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고 사랑하는 군민 여러분!

밖에는 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먼저 지난 4년 4개월 동안 군민 여러분들께서 저에게 베풀어 주신 한결같은 성원에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특히 지난 해 6. 2. 지방선거에서 보여주신 군민 여러분의 크나 큰 사랑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입니다.

저는 6살 때 아버지를 잃고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 치열한 삶을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항상 ‘꿈과 희망’을 잃지 않고 건설현장 일용 노무자에서 시작하여 기업 경영인이 되었고, 배우지 못한 한으로 마흔 여덟에 고입 검정고시를 치르고 늦깍이 대학생이 되어 학업에 열중 하던 중, 지난 2006년 내 고향 화순 발전을 일하라는 군민 여러분의 소명을 받게 되었던 것입니다.

취임 후 저는 사명감 하나로 ‘화합과 변화 속에 잘 사는 화순건설’이라는 목표 아래 내 고장 발전을 위해 오직 앞만 보고 달려왔습니다. 하지만 작년 4월 27일 제 49회 도민체전 개막식이 있던 날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옥중의 몸이 되고 말았으나 ‘중단 없는 화순발전’을 염원하시는 군민 여러분의 절대적인 사랑과 성원에 힘입어 제 44대 화순군수에 당선되었습니다. 그러나 맡겨주신 책임을 다 완수하지 못한 채 군민 여러분께 영원히 씻을 수 없는 아픔을 드리며 저는 빚만 진채 이렇게 물러설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진심으로 죄송하고 역사의 죄인이 되어 떠나는 제 발걸음은 한 없이 무겁기만 합니다. 오늘의 이 결과는 모두 제 부덕의 소치라 생각합니다.

그동안 군정을 책임진 군수로 재직하면서 군민 여러분과 함께 웃고 울면서 열정을 받쳐 일할 수 있어 저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행복한 시간들이었습니다. 행정에 경영 마인드를 접목하여 일하는 공직사회 풍토를 조성하고, 우리 화순 지역이 갖고 있는 유･무형의 성장 잠재력을 활용하여 오직 지역발전에 전력을 다했습니다.

그 결과 우리 군의 예산 규모가 거의 두 배로 성장하였고, 전국에서 가장 기업하기 좋은 군으로 선정되었습니다. 또한 농업기술센터 건립, 자연속 愛 브랜드 개발, 나드리 노인복지관 준공, 중고생 수업료 지원, ‘하니움 문화스포츠센터’건립과 같이 경제개발, 농촌개발, 사회복지, 교육문화 등 분야별로 많은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특히 국내 최초의 백신산업 특구 지정과 프라운 호퍼 한국 연구소 유치는 우리 군민들이 백년을 먹고 살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것이 무엇보다 큰 보람이었으며, 일 잘하는 효자군수라는 애칭을 받았을 때는 정말 마음 뿌듯했습니다.

이렇듯 많은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군민 여러분들의 열렬한 지지와 700여 공직자들의 열정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일 하면서 公과 私를 엄격히 구분하며 公에 무게를 둔 탓에 군민 여러분께선 때론 서운한 감정이 들 때도 있었을 것이고, 공직자 여러분들도 마음의 상처가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어떻게든 화순을 발전시켜 보고자 하는 저의 큰 욕심 때문이었음을 널리 헤아려 주시고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사랑하는 군민여러분

저에게는 꿈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우리 후손들이 먹고 살아가야 할 세계적인 생명건강의 도시, 전국 10대 잘 사는 명품 화순군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그 꿈을 펼쳐보지도 못한 채 멀리서 지켜봐야만 하는 저의 처지가 억장이 무너지고 발걸음을 무겁게 합니다. 그러나 저는 믿습니다. 저는 비록 꿈을 마음껏 펼쳐 보지 못한 채 무대에서 내려오지만 제가 못다 이룬 꿈은 군정을 새로이 맡을 지도자와 공직자들, 그리고 7만 군민 여러분께서 한마음 한뜻으로 뭉쳐 반드시 이뤄주실 거라 믿습니다.

사랑하는 군민여러분

역사의 죄인이 된 제가 감히 군민 여러분께 한마디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남의 불행을 함께 슬퍼 하기는 커녕 즐거워하는 이기적인 태도만큼은 갖지 말아달라는 것입니다. 옛 성현의 말씀에 “남의 재앙과 불행을 다행으로 여기거나 즐거워하는 행위를 극도로 경계해야 한다”는 ‘행재낙화(幸災樂禍)’란 말이 있습니다. 화순의 정치 현실에서 불행한 정치인은 제가 마지막이기를 바라며 더 이상의 희생이 있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저는 이제 자연인으로 돌아가 제가 가지고 있는 노하우와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농민들이 잘 사는 그린 토피아가 이루어지는 그 날까지 농업현장에서 여러분과 함께 일하며 살아갈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제 부덕의 소치로 제가 사랑하는 내 고향 화순이 또 다시 정치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지게 되어 송구스럽다는 말씀 올리면서 군민 여러분께서는 이젠 더 이상 반목과 갈등을 던져 버리고 지역 발전에 힘을 보태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리면서, 화순군의 발전과 군민 여러분의 가정에 행복과 건강이 충만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2011년 2월 봄비 내리는 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