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이 발주한 읍 '대리지구 국도 22호선 교차로 개선공사'에 대한 주민과 국토청간 갈등의 골이 심화돼 분쟁이 더욱 확대될 우려를 낳고 있다.

익산국토관리청 광주국도사무소는 지난 13일 해당 공사 지역 주민들을 상대로 3차 설명회를 가졌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주민들은 “시공사측이 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한 채 일방적인 안을 내놓고 이를 강행하려 하고 있으며 새로운 대안을 찾으려는 노력도, 절충안을 찾고자 하는 성의마저 보이지 않고 있다”며 분노하고 있다.

대리마을 아파트 주민일동(공동대표 배남철․김윤호․조중완․고재표․공점열․전양환)은 지난 13일 설명회가 끝난 직후 발표한 호소문에서 이 지역에 고가도로가 놓일 경우 “개인의 사사로운 이해득실을 떠나 지상 고가도로는 화순읍의 동과 서를 분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길이 약 1km에 높이 10m 이상의 고가차도가 들어선다면 지역을 동서로 분단하는 결과를 초래하며 도시경관을 훼손하며 주변상권 및 재산권을 위축하게 되어 결과적으로 화순발전에 역주행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현재 놓인 철길보다 훨씬 높은 도심지 지상 고가 차도를 건설하느니 다소 어렵고 공사비가 추가될지언정 주민 모두의 뜻을 반영해 공사발주 초기에 공시된 지하차도를 연장하면서 운동장의 원활한 진출입로 확보 차원을 위해 화순천 교량 양옆 1차선도로 확장과 대리1구마을 앞 양옆 2차선도로를 확장하여 지하차도를 건설해 줄 것”을 주문했다.

변경된 안에 대한 추가부대비용의 일부는 주민들이 부담할 용의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광주국도관리사무소 측은 “2009년 9월에 시작된 공사는 당초 계획대로라면 2014년 9월 완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었다. 그런데 일부 주민들의 방해로 지금껏 지연되고 있다”고 밝히고 “고가차도 개설공사에 반대하는 주민도 있지만 찬성한다는 탄원서를 제출한 주민들도 많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며 공사강행 방침을 내세웠다.

3차 설명회, 오히려 주민들 반발 부추겨

2009년 9월 322억 원 규모로 대리지구 교차로 부근의 상습정체를 해소하기 위해 시작된 개선공사는 당초 지하차도로 설계․발주된 것이 지난해 3월 마을 진출입로가 설계공정에서 빠졌다는 이유로 주민들의 민원이 제기되자 고가도로 방식을 채택했는데 이 공법 또한 지상 10m에 달하는 고가차도라는 광주국도관리사무소의 얘기에 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마을주민 ㄴ씨는 취재진과의 전화통화를 통해 “고가가 그렇게 높게 들어설 줄 어찌 알았겠어? 그럴 줄 알았으면 애당초 찬성하지도 않았지. 그런데 그게 뭐가 중요해. 내가 지금 바빠서 얘기는 못하지만 전체 마을사람들과 얘기를 나눠봐야 알지 가타부타 찬성이다 반대다 말 못해”라고 답변 해왔다.

이에 대해 고가차도 설치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올 3월 고가차도 공법에 찬성의사를 밝히고 탄원서를 제출한 일부 주민들조차 고가차도의 높이가 지상 10m에 달한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반대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안다”고 말하고 “찬성의사를 표한 주민들의 의견이 취합되는 데로 국토청과 군을 을 다시 찾아 진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가차도 설치를 반대하는 주민들은 고가설치안이 나오기까지의 과정도 석연치 않다고 지적한다.

끝없는 평행선, 해결기미 안보여

우선 지난해 11월에 열린 1차 설명회 자리에 참석한 주민이 불과 네댓 명에 불과해 애당초 주민의사를 경청하고자 하는 의사 자체가 없었다는 지적이다. 두 번째는 올 4월초 국토청 주무부서와 전화로 지하도 공법시행안이 확실하다는 답변을 들었는데 불과 한 달 후 신임소장부임하고 갑자기 고가차도안이 나왔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광주사무소는 18일 본사와의 전화답변을 통해 “군청과 군 의회, 반대민원을 제출한 마을주민을 대표해 몇 분께 연락을 드렸으나 참석 주민들의 숫자가 적어 주최한 우리들도 의아했다. 그 이유는 알 수 없다.”고 말하고 “이러한 점 등을 고려해 20여일 후에 바로 2차 주민 설명회를 가졌다.”고 답변해 왔다.

두 번째 질문 사항인 급작스레 고가차도안이 나오게 된 배경에 대해서도 “결코 급작스런 안이 아닐뿐더러 전문가들의 충분한 논의를 거쳐 나오게 된 안이며 바뀌게 된 결정적 계기는 주민들 요구사항을 반영하려다 보니 차도 입구부분이 급격한 경사를 이뤄 기술적 한계를 드러내 부득이 변경할 수밖에 없었다.”고 답변해 왔다.

덧붙여 13일 열린 주민설명회에서도 찬성의사를 표시한 주민들은 “아무런 말씀도 없으시더라.”며 “이렇게 찬성하고 계시는 주민들도 있는데 전체 주민이 고가차도 공법에 반대하는 것처럼 매도해서는 안 되지 않느냐”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아울러 그동안 주민들에게 충분한 설명도 했으며 이 과정에서 많은 시간 공사가 지연됐다면서 시공사와의 협의를 거쳐 이달 중 어느 때라도 공사를 재개할 것임을 밝혀와 앞으로도 고가차도추진반대주민들과의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 화순읍 대리지구 국도 22호선 교차로 개선공사 추진과정

2001년 현 도로 개설
2009년 9월 28일 지하도 공사 착공
2010년 2월 16일 도로구역 결정고시
2010년 3월 23일 마을진출입로 등 설치요구하며 마을주민 330명 민원제출
2010년 11월 3일 민원처리 관련 1차 주민설명회
2010년 11월 26일 2차 주민설명회 개최
2010년 12월 17일 고가차도 반대민원 탄원서 제출(배남철 외 478인)
2011년 3월 17일 고가차도 찬성 탄원서 제출(나혜심 외 578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