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에 제출할 2012년도 예산안이 법정 기한을 넘겼다. 좀 더 자료를 찾아봐야하겠지만 근래에 있지 못한 사태가 벌어졌다. 아마 초유의 사태일 것 같다.

예산안 제출이 법정 기한을 넘긴 것에 대해 의회를 중심으로 논란이 확산될 것으로 보여지면서 법정 기한을 넘길 수밖에 없었던 속사정에 대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예산안 주무부서인 기획감사실은 허길중 실장을 중심으로 예산실 직원들이 밤늦게까지(21일 현재) 홍이식 군수의 결재를 받기 위해 예산안을 재편성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태는 기획감사실에서 각 부서의 예산요구를 받아 새해 예산안을 세웠지만 마지막으로 홍이식 군수의 결재를 받지 못해 일어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홍군수의 결재를 받지 못한 이유는 무엇일까? 아직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홍군수의 군정 운영방침과 예산파트의 예산배정의 원칙이나 방침에 큰 차이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예산 담당은 “효과적인 예산 편성을 위해 심사숙고하다가 늦어진 것이다.”고 궁색한 답변을 하였지만 법정 기한까지 넘기면서 예산을 편성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정보가 부족한 것이 한계이지만 몇 가지 유추해 볼 수는 있다.

▲새해 예산에 대해서 홍군수와 예산파트 사이에 충분한 소통이 없었다는 것이다. 사전에 충분히 조절하고 홍군수의 군정방향과 철학을 군 예산에 반영시키는 노력이 부족했거나 매너리즘에 빠져서 대충하면 넘어가겠지 하는 안일함이 문제일 수 있다. ▲홍군수의 잦은 외국 출장이다. 이번에도 일본에 출장을 다녀와서 정작 예산안을 살펴볼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기획감사실의 긴장감 결여가 하나의 원인일 수 있다. 기획예산실장은 지방서기관으로서 더 이상 오를 수 없는 최고의 직급이고 보직이다. 내려갈 곳도 없다.

하루 늦었다고, 이틀 늦었다고, 화순군이 안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더더욱 천지가 개벽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법을 가장 잘 지키고 준수하는 곳이 행정기관이다. 자신들은 법을 지키지 않으면서 군민들에게 준법을 외치는 것은 온당한 일이 아니다. 한번, 두 번 이런 일이 반복되면 군민들이 위임해준 행정력은 영이 서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의회와의 관계에서도 의회에 대한 집행부의 예의와 태도가 아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조유송 의장은 “집행부가 새해 예산안을 제출하지 않았다”며 “새해(회계연도 시작) 40일 전 까지 제출해야 한다는 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꼬집으면서 “새해 예산안을 상정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