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연합회 화순군지회 주재기 대표

“이제는 아파트도 당당한 삶의 공간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언제나 웃음과 행복이 떠나지 않는 아파트 주민공동체 형성에 적극 나서겠습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주택총조사 결과 지난해 11월 1일 현재 우리나라 1,487만7천호의 주택 중 아파트는 867만1천호로 전체 주택의 58.3%를 차지하고 있어 이 같이 한국인의 아파트 선호현상에 대한 가치판단은 차치하더라도 이제는 한국인의 삶속에서 아파트를 떼어놓고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지경에 이르렀다.

우리지역 화순만 하더라도 7만여 군민 가운데 3만 8천여 주민이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 이 중 임대아파트를 제외한 공간, 금호, 서라, 유창, 청전 등 11개 아파트 2만여 주민의 목소리를 대변해 지난 3월 25일 제4대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 화순군연합회장에 취임한 주재기 회장은 취임사에서 ‘뒷모습이 부끄럽지 않도록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임을 천명했다.

취임이후 근황을 묻는 취재진에게 주 회장은 ‘요즘? 당최 골치 아파!’라고 답한다. 이유를 여쭸더니 연합회소속 한 아파트의 분쟁이 심해져 주민 간 갈등의 골이 심각하다는 것. 다행히 새로운 대표자가 선출되어 어느 정도 봉합돼 가고 있는 것 같지만 속내는 알 수 없다고.

주 회장, 말은 이렇게 해도 이제 갓 두어 달을 넘긴 짧은 시간동안 이뤄 놓은 일은 엄청나다. △ 하나는 지난 2006년에 제정된 화순군 공동주택 지원조례에 따른 사업지원금을 지난해 2억 원에서 4억 원으로 대폭 늘려 지원받게 됐다. △ 두 번째는 사업지원금의 주민부담을 기존 30%에서 10%대로 낮추기로 했다. △ 세 번째로 지원위원회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

기존엔 사회․건설․도시과장과 건축사, 그리고 2명의 군의원으로 위원회가 구성됐었지만 이제아파트입주민의 목소리를 대변할 대표자(아파트입주자대표)가 위원의 한 사람으로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주 회장은 “아파트라는 공간을 예전처럼 차갑고 삭막하게만 바라보는 고정된 시각에서 탈피해 모든 입주민들이 문화와 정서를 함께 공유하고 아늑한 휴식의 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재창조하는 작업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선 주민 다수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이 필요충분조건”이라고 강조한다.

아파트는 여럿이 함께 살고 있는 공간이라 오히려 일반 주택보다 책임감과 공동체 의식이 더욱 요구된다고 말하는 주 회장은 이웃에 대한 배려와 책임감은 나아가 지역사회에 대한 애정과 주인의식으로 발전한다고 한다. “잘사는 주민공동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자기 것’만 챙길게 아니라 ‘우리 것’도 챙길 줄 알아야 한다.”고.

지역이 잘돼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지역민의 삶도 더불어 발전하고 상생을 이룰 수 있다는 게 주회장의 지론. 그래서 준비했다. 이달 하순 대구에서 열리는 아파트입주대표자연합행사에 우리지역 대표 특산물을 싣고 가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는 것.

주 회장은 덧붙여 다수 주민의 뜻으로 주민대표를 선임했으면 모두가 합심해 대표자를 따라주고 힘을 실어줘야 무슨 일이든 해낼 터인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며 일부 아파트에서 들리는 주민들 간 분쟁을 에둘러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