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순 할머니와 최길상 이장

본지에서는 공무원은 아니지만 지역의 최 일선에서 지역주민과 자치 단체의 중계 역할을 하며 마을의 사소한 일부터 주민 숙원사업까지, 생활 속 어려움을 찾아 해결하기 위해 오늘도 조용히 노력하고 있는 이장들의 노고를 알리고 그 마을의 자랑과 어려움을 들어보고자 우리 동네 이장을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예순 번째로 동면 언도리2구 최길상 이장(63)을 만나 보았다.<편집자 주>

화순읍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동면 언도리 오도미 마을을 방문했다. 화순순환도로를 타고 화순전남대병원을 지나자마자 수자원공사쪽으로 좌회전해서 5분이면 도착한다. 가는 길에 오성산을 넘어가는데 10년전 주암댐 통관이 지나가면서 길이 생겼다고 하는데 경사가 크고 급 커브길이다. 그래서 겨울에 눈이 오면 다니기가 어렵다.

오도리마을은 언도리 아랫마을 언동마을과는 달리 양지지역이라 따뜻한 곳이다.

지명유래
전라남도 화순군 동면에 있는 리(里)이다. 주변에 여러 개의 산이 있다. 언도리란 지명은 언동(彦洞) 마을의 언(彦)자와 오도미(吾道味) 마을의 도(道)자를 각각 취하여 지은 것이다. 자연마을로는 언동(용등, 예산), 오도미가 있다. 언동(용등, 예산)은 큰 마을이란 뜻이며, 오도미는 윗마을이란 뜻의 윗돔이 와전되어 생긴 지명이다. 언도리에는 언동사가 있고, 쌀과 보리가 주소득원이다.

마을형성
오도미마을은 동쪽으로는 참새암굴, 동북쪽으로는 광덕산(廣德山)이 있으며, 서쪽으로는 당산등(堂山嶝) 과 지사지골, 남쪽으로는 언들보들이 있으며, 북쪽으로는 서성리 오성마을로 들어가는 골짜기가 있다.

마을의 방향은 산등을 등지고 골짜기를 향해 동쪽과 서쪽으로 향하고 있다. 오도미가 언동보다 일찍 성촌되었다고 전한다.

마을의 미담사례
이 마을에는 백기순(85) 할머니가 살고 있다. 20살 때 아들을 낳고 과부가 되어 지금까지 65년이 지났다. 아들 유갑열 씨는 최길상 이장과 동년배로 28년간을 같이 지낸 친구이다. 어느날 너릿재고개 근처에서 교통사고로 죽게되어 그 때부터 백기순 할머니는 남편도 잃고 외아들도 잃고 혼자가 되어 40년간을 지내왔다. 명절때에도 백기순 할머니는 혼자이다. 이런 분을 옆에서 관심하고 돌보아 주신 분이 바로 최길상 이장 내외이다.

최 이장 내외는 백기순 할머니 생일이면 마을 노인들과 함께 생일을 챙겨드린다. 최길상 이장은 우리 마을에서 가장 불쌍한 분이 바로 백기순 할머니라고 하며 이 모든 일에 함께 도와주고 있는 부인 이애순(53)씨께 고마움을 표현한다.

화순군에서도 백기순 할머니께 난방이 잘 되는 집을 지어드렸다.

또 한가지 마을의 미담사례는 오도리마을 출신 청년회이다. 오도리마을 청년회는 애경사일 때 자리를 만들어 고향주민들과 함께 한다. 또한 청년회 회원들이 단합이 잘되어 이러한 일에 추진할 때 한 명도 빠지지 않는다며 마을 주민들의 칭찬이 잦다

최길상 이장
최길상 이장은 이 마을 출신이다. 1남3녀의 자녀를 두었고 두 딸은 출가했다. 현재 딸(조선 간호대),아들(고3)과 함께 네 식구가 살고 있다. 화순탄광광업소에서 25년동안 근무하고 59세로 정년퇴직하고 현재 마을주민의 추천으로 이장 역할을 하고 있다.

사모 이애순(53)씨는 이 마을 부녀회 회장으로 17년간을 맡았다. 최 이장 마음속에는 아내에 대한 감사가 많다. 20년간 시부모를 모셨고 본인의 친구 어머니인 백기순 할머니를 돌보는데에도 불평없이 지금까지 와줬다고 아내에 대한 고마움을 여러 차례 표현한다.

화순군민신문사 주관으로 열린 제2회 이장대상 대회 각설이 영심이 공연때 눈물을 흘렸다는 최길상 이장은 오도미 마을의 효동이,효순이 이다..

또한 주변 마을 사람들은 최 이장 내외를 잉코부부라고 칭찬한다.

최길상 이장 가족 사진

이장의 바람
최 이장은 화순군에서 서성저수지 공사를 재개하면 도로도 2차선으로 확장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맺은 말
남녀 평등을 주장하며 여성의 기세가 올라가는 지금, 이혼율도 함께 올라간다. 아내의 위치를 지키며 가족의 하나를 지키는 것이 아내로서 미덕이 아닌가 싶다.

올해 63세 최길상 이장은 주변에서 잉코부부라는 소리를 듣는다. 모든 젊은 부부들이 바라는 것이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부부의 하나이다. 아마 젊은 부부들은 이런 소리를 들을 수 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갑이 넘어서까지도 부부의 하나를 지키며 주변 사람의 간증이 될 수 있는 것은 더 깊은 이야기이다. 최길상 이장의 순박함, 이애순 사모의 순종이 걷들어져 나오는 생활의 모습은 실로 우리들의 본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