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지역의 교육개혁을 위한 새로운 연대기구인 화순교육·복지희망연대가 13일 오후 6시 화순교육지원청 대회의실에서 창립식을 갖고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화순교육·복지희망연대는 화순지역에서 올바른 교육 자치 실현을 위한 정책 개발 등의 취지를 갖고 지역사회의 교육과 복지 부문에서 지역민의 요구를 수렴한 다양한 목소리를 낼 전망이다. 공동대표에는 김성인 전 화순군의원과 화순읍 출신인 박세철 장흥고 교사가 공동대표로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

1부 창립식에 이어 2부 창립 토크 마당에는 광주대 은우근 교수의 ‘학생 인권 조례’와 박세철 공동대표의 ‘화순교육 현안과 추진 과제’라는 주제로 토크마당을 진행할 예정이다.

다음은 화순교육·복지희망연대의 창립선언문이다.

화순 교육·복지 희망연대 창립선언문

교육은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자, 모든 학부모들에게 희망을, 모든 학생들에게 만족을 주어야 합니다. 그러나 오늘날 대한민국의 초중등 학교 교육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교육의 양적 증가는 이뤘으나 지독한 대학 서열화와 학벌주의의 틀에 갇혀 진정한 경쟁력은 미흡한 교육 체제, 복잡한 대입제도와 일제고사를 도입하여 오로지 입시위주 학력 경쟁만을 강요하는 교육 당국, 학생 자치와 인권은 무시되고 입신을 위한 개인주의와 차별과 폭력으로 붕괴되는 학교, 각종 평가와 경쟁에서 낙오하지 않기 위해 몸부림치는 학교 관리자들, 과중한 수업 부담과 승진 준비 및 온갖 잡무에 시달려 정작 본업에는 시간이 없는 교사들, 성적과 교우 관계 때문에 비관 자살하는 아이들, 체벌을 금지하니 교권에 도전하고 약한 학우들을 왕따와 폭력으로 괴롭히는 괴물 아이들, 학교보다는 학원을 믿고 아이들을 밤늦게 가지 ‘뺑뺑이’ 돌리며 엄청난 사교육비를 부담하는 학부모들, 안타깝지만 이 모두가 온 국민들을 고통과 절망, 슬픔에 빠지게 하는 오늘날 우리들의 우울한 교육 현실입니다.

특히 ‘시장 논리’에 충실한 현 정부의 ‘도시 및 소수 엘리트 중심 교육 정책’은 농어촌 교육을 붕괴 내지 고사시키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 농어촌 지역 학생들도 살인적인 학력 경쟁에서 살아남아 자신들의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불리한 교육 환경 때문에 꿈을 포기하는 아이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제 ‘개천에서 용이 난다’는 말은 옛말이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논리 만을 앞세운 정부 당국은 농어촌 지역의 불리한 교육 현실에는 모른 척 하면서, 단지 학생 수가 줄고 있다는 이유로 전남의 교사들을 2008년 155명, 2009년 211명, 2010년 769명, 2011년 255명을 줄여 4년간 무려 1400여명을 줄였습니다. 소규모 학교 통폐합으로 몇 년 안에 전남 농어촌학교의 1/3이 없어지게 되고 매년 게속되는 교사 정원 감축으로 전남의 약 30% 학교는 비전공 교사와 순회교사로 채워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수업의 질과 학력은 저하되고 학교에 대한 불신과 농어촌 지역 공동체의 몰락은 더욱 심화될 것입니다. 정부는 농어촌 교육을 죽이는 정원감축을 당장 중단하고 법으로 정해 놓은 ‘교원 법정정원 확보’(현재 80% 이하)를 위한 대책을 내놓아야 합니다. 그리고 농어촌 교육을 살릴 수 있는 ‘농산어촌교육발전특별법’을 하루빨리 제정해야 합니다.

