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전경-우측하단 마을부근이 학살현장

오는 3월 14일 (월) 도암면 도장리 마을회관 일원에서 6.25한국전쟁당시 국군에 의해 무참하게 학살된 민간인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추모하기 위한 도장리 6.25 민간인학살 희생자 합동위령제가 마을위령제 추진위원회(위원장 형선근) 주최로 열린다.

도장리에서는 한국전쟁 중이던 1951년 3월 17일 새벽 마을 앞 논(일명 도포배미)에서 국군11사단 20연대 병력(일명 삐아루부대)에 의해 김연순 등 마을주민 20여 명이 학살당하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었다.

당시 군인들은 새벽에 마을에 들어와 돌아다니면서 “살려면 모두 나오라”하여 영문도 모른 체 마을 앞 논에 모인 주민을 기관총을 난사하여 무차별 학살을 한 것.

이 와중에 당시 새댁이었던 젊은 아낙(고 나순례여사)이 아이를 업고 언덕에 기어 올라가 학살을 지휘하던 지휘관을 붙들고 “왜 죄없는 사람들을 다 죽이느냐”고 항변하여 학살은 멈추었지만 이 사건으로 현장에서 10여살 먹은 어린아이 등 20여 명이 사살당하고 여러 명이 부상을 당하였으며 주민들은 희생자들을 그대로 둔 채 인근 도곡면으로 소개되었다.

하지만 사건 이후 유족들은 이 같은 국군의 만행과 가족들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 이승만 독재와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등 군사독재정권 시기까지는 마치 죄인처럼 단 한마디 말도 못하고 지내왔다.

이렇게 숨죽이며 지내오다가 1993년 문민정부인 김영삼 정권이 출범하자 마을총회에서 이 사건에 대해 억울한 사정을 국회와 정부에 탄원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고, 1998년 이 사건이 지역신문에 보도되면서 화순군의회에서 양민학살진상조사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조사를 진행하였다.

그리고 이에 따라 국회에 주민이 연서명하여 청원을 하는 한편, 국방부에 국군 11사단 20연대의 당시 작전기록 사본을 요청하는 등 진실규명을 위해 노력했으나 ‘앞으로 유사한 사건을 조사하게 되면 함께 조사할 계획이라는 무성의한 회신만 받았다. (1999. 8. 24)

그 후 2004년에도 마을총회에서 이 사건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희생자들에 대한 위령사업과 나순례여사 공적비 건립이 논의 되었으나 추진되지 못하였으며,그 후 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제정된 특별법에 의해 설치된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위원회’에 의해 이 사건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가 이루어져 당시 무고한 민간인들이 국군에 의해 학살된 사건이었음이 규명되었고 비로소 희생자들에 대한 명예회복이 이루어졌다.

이에 따라 2011년 초 마을총회에서 다시 이 사건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졌고 비극적인 사건을 길이 잊지 않고 후대에 교훈으로 남기기 위한사업을 마을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가기로 의견을 모으고 올해는 우선 학살이 있었던 음력 2월 10일인 3월 14일에 합동위령제를 지내기로 하여 이번 행사를 갖게 된 것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행사는 학살사건이 있은 후 60주년이 되어서 처음 열리는 행사인 만큼 당시 도장리에서 희생된 분들뿐만 아니라 도암면 일원에서 군,경이나 좌익분자들에 의해 학살당한 분들의 넋도 함께 달래는 화해와 상생의 의미를 담은 행사로 진행되며 전쟁의 참상을 되돌아보고 인권과 평화의 소중함을 생각하는 자리가 되도록 할 계획이다.”고 밝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