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31(목)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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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밤 10시 화순읍 만연리에 위치한 민주노동당 백남수 후보 선거대책본부 사무실. 역대 어느 선거보다 뜨거웠던 4․27 화순군수 재선거에서 10.4%라는 초라한 성적을 두고 그들은 좌절 보다는 또 다른 희망을 애써 찾으려 했다.
투표마감 시간을 10여분 앞두고 신대방마트 2층 백 후보 사무실은 야식을 준비하랴, 의자 등 텔레비전시청을 준비하랴, 시나브로 찾아오는 지지자들과 방문객들을 맞이하랴 분주하게 돌아갔다.
오후 8시. YTN 출구조사 결과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접전 속 우위라는 발표가 나오자 사무실안 모두는 환호성을 질렀다. 이를 두고 한 운동원은 예감이 좋다고도 했다.
오후 6시까지 51%를 넘던 화순지역의 투표율이 투표마감시간인 8시에 62%의 투표율을 보이자 백 후보 관계자는 “투표율 추이를 볼 때 젊은 직장인들이 퇴근 후에 참여해 전반적인 투표율이 올라갔다고 가정한다면 이 같은 현상은 우리에게도 유리하지 않겠느냐”며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화순지역 첫 개표 백 후보는 6.8%였다. 지켜보던 모든 이들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자 당직자는 부재자 투표라 크게 신경을 쓰지 말라며 애써 진화에 나섰고 한쪽에선 “그래 이제 시작이다 지난해 선거 때도 초반에 뒤지던 후보가 막판에 뒤집는 경우도 있었다”며 위안을 했다.
8시 30분을 넘기자 비례대표 곽정숙 의원이 사무실을 찾았고 뒤를 이어 지지자들이 하나둘 자리하기 시작하자 사무실은 이제 발 디딜 틈도 없이 가득 찼다.
준비한 음식을 나누며 속속 발표되는 결과발표에 귀를 기울이며 강원지사에 이어 울산동구청장에 민주노동당 후보가 앞서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다. 이후 백 후보에 대한 지지율은 조금씩 올랐으나 10.4%라는 저조한 성적표로 마감해야만 했다.
여전히 뿌리 깊은 ‘구태정치’ 장벽 실감
백 남수 후보는 “평생을 화순에 몸담고 살고 있지만 지역의 부패․분열정치를 깨뜨리지 못하고 또 다시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지역의 모습을 보아야 한다는 것이 안타깝다. 그나마 임․전이라는 양대 세력 중 부부군수가 재집권 하는 것은 막았지만 당선된 민주당 홍이식 후보에게서 형제군수인 전 전 군수의 잔영이 깊게 드리워져 있어 이를 하루빨리 극복하는 것이 과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백 후보는 “선거운동 중 노인과 장애인, 힘없는 서민 등 소외된 계층에 진정 필요한 정책제시와 그들의 목소리가 되고자 진정성을 실어 지지를 호소했지만 알아주지 못 하더라”고 밝혀 민심 깊이 자리하고 있는 임․전 세력의 높은 장벽을 에둘러 표현했다.
반성도 잊지 않았다. 백 후보는 선거결과에 대해 겸허히 받아들이며 더욱 뼈저린 반성과 원인분석을 다짐하는 한편 “지지율만 따지자면 초라한 성적표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이 지역에 진보세력의 목소리가 필요하다. 지역민들의 삶 속에 더욱 가깝고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생활정치의 길을 모색해야 할 것이고 이를 위해 지역의 뜻있는 인사와 단체가 연대하여 더욱 굳건한 대안세력으로 일어설 준비를 할 것”임을 다짐했다.
낮은 득표율이지만 지지해준 유권자들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새로운 정치와 지역의 변화를 열망하신 유권자들에 실망을 안겨드려 죄송”하다고 밝히고 “앞으로는 뼈를 깎는 노력으로 조직을 정비하는 등 변화를 갈망했던 지역민의 성원에 이바지할 것”임을 밝혔다.
덧붙여 ‘오늘의 패배는 결코 헛되지 않았다’고 밝히고 “선거 준비를 포함해 2개월여의 기간 동안 얻은 소중한 기억과 운동 기간 중 얻은 교훈 등은 차후 더욱 알찬 결실로 돌아올 것”임을 강조했다.
한편 민주노동당은 이번 선거에서 도의원만큼은 반드시 전남도에 입성시키겠다는 각오로 그 어느 때 못지않은 기대에 부풀어 있었지만 도의원 역시 민주당이라는 장벽에 부딪혀 아쉬운 패배를 맛보아야만 했다.
김기철 후보는 청풍면을 제외한 나머지 7개면에서 전부 약세를 기록해 지역 내 진보의 갈 길이 험난함을 예고했다.
최현웅 기자 hoahn01@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