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군이 지난 24일 퇴임한 전완준 前 군수의 관사를 둘러싸고 또다시 전국의 안주거리가 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논란의 발단은 지난달 24일 전완준 前 군수가 공직선거법위반으로 퇴임하기 전, 4개월간 관사로 사용하던 20여평짜리 임대아파트의 처분을 두고 화순군의 미적한 사후처리와 행정 미숙, 그리고 화순군의회 일부 의원들이 발표한 성명서에서 시작됐다.

화순군 공유재산 관리조례 제55조에 따르면 관사는 사용자가 그 직위에서 해임됐을 때에 사용허가를 취소하여야 한다고 명시되어있다. 이에 따라 화순군은 전 前군수의 사용허가를 취소하고 사용자로부터 인수를 받아야 하지만 인수·인계에 대해서는 제59조에 명시된바 같이 군수가 지정하는 기일까지라고 되어있다.

현재 화순군 관사는 군이 관사에 대한 처분으로 지난 7일 B아파트측에 계약해지를 통보할 당시 전 前군수측에서 계약절차에 따라 보증금 지불과 함께 명의이전이 끝나있는 상황이다.

화순군의회, 성명서 발표 절차적 문제 없나?
관사처분을 두고 지나치게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화순군의회 또한 도마에 오르고 있다. 화순군의회에서는 지난 9일 오후 5시께 ‘군수 관사와 관련 보도자료‘란 제목으로 지역신문사들 앞으로 성명서를 보내왔다.

성명서의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하면 “전완준 前군수는 화순군의 관사 관계공무원들과 공모(共謀)하여 관사를 무단점유하고 있다는 것과 4.27 보궐선거를 통해 새로 취임하는 군수가 살아야 할 거처이니 즉시 퇴각하라”는 것이며 성명서를 보낸 이는 화순군의회 의원 일동으로 표기되어 있다. 하지만 여기서 ‘일동’이라는 용어를 쓰기에는 논란의 여지가 많다. ‘일동’이라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단체나 모임의 모든 사람’이라고 나와 있다. 그 날 간담회에 참석했던 의원들은 7명이었고 임지락, 오방록, 박광재 의원은 참석하지 않았고 강순팔 의원은 회의 도중 퇴장하였다. 또한 최영호, 이 선, 유경숙, 정중구 의원 등은 성명서를 확인하지도 않고 동의를 해준 것으로 드러났다.

최영호 의원은 “000한 놈들이다. 개00들이다. 이렇게 성명서를 쓸 줄 몰랐다.”고 하면서 “의회의 역할을 간담회에서 이야기 한 것이지 성명서 내용대로 하자는 것은 아니었다.”고 했다. 이 선 부의장도 “기자에게 뭔가 잘못된 것 같다. 문행주 의원에게 알아보아야겠다.”라고 말해 이번 성명서 작성은 문행주 의원이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 기자와 통화가 연결된 문행주 의원은 “기자와 말하기 싫다.”고 하면서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또한 이번 성명서는 문행주 의원이 의회사무과 관계자에게 지시하여 작성토록해 언론사에 배포한 것으로 드러났다. 군민들의 대의기관으로써 의회가 성명서를 발표해야 할 때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부 의원이 주도하고 의사계 직원이 작성하여 언론에 유포한다는 것은 심각한 월권내지 직권남용이다.

화순군의회에서 성명서를 발표하기 전 의원회의가 열렸다고 알려졌지만 모 의원에 따르면 “의회 입장을 고려해 군수 관사문제를 다루기는 했지만 성명서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는 오고간 적이 없었다.”며 “회의 내내 토의나 논의가 아닌 일부의원들에 의한 통보에 가까운 분위기였다.”고 밝혔다.

또 다른 현직 모 의원에 따르면 “간담회 전날 현안회의라고만 연락을 받았을 뿐 자세한 내용과 의원일동으로 성명서가 나간 사실조차 모를뿐더러 현 시점에서 정치적 내막이 없다면 상식적으로 퇴임한지 한 달도 안 된 군수더러 준비기간도 주지 않고 나가라고 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불쾌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외 다수 의원들의 의견을 종합해본 결과 화순군의회에서 발표한 성명서는 일부 의원들끼리 협의한 내용이 화순군의회 의원 전부의 의견인양 발표된 것으로 해석되고 있으며 여전히 의원들간 소통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화순군, 이런 상황 처음이라…‘어리둥절‘ 미적한 대응 지적
화순군 관계자에 따르면 “이런 상황은 처음이라서 어리둥절한 가운데 시간이 지체된 것은 사실이지만 예전 상관으로 모시던 분께 매몰차게 퇴거를 강요할 수는 없다”며 “다음 군수로 오실분이 작은 아파트를 관사로 사용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아파트측에 계약해지통보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화순군의 결정은 모언론사에서 관사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고 이에 맞춰 군의회 또한 군수의 관사처분을 강력히 요구하자 “이리저리 눈치 보며 미적거리다 어쩔 수 없이 꺼낸 카드가 계약해지통보였다“는 것이 지배적인 여론이다.

또한 전 前군수가 퇴임한지 15일 남짓한 짧은 기간이지만 화순군의 발빠른 대처가 있었더라면 중앙의 K방송과 H신문을 통해 화순군이 전국적인 망신을 당하는 일은 없었을 거라는 여론도 지역민 사이에서 높게 일고 있다.

문행주 의원의 존재감…지역민, 엎어진 놈 밞는 것이 화순의 정서인가..
그동안 전완준 전 군수에 대해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웠던 문행주 의원의 존재감과 활약은 ‘관사 문제’에서도 독보적인 역할을 하였다. 의원들을 주도하고 성명서를 내는데 가장 앞장서서 역할을 하였다는 것이 대부분 의원들의 주장이다. 아무리 정치적 견해가 다르고 대립적 관계를 유지했다고 하여도 이번 대응은 너무 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전 前군수의 평가가 지역민들 사이에서 엇갈리고 있기는 하지만 지난 4년간 화순군의 지역발전을 위해 노력한 점은 어느 쪽이든 수긍하는 부분이다.

이번 관사건의 경우 작게는 정치적으로 무덤에 들어갔던 전 前군수를 다시 끄집어내어 확인사살 하는 꼴이 됐고 크게는 지역 이미지 상승에 기여해야할 의무가 있는 지역언론과 군의회가 군의 이미지를 나락으로 떨어뜨리고 제 얼굴에 침 뱉는 줄 모르고 열중하고 있는 모습은 지역민들의 갈등을 조성하고 지역발전을 저해하는 것으로 까지 보여 지고 있다.

얼마 전 지역의 P언론사가 현직 M의원의 아픈 과거를 들춰내면서 지역의 이슈가 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당시 지역민과 타 언론사들에게 손가락질 받고 지적을 받은 것은 M의원이 아니라 P언론사였다.

이유는 간단했다. M의원의 잘못으로 사고를 당한 피해자의 고통도 말로 표현할 수 없겠지만 M의원 역시 그에 못지않은 심적인 고통과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것을 모두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받은 만큼 돌려준다는 말이 있다. 4년 4개월간 화순발전을 위해 노력하다 정치적 갈등으로 인해 꿈을 접고 일개 자연인으로 돌아간 전 前군수에게 화순이 돌려준 것은 과연 무엇인지 다시 한번 짚고 넘어가야할 것으로 보여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