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쭙잖다’, ‘파렴치’ 이 두 말이 작금의 화순군의회를 표현하는 적절한 말이 아닐지 싶다. 비웃음을 살 만큼 언행에 분수가 넘치고, 염치를 모르고 뻔뻔스러움에 그 도가 극에 달한 느낌이다.

년말과 년초에 군민들은 허탈과 배신감에 한 해를 접고, 한 해를 맞이해야만 했던 것을 화순군의회 군의원들만 몰랐을까? 군민들의 복지예산을 역대 최대, 타지자체의 삭감 폭보다도 몇 배나 높은 폭으로 삭감을 하고 정작 본인들의 의회예산은 30% 가까이 올리는 폭거를 저질러 놓고도 군민들의 원성과 분노를 그들은 몰랐을까?

또한 관광성 외유시비로 전국적으로 많은 질타와 비난을 받고서도 끝내 유럽여행을 결행하는 화순군의회 총무위원회는 그 어떤 용기를 가졌을까? 군민을 무시하고 전국적으로 화순을 망신시켜도 개의치 않는 그런 용기는 군의원이 되면 생기는 것일까?

화순군의회가 보다 더 일을 잘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시설과 장비를 교체하는 것이라면 화순군의회 예산 증가에 대해 이해가 가능한 일이고 군민들이 앞장서서 분위기를 조성해줄 수도 있는 것이다. 또한 군민의 대표이고, 대의로 지역정치를 하는 군의원들이 보다 넓고 다양하고, 선진화된 견물을 체험하고 느끼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주민들의 복지예산을 삭감하고 다른 예산들도 삭감하는 분위기와 그것이 화순군의회의 방향이라면 화순군의회부터 솔선수범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 군민들의 일반적 시각이다. 주민들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예산들은 선심성 예산이다고 삭감하고 정작 본인들의 예산은 무려 30% 이상 올리는 것은 주민들이 뽑아준 의원들로서 해야 할 도리가 아닌 것이다.

잠깐 주요 예산을 살펴보면 화순군의회는 올해 어르신들의 반찬을 보조하는 사업 예산 15억 가운데 절반을 삭감했다. 또 간병도우미 예산과 출산가정도우미 예산 각각 1억4400만원을 삭감하는 것을 비롯해 화순군 전체 예산 가운데 143억원의 민생복지예산 등을 삭감했다.

하지만 화순군의회는 불요불급하지도 않은 사무실을 개보수하기 위해 4000만원, 카메라렌즈와 의장 활동 기록용 카메라 구입비 400만원, 의원 등원 게시판 500만원,역대의원 현황판 250만원을 책정했다.

의원 사무실 PC가 있음에도 대외 활동이 많은 의원들을 위해 개인별 노트북 구입한다는 명목으로 1000만원의 예산을 세웠고 사무실에 비치된 TV를 교체하기 위해 500만원의 예산을 배정했으며 고상한 의회의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서화와 화분 구입비 700만원의 예산도 책정했다.

더욱이 문행주 총무위원장과 이 선 부의장 등 총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은(정중구, 오방록, 류경숙 의원은 참석하지 않았음) 개인당 388만원의 예산으로 지난 해 12월 27일부터 1월 7일까지 10박 12일간 독일, 오스트리아, 프랑스, 이태리, 영국 등 유럽 5개국 관광성 외유를 다녀왔다.

현재 화순군의회는 문행주 총무위원장과 이 선 부의장이 주도하고 조유송 의장이 동조하면서 강경그룹이 형성된 것이다는 평가다. 또한 세 의원은 전완준 군수를 비롯한 집행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여기에 나머지 군의원들의 소극적 태도와 의원들 상호간의 체면 때문에 별다른 제동이나 이의제기 없이 세 명의 강경파 의원들의 전횡에 따라가는 형국이다는 것이 지역 정가의 대체적인 평가다.

다만 세 명의 강경파 의원들의 주장이나 의견이 옳을 때는 나머지 7명의 의원들이 좆아가는 것도 좋은 의정활동이지만 세 명의 강경파 의원들의 주장이 감정적이거나 군민의 이해와 요구에 어긋남에도 제지를 하지 못하는 것은 6대 화순군의회가 가지는 가장 큰 문제점이다.

지방자치가 생긴지도 20년이 되었고 6대째 화순군의회가 이어져오고 있지만 가장 형편없는 의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물론 집행부와 마찰과 갈등, 그리고 소통의 부재에서 오는 군의회의 선택의 폭이 적은 것도 사실이지만 화합하면서 화순군 발전을 위한 청사진이나 역할은 하나도 하지 못한 채 일부 의원들의 주도로 투쟁 일변도의 의정활동에 매몰돼 있는 것이다.

전완준 군수를 비롯한 실·과장 등 집행부는 새해 벽두부터 2012년 국비 확보를 위해 상경하여 국회, 기획재정부, 청와대 등 중앙부처를 방문해 예산 확보 활동을 했다. 화순군의회에서 여느 군의원이라도 참여한 의원이 있는지 묻고 싶은 것이다. 군민들은 일하는 의원을 뽑아준 것이지 집행부와 대립각을 세우고 투쟁만 하는 의원를 뽑아준 것이 아니다.

이 선 부의장은 선거공약으로 무상급식을 내걸었었다. 하지만 무상급식조례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친환경무상급식 실현을 위한 화순운동본부’는 '못 믿을 화순군의회'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친환경무상급식 관련 조례 제정과 해외연수 철회를 촉구했다.

이어 "무상급식을 공약으로 내세운 의원들에게 실망을 넘어 이제는 분노를 금치 못한다"고 성토했다. 특히 군의회가 유럽 해외연수를 떠나는 것과 관련 "아이들 밥값은 내팽겨치고도 유럽 선진국으로 해외연수를 가느냐"며 "의원들의 관심은 오로지 해외 연수만 있는 것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꼬집었다.

어쭙지않게 중앙정치 흉내 내서는 안된다. 지역정치는 그야말로 민생정치, 현장정치, 주민들 속으로 풍덩 뛰어들어서 주민과의 밀착정치를 해야 한다. 또한 정치는 명분이고 최소한의 체면이 있어야 한다. 이녁 밥그릇은 채우면서 주민들의 복지예산을 삭감한 것은 두고두고 모범(?)으로 남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