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에서는 공무원은 아니지만 지역의 최 일선에서 지역주민과 자치 단체의 중계 역할을 하며 마을의 사소한 일부터 주민 숙원사업까지, 생활 속 어려움을 찾아 해결하기 위해 오늘도 조용히 노력하고 있는 이장들의 노고를 알리고 그 마을의 자랑과 어려움을 들어보고자 우리 동네 이장을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다.
쉰아홉 번째로 한천면 한계2구 임숙자 이장을 만나 보았다.<편집자 주>

한파가 계속 되면서 길거리에 쌓인 눈은 녹지 않고, 서울은 계속되는 한파로 칼 바람이라는 소리가 들리고, 옷깃을 여미는 매서운 추위에 고독함 마저 몰려드는 계절이다. 한천천의 금전저수지는 꽁꽁 얼어 동심으로 돌아가 스케이트를 타고 싶은 충동이 생기는 평화로운 마을 길을 찾아 임숙자 이장을 만나본다
한천천을 따라 한천초등학교를 지나면 바로 청계마을이라고 하는 한천면 한계리 2구이다. 마을회관에 모여 담소를 나누며 이야기의 꽃을 피워가는 동네주민들, 바로 느껴지는 따뜻한 온돌 방이다.
40여 가구가 살며 독거노인이 많아 전체 인구수는 60명 정도이다. 초등생, 중등생을 둔 젊은 층도 있다. 농사를 지을만한 땅이 적어 능주면 땅을 임대로 농사를 짓는다.

지명유래
한계리(寒溪里)의 지명은 한천(寒泉)마을의 한(寒)자와 청계(淸溪)마을의 계(溪)자를 각각 취하여 한계리라 명명되었으며 현재 한천마을(1리)과 청계마을(2리)로 나뉘어 있다.
청계마을은 처음에 도자기를 굽던 곳으로 사기실(沙器村)이라 하였다. 이때 하동정씨, 수원백씨, 인동장씨가 안뜸과 밭뜸(바깥뜸)으로 마을을 형성하고 살다가 다른곳으로 이거하였다고 전한다.
그후 마을안에 여름에는 차고 겨울에는 따뜻한 샘이 있는데 이샘의 맑은 물이 내가되어 흐르니 맑은내라 부른것이 맑내, 막내가 되었고 이를 한자로 표기하면서 마을명을 청계동(淸溪洞)이라 하였다.

마을형성
청계마을은 동북방향에는 매봉산이 있으며 이산을 넘어가면 동면에 이른다. 동으로 시리봉(벌봉)과 그 너머로 먹방골(먹뱅이)가 있으며, 서쪽으로는 약간의 평지가 내 주변에 발달하고 내 건너 앞산에는 사발재가 있다.
서쪽방향으로 마을이 형성되어 있다. 시리봉 남쪽 바로 아래에는 한천초등학교가 자리잡고 있으며 그 동쪽 골짜기인 먹방골 입구로 봉룡사택이 있다. 동쪽으로는 오음리 오산마을, 서쪽으로는 금전리, 모산리, 남쪽으로는 한천마을, 북쪽으로는 정리 결우마을, 동면이 있다.

청계마을의 살림꾼 임숙자 이장님
청계마을은 임숙자 이장 시부모의 고향이다. 광주 도청 옆에서 15년간 음식사업을 하면서 시부모를 돌보고 100여마지기의 논을 수도작하고 있었다. 시부모가 작고하면서 청계마을로 이사 온지 올해로 6년째, 정신적으로는 사업이 힘들고 육체적으로는 농사가 힘들다고 한다. 임숙자 이장은 “그래도 시골에 사는 것이 편하다”라고 한다.
이장으로 2년 임기를 마치고 올해 또 다시 이장으로 선출되었다. 여자이기에 애로사항도 있지만 꼼꼼하게 마을주변을 살피는데 장점이 있다고 한다. 임숙자 이장은 1남2녀의 자녀를 키웠다. 큰 딸은 서울대를 졸업하고 결혼하여 서울에서 학원을 운영한다.



마을의 자랑
청계마을은 『시호』 약초를 전남생약조합과 계약 재배를 하고, 자두, 고추 등 을 재배한다.
청계마을에는 이 마을 출신의 청년회가 있다. 마을출신 청년회는 애경사 시 마을 주민을 위해 자리를 마련하고 1년에 한번씩 경로잔치를 마련한다. 그래서 이 마을 주위 어른들의 칭찬이 자자하다.

이장의 바람
화순군에서는 여성 이장에 한하여 1년에 100만원의 사업보조금을 준다. 임숙자 이장은 올해에는 이 점을 이용해 콩을 심고 메주를 만들어 부녀회 회비 자금 마련에 힘을 쓰고, 마을 주차장을 만들기 위해 나오는 사업비로 올 해 추석 전까지는 완성시켜 주민들의 가족들이 편하게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맺음말
도시는 말 할 것도 없고 시골조차도 품앗이, 상부상조가 옛말이 돼버린 지금, 없는 곳일수록 행복이 있다. 행복을 찾아온 청계마을의 임숙자 이장은 15년 음식점 사업을 하면서 자녀 농사, 벼 농사를 지었고 지금은 마을 주민 농사를 짓기 위해 이장 일을 맡고 있다. 고독할 수 있는 독거노인들과 함께 노인정을 오가는 모습이 가을날 석양빛처럼 아름답기만 하다.
임숙자 이장의 올 해 바람에 따라 부녀회 회비 마련과 주차장 설립이 청계마을을 위해 꼭 이루어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