가 없다던 이장님. 조금 생각하시더니 서울대 나와서 캐나다 대사관에 있다는 해외동포 자랑을 시작으로 달의 정기를 받아서인지 머리가 좋아 공부를 잘했다는 서울대 출신 마을 후손들 자랑을 계속하신다. 여름에 와보면 알수 있다는 마을들판 가운데 있는 유산각 자랑도 하신다. 수령이 250년인 느티나무아래 유산각이 자리하고 있다. 한여름 뜨거운 햇볕을 가려주고 시원한 바람을 만들어주어 춘양면 사람들의 여름휴식처이고 영농교육이나 모임 등 만남의장소로 애용하는 춘양면 최고의 명당 이라며 올 여름 꼭 놀러오라고 당부하신다.

▶ 노병욱 이장의 바람은...
노병욱 이장님의 마음에는 마을 어르신들의 걱정으로 가득하다. “우리 마을은 꿈이 없어” 마을주민 이라고는 귀도 잘 안 들리고 허리도 구부러진 노인들이 전부인데 무슨 꿈이 있겠냐며 한숨을 지으신다. 76세인 이장님이 제일 젊고 평균연령이 80세가 넘는다며 고령화 노령화라는 말을 다시금 실감나게 하신다. “사람도 늙고, 마을도 늙었어” 마을주민의 노령화와 마을의 노후화로 인해 하수도가 오래되어 악취가 심하고, 남 보기에도 창피해서 하수도 공사가 시급하다며 어렵겠지만 하수도 공사를 했으면 하는 어렵고 큰 소망이 하나 생겼다고 한다. 그것은 혹시나 군수님께서 이 글을 보신다면 노병욱 이장님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달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 마을을 나서며
노령화로 인해 마을에 이장할 사람이 없어 봉사하는 마음으로 평생 이장을 해야 할 것 같다며 세월을 이길 수 없어 늙어버렸지만 마을일에 있어서는 젊은이 못지않은 추진력을 갖고 있다는 노병욱 이장님. 이장님의 소망대로 여름이 오기전에 하수도 공사가 추진되길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옛날 들판에 달빛이 가득해서 월평리라 불렸다는 옥평마을을 뒤로하고 나오는 길 연신 손을 흔들며 다음에 또 오라 하신다. 갑작스런 만남에 흔쾌히 응해주신 노병욱 이장님과 옥평마을 어르신들의 건강을 빌며 아쉬움을 뒤로한 채 마을을 나섰다.

마을자랑 잘 해드립니다. 이장님들의 많은 연락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