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중견의사 7명이 전라남도 화순 땅을 밟았다. 화순전남대병원 관절센터가 세계적으로 고관절에 대해 다양한 수술을 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지난 4월 27일부터 30일까지 국제고관절수술교육 세미나에 참석키 위해 화순전남대병원을 방문한 것이다.
이번 세미나는 95년부터 시작해 11회를 맞이하면서 전 세계 160여명의 의사를 대상으로 첨단의술을 가르쳐온 세계적으로 유명한 고관절 교육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 인도에서 온 의료진은 캘커타에서 온 조이딮(47), 산조이(48), 순일 쿰마(45)와 파키스탄과 가까이 있는 구지라트에서 온 욭인드라(58)와 딜립 파텔(55), 그리고 야다바다할리, 말리낱 씨 등이다.

화순전남대병원 관절센터는 인공고관절 치환술에서 미니절개 수술법(7센티미터를 절개한 뒤 수술해 후유증을 최소화)을 국내에서 최초로 시작했으며 두부위절개술(근육부분을 자르지 않고 두 부위를 절개 후 수술해 다음날 일어설 수 있게 함)과 골반 절골술(뼈를 잘라 돌려서 하는 수술로 본인 뼈를 가지고 관절을 유지케 함) 등에 미국 특허를 가지고 있다.

특히 관절센터장인 윤택림(54) 박사는 이런 특허와 함께 그동안 7,700여회의 수술경력을 갖고 있다. 이번 세미나에서도 그 동안 수술 경험을 바탕으로 의학계가 실제 도움을 얻을 수 있는 내용으로 진행됐다.

조이딮 씨는 캘커타 대학을 졸업 후 영국 병원에서 10년간 유학했고 의사 경력이 22년째인 중견 의사로 현재 캘커타 선진의료병원센터 정형외과장이다. 그는 “의사도 신기술을 배워야 한다”며 “읽어본 논문에 화순전남대병원 관절센터 임상 결과가 많이 인용돼 꼭 한번 오고 싶었다”고 전했다.

혹독한 세미나, 하지만 한국의 고관절 수술 실력 인정

이 프로그램은 세계 의료계에서 혹독하기로 유명하다.
일반 학회와 달리 이 프로그램은 아침 8시부터 저녁 9시까지 하루 6케이스씩 이틀간 12개 임상 수술을 하며 저녁엔 2시간씩 그 날 임상에 대한 토론을 호텔 세미나장에서 강행군을 하며 일정을 끝낸다.

윤택림 박사는 “혹독한 교육이 이들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이다”며 “예전에는 우리나라 의사들이 일본이나 미국에서 배우고 왔는데 이제는 외국의사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배우고 가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
현재 병원에 와서 1년 이상 장기적으로 배우고 있는 외국인 의사도 다수 있다. 이들이 우리 첨단의술을 배워가 보다 많은 세계인들의 질병을 치료하는 데 미약하나마 일조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교육을 마친 조이딮 씨는 “두 가지를 배웠다. 전혀 새로운 수술법인 고관절 무혈성 괴사증을 치료하는 절골술을 배웠고 새로운 테크닉인 인공관절 삽입술을 직접 체험해 큰 공부가 됐다”며 “일정이 매우 빡빡해서 충격적이고 유익했다”고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관절센터 박경순 박사는 인도 의술 수준에 대해 “인도가 브릭스(BRICS,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로 불리는 신흥대국이지만 의료수준은 천차만별이다. 낮은 곳은 우리 60년대, 평균은 80년대에서 90년대 정도다. 영국병원이나 미국병원 등과도 경쟁할 수 있는 최고급 병원도 일부 있다. 다만 우리나라와는 달리 공적 의료 보험이 없어 국민의 의료혜택도 어려운 형편”이라고 평했다.

한편 이번 프로그램엔 인도의사 외에도 싱가포르 1명, 말레이시아 2명, 대만 1명, 중국 2명 등 총 13명도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