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에 앞서 필자 또한 6년째 지역 언론계에 몸을 담고 정론직필을 지향하나 현실과의 타협 속에 조금씩 얼룩져 가는 본인이 먼저 군민들 앞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 언론이란 최후의 양심이라고 선배기자들을 통해 배워왔다. 하지만 지금 우리 지역 언론계는 어떤가? 알량한 언론갑주를 걸친 사이비기자들이 판을 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은 우리지역 언론계의 쇄신이 필요하다.

●제4의 권력, 언론 = 정부의 입법, 사법, 행정에 이어 제4의 권력으로 분류되는 언론은 정치권의 독단적 행위를 시시비비주의(是是非非主義)에 입각해서 견제비판하고 지역민들의 최후의 보루로써 지역사회를 정화(淨化)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그러나 언론이 이러한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을 때에 그 존재가치가 있는 것이지 기자의 사적 감정에 따라 언론을 흉기로 둔갑시킨다면 이는 결국 ‘폭력을 일삼는 사이비언론’, ‘사이비기자’가 되고 마는 것이다.

●언론을 흉기로, 일명 ‘사이비기자’ = 수많은 언론사 중 특히 지역언론사는 주민들의 ‘호흡기’에 가장 비슷한 존재라고 할 수 있다. 무대가 좁은 만큼 가깝기 때문에 작은 소리에도 즉시 반응하며 섬세하게 파고 들어간다. 이 때문에 중앙지를 비롯한 관내 기관의 동향 및 정보를 담당하는 실무자들이 지역기자들과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우리지역기자들은 지역사회를 정화하는 제 역할을 하고 있을까? 생각할 여지가 없다. 대답은 단연 ‘NO’다. 물론 모든 지역기자들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이는 미꾸라지 한 마리가 흙탕물을 만들 듯 언론을 흉기로 둔갑시켜 자신의 이득을 취하는 일명 사이비기자의 왕성한(?)언론활동이 만들어낸 답안지다. 필자가 알고 있는 지난 몇 개월만 돌아보자.

●입맛에 따른 지적과 홍보 = 광주·전남 지방지를 표방하지만 본사를 우리지역에 둔 P언론사 대표기자의 경우 지난 7월 화순군이 관리·운영하는 문화센터 수영장의 필수인력이 부족하다며 문화센터 ‘수영장 필수인력 늘려야’란 제하의 지적기사를 쏟아냈다. 수영장 정상운영을 위해 화순군의 예산확보가 절실하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얼마 후 ‘문화센타 실내 수영장 호응 커!’란 제하의 홍보성 기사가 홈페이지 메인에 자리했다. 속내를 드려다 보니 관련 자격증 하나 없어 채용당시 특혜의혹에 휩싸였던 무기계약직 C모씨가 해당기자의 아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아들의 채용과 관련해 수영장의 인력부족을 강조하다 아들이 자리를 잡아가자 돌연 수영장홍보대사로 나선 것이다. 그동안 문화센터 수영장은 잦은 수질관리와 늦은 개관시간 등으로 물의를 빚었지만 비판성향이 강한 P신문사는 유독 수영장에 대해서는 관대한 행보를 보인 것인다.

최근엔 화순 5일시장 정리정돈에 한창이다. 재래시장의 특성상 물건진열을 위해 가게 앞까지 좌판을 깔아놓은 친근한 장면은 일상생활이나 TV속에서도 종종 볼 수 있다. 군 당국이나 시장을 이용하는 주민들도 이러한 재래시장의 특성을 잘 알기 때문에 약간의 불편을 느낄지언정 해당 가게에 불만을 토로하며 항의하는 수준은 아니었다고 한다. 하지만 P언론사 C모 기자는 시장 일부 상점들이 군 토지를 야금야금 잠식한다는 의혹이 있다며 군 당국의 철저한 조사와 측량으로 군에 환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시장 인근에 자리한 J식당을 오폐수를 버려 화순시장 악취의 원흉으로 지목하며 행정당국에 고발조치 하겠다는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단면상 따져보면 백번 천 번 옳은 말이다. 하지만 여기서 의문점이 남는다. “이제까지 화순재래시장을 한 번도 안가 봤을까? 또한 지적을 하고 개선을 요구하려면 주민들의 불만이 더욱 쌓이기 전 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해당 기자는 현재 화순읍 주민자치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화순읍사무소 입구에 자리한 시장의 통행이 비교적 잦은 편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어서 시장상인들에게 개선을 강요하는 것일까? 취재에 따르면 해당 기자는 지난 10월 7일 화순시장 내·외 음식동 중 1개소를 분양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평소 자신과 상관없던 주민들의 목소리에는 시큰둥하더니 앞으로 자신의 이익과 직결된 상황이 되자 갑자기 시장민원 해결사로 나선 것이다. 이는 곧 기자의 개인적 상황에 따라 멀쩡한 식당이 화순의 맛 집이 될 수도, 공익을 해하는 악취의 원흉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고 지극히 사적인 상황에 따라 ‘공익’을 가장한 ‘깡패기사’에 그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민들의 몫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사이비언론에 대한 우리의 자세 = 언론이란 수레가 앞으로 가는지 옆으로 가는지 판단하는 것은 물론 독자들의 몫이다. 하지만 ‘공익’을 해치는 ‘깡패기사’마저도 언론의 비판기능이라 생각하는 일부 독자들은 이번 기회에 안목을 길러야할 것으로 보여 진다.

또한 지역언론계는 쇄신이 필요하다. 알권리를 지닌 독자들에게 개인의 이득을 위한 사이비기자의 잘못된 정보가 전해진다면, 이로 인해 순진한 독자들의 판단이 흐려진다면 이 이상의 큰 죄가 또 있을까? 사이비 기자의 파행에 침묵하고 이를 방관하는 것은 사이비기자에게 판을 깔아주는 것과 같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