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간된 문재인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운명’에서 양길승 전 청와대 부속실장에 관한 부분이 언급되었다. 이 책에서 문재인 전 실장은 “양길승 씨가 부속실장 자리에 있으니 술자리 참석 자체가 불적절한 처신이라 할 수 있었지만 그 이상으로 비난 받을 일은 없었다.”고 밝혔다.

언론의 마녀사냥식 보도로 인해 한 사람의 인격과 명예가 훼손되는 것을 설명하면서 양 전 실장이 술자리 참석 이상의 잘못이 없다는 사실관계가 확인된 것을 소개하였다. 언론보도가 진실을 압도하면서 여론재판이 되었다는 것이다. 나중에 수사를 통해서 사실관계가 밝혀졌지만, 훼손된 그의 명예를 회복시켜 주기에는 부족했다고 밝혔다.

다음은 ‘운명’에 나오는 양길승 전 부속실장 부분이다.

가슴 아프기로는 참여정부 청와대 첫 부속실장을 지냈던 양길승씨 사건도 마찬가지였다. 대통령의 청남대 반환행사를 수행하고 내려갔던 그가 일과시간 이후 지인들의 술자리에 초대받았다. 그런데 누군가가 그걸 몰래 카메라로 찍었다. 그 술자리는 졸지에 ‘총선 대비 사조직 점검’, ‘부적절한 인물로부터 청탁을 받고 향응을 제공받은 자리’로 부풀려졌다.

그 사건이 뒤늦게 문제된 8월, 늦은 여름휴가를 갔다. 휴가는 1주일이었지만 2박3일만 쉴 생각이었다. 경북 문경으로 아내와 짧은 여행을 떠났다. 내가 좋아하는 곳이다. 봉암사에서 하루 묵었는데 핸드폰이 안 되는 곳이었다. 다음날 핸드폰이 되는 곳으로 나오자마자 어느 기자가 취재전화를 해왔다. 그래서 처음 알게 됐다. 내가 휴가를 간 것과 하루 동안 전화를 안 받은 것까지 비난하는 기사가 실렸다.

사실을 말하자면 부속실장 자리에 있으니 술자리 참석 자체가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할 수 있었지만 그 이상으로 비난 받을 일은 없었다. 부적절한 일이 있다면 부적절한 만큼만 비난받아야 하는데, 그 역시 마녀사냥을 당해야 했다. 그리고 스스로 옷을 벗었다. 소환조사를 당하는데 밀고 당기는 과정에서 파렴치범도 당하지 않을 갖은 모멸을 당했다. 언론은 청와대 내부의 은폐축소 의혹까지 제기했다. 어처구니가 없었다.

언론보도는 춤을 췄고 그런 일이 처음이었던 청와대 내부에선 사실관계도 모른 채 언론보도만 보고 그를 원망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도 답답해 청와대 직원들에게 처음으로 ‘양 실장 관련 은폐축소 부실조사 의혹에 대한 민정수석의 견해’라는 제목의 메일을 보내 사건의 사실관계를 설명했다. 청와대 내부에서조차 동료의 억울함을 몰라줬다. 그만큼 언론보도가 진실을 압도하면서 여론재판을 해버렸다. 나중에 수사결과 사실관계가 밝혀졌지만, 훼손된 그의 명예를 회복시켜 주기에는 부족했다.〈문재인의 ‘운명’의 일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