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은 모두 행복하다고 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중생들이 부처님처럼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무엇일까?

화순 이양 쌍봉사 이불재(耳佛齋)에 10여 년 째 기거하며 불교적 사유가 깊게 배어 있는 소설과 산문집을 왕성하게 발표해 온 정찬주(59) 작가가 지난해 9월 그리고 올해 3월 중국 강서성(江西省)과 호남성(湖南省)의 12곳 선사를 두 차례 순례하며 ‘진정한 나(我)를 찾아 떠나는 여정’을 기록한 「행복한 禪여행」을 출간했다. 사진은 작가와 이심전심 통하는 유동영 작가가 도반으로 나서 찍었으며 미들하우스 출판. (304쪽 1만5천원)

선(禪)은 6세기 초 인도의 달마 대사가 중국에 전하여 독특한 5家7宗의 중국 선종으로 발전되었으며 당송시대를 선의 황금시기라 일컫는다.

정 작가는 같이 순례 길에 나섰던 안국선원 선원장 수불 스님의 현장 가르침을 인용 “과학은 우리에게 희망과 불행을 함께 주지만, 불법은 인류의 희망과 자유와 행복의 근거를 제시했다”며 “부처님이 깨달은 행복한 삶의 대안과 가치를 가장 빨리 사무치게 체험하는 방편이 선(禪)”이라고 결론 진다.

깨달은 수행자가 깨달음에 이르는 수행방법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그것도 비극이라는 것. 즉 자기만 눈 뜨는 게 아니라 더불어 눈 뜨게 하는 데 수행의 의미가 있다.

수불 스님은 삶의 질이 엄청나게 변화하고 있는 속도의 과학시대에 간화선(看話禪)을 지향하는 한국불교가 ‘눈 뜨는 방법론’을 빠르고 효과적으로 제시하지 못한다면 자기도피이거나 허망한 은둔에 불과할 것이라고 걱정한다.

수불 스님은 “21세기 과학시대가 바로 선의 황금시대”라고 역설하며 “일주일만 앉을 수 있으면 행복해질 수 있다”고 빠르고 효율적인 가르침을 펼친다.

정찬주 작가는 아인슈타인이 ‘자연의 세계와 정신적인 세계를 모두 포함하면서 자연과 정신 모두의 경험에서 나오는 종교는 불교밖에 없다’며 ‘불교는 현대과학의 요구에 부합하는 종교’라고 말한 것에 주목한다.

솔바람으로 시비에 집착하는 귀를 씻어 佛을 이룬다는 뜻의 남도 산중 耳佛齋에서 무지렁이 농부들과 부대끼며 살고 있는 작가는 화순의 아름다운 자연이 그의 스승이라고 고백한다.

동국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법정 스님의 재가 제자이기도 한 작가는 큰 스님으로부터 “세속에 물들지 마라”는 뜻의 무염(無染)이라는 호를 받았다.

법정 스님의 일대기를 다룬 『소설 무소유』, 성철 스님을 그린 『산은 산 물은 물』등 베스트셀러를 비롯하여 올해 들어서 『절은 절하는 곳이다』 『니르바나의 미소』를 잇따라 발표하였으며 1996년 행원문학상, 2010년 동국문학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