화순 교육의 현실은 어떻습니까? 읍내 중학교들은 포화 상태의 거대 학교(화순중 : 31학급, 제일중 : 26학급), 과밀 학급(학급당 학생수 : 36.5명)가 되어 학생들을 수용하기에 급급하고 특별실도 제대로 갖추지 못해 질 좋은 교육을 기대하기 힘든 상태입니다. 화순읍 남화순 지역에 거주하는 초등학생들은 학원 버스로 통학을 해야 하는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화순고등학교는 거대화(27학급)시킨 반면, 이양고등학교(5학급)는 ‘정원 채우기’에 힘겨워 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파행은 교육 행정 당국의 안이한 인구 추세 판단과 관료주의적 태도 때문입니다. 교육청과 군청은 가장 기본적인 책무인 학교 설립과 학생 수용에 대해 나 몰라라 하지 말고, 화순 북부지역에 중학교 1개교를 신설하고 오성초등학교와 이양고등학교를 ‘무지개학교’로 지정․발전시켜 학교의 부족과 과밀화로 인한 지역민들의 고통을 덜어 주어야 합니다.

한편 우리나라의 복지 제도와 정책은 경제 규모에 비추어 안타까울 만큼 미흡합니다. ‘선별적․시혜적 복지’ 정책에 머물러 소외 계층들의 삶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으며, 그것마저 각종 비현실적인 법규 때문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많은 사람들이 충분한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의 경제력에 걸맞게 누구도 부(富)의 많고 적음 때문에 차별받지 않고 누구나 국가의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보편적 제도적 복지 정책’의 방향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그리고 ‘무상 교육’ 뿐만 아니라 ‘무상 의료’의 실현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입니다.

화순의 복지 정책 실태는 어떻습니까? 지역 아동센터의 부족, 아동 복지 시설에 대한 지원의 미비 등 아동 복지의 사각지대가 많이 있습니다. 무너져 가는 농어촌 지역 교육과 복지를 살리기 위해, 우리는 더 이상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교육청, 의회만 믿고 무작정 참고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이제는 주민들이 직접 나서서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어야 합니다. ‘차별 없고 질 높은 교육 환경과 올바른 교육 자치’, ‘보편적 복지’를 실현하기 위해 풀뿌리 시민운동을 일으켜야 합니다. 교육과 복지에 관심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주인이 되어 함께 참여하고 활동할 수 있는 순수한 모임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그리하여 당국이 올바른 교육 및 복지 정책을 시행할 수 있도록 지역의 교육 및 복지 문제를 여론화하고 압력을 가해야 합니다.

이에 우리 모두는 지혜와 역량을 모아 ‘교육 공공성 강화’과 ‘보편적 복지 구현’의 꿈을 달성하기 위해 ‘화순 교육․복지 희망연대’를 조직하고자 합니다. ‘경쟁에서 협동으로! 차별에서 존중으로!’를 기치로 각자의 입장과 차이를 뛰어넘어 소통하고 연대하여 이 나라와 화순의 교육과 복지를 발전시키기 위해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나갑시다.

◇ 우리의 결의 ◇
1. 우리는 아이들이 성적 때문에 고통받지 않고 조화로운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2. 우리는 경쟁 교육 방식이 협동 학습 방식으로 변화되어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3. 우리는 공교육이 강화되도록 노력하여 학부모들이 사교육비 때문에 받는 고통을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
4. 우리는 교사 법정 정원 확보, 무상 교육의 확대, 농산어촌교육발전특별법 제정, 내부형 교장공모제의 확대를 위해 노력한다.
5. 우리는 공모 교장, 교사회, 학생회, 학부모회가 협력하여 완전한 학교자치를 실현되도록 노력한다.
6. 우리는 군민들의 의사를 적극 수렴하여 교육청 및 학교의 각종 시책에 대해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 우리의 요구 ◇
1. 교육과학기술부는 무자비한 교사 정원감축을 중단하고 법정 정원을 충원하라.
2. 전라남도교육청은 읍내 광덕지구에 중학교 1개를 신설하라.
3. 전라남도교육청은 오성초등학교와 이양고등학교, 중학교 한 학교를 무지개학교로 지정하라.
4. 화순군과 화순군의회는 하루 빨리 ‘친환경 무상 급식’을 전면적으로 실시하라.

2012. 1. 13
화순 교육․복지 희망연대 회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