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군 도암면 천태초등학교(폐)봉하분교의 부산물인 과실수에 대한 벌목을 둘러싸고 임대인(화순군교육지원청/이하 교육청)과 임차인(박 모씨)이 명예훼손과 손해배상 등의 법적 대응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 3월 12일 화순교육청은 도암면 봉하리 일원에 위치한 봉하분교(現 선림원)의 과실수가 무농약재배로 인해 주변 다른 과실수에게 병․해충피해를 준다는 주민A씨의 지속적인 민원에 대한 해결 방법으로 감나무 30여주에 벌목을 단행했다.

벌목 전(2010년)

벌목 후(2011년)

임차인 박 모씨, 무단 벌목…변상해야
임차인 박 모씨는 “7년간 온갖 정성을 쏟으며 감나무를 관리해온 임차인과는 한마디 상의 없이 벌목을 단행한 교육청의 이번행위는 엄연한 월권행위이며 하자있는 행정이다”며 “이로 인해 재산상 손실과 임차 목적사업수행에 큰 장애를 입었다”는 것을 강력히 주장하고 나섰다.

이에 박 씨는 ▲감나무를 활용한 명상의 숲 행사 무산 ▲감나무를 베어내며 손상된 봄철 야생화군락 ▲무단 침임 및 감나무 벌목과정에서 무너진 돌담 ▲전기줄 훼손 등의 이유로 총 18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을 화순교육청에 요구하고 있다.

화순교육청, 정당한 벌목…“행정상 적법”
하지만 화순교육청은 임차인 박 씨와는 다른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행정상 절차에 맞게 진행된 사업이기에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며 “임차인이 손해배상 등으로 교육청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실추 시킨다면 명예훼손 등의 법적대응도 강구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화순교육청 담당자에 따르면 “봉하분교의 감나무는 작년 가을부터 꾸준히 민원이 들어온 것으로 알고 있으며 업무인수 당시 자료에 의하면 임차인과 선임자 간 벌목에 대한 협의가 되었다는 내용이 정확히 명시돼 있다”고 말했다.

또한 “벌목업자가 지시한 날짜보다 일주일 먼저 작업하는 바람에 임차인에게 통보할 시간이 없었을 뿐, 통화하려 했었다”고 말했다.

화순교육청 민원처리…주먹구구식 지적
이번 일을 계기로 화순교육청은 주먹구구식 행정이라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여 진다.

일반적으로 주민들의 민원이 제기되면 내용증명이나 공문 혹은 기타 서면을 통해 자료를 남기게 되어있다. 또한 민원의 사실 확인을 위해 사전답사 등을 실시하고 피해 상황의 유․무를 확인 등 과학적인 근거나 자료, 증거를 충분히 확보해 놓아야 하지만 화순교육청에 따르면 인사 후 급박하게 진행된 사업이다 보니 민원접수나 임대인과 협의, 병․해충 근거 등의 자료가 충분치 않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화순군 관계자에 따르면 “모든 민원사무에 있어서는 절차에 따라 시행하는 것이 원칙이며 자료나 증거가 없는 행정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봉하분교 감나무 벌목을 둘러싸고 임대인과 임차인이 상반된 입장을 보이며 갈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손해배상과 명예훼손 등의 법적공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