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화순에서는 ‘측근’이란 용어가 유행이다. 그것도 그냥 측근이 아니라 최측근이다.

전완준 군수의 최측근인 정승운 전 체육회 사무국장이 전완준 군수를 비난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구충곤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정승운 전 체육회 사무국장은 좋게 말하면 선거참모나 측근, 그렇지 않으면 지방정치 브로커에 불과한 인물이다. 집회와 선거 때만 되면 앞장서서 구호를 외치고 선동하고 몸싸움까지도 불사하는 측근 중의 최측근(?)의 역할을 해왔다.

현대 정치사에 오야붕과 꼬붕, 그리고 보스와 조직원, 영감님과 측근 등의 표현으로 상하관계 내지는 종속관계를 표현해왔다. 이 단어들의 공통점은 복종과 헌신, 그리고 반대급부이다.

이를 통해서 전체 조직은 유지되고 그 조직은 지향하고자 하는 정치적 목표들을 위해 보스를 중심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다. 그리고 보스에게는 더 큰 권력......그리고 조직원들에게는 논공행상이 돌아갈 것이다.

현재까지 한국정치는 중앙정치이건 지방정치이건 이 같은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한 현재 화순의 선거판에 뛰어든 여느 후보들도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이것은 선거가 가지고 있는 일정한 특성 때문이다.

기자가 들여다 본 전완준 군수 구속사건은 첩보전 영화를 방불케 하는 요소들이 많았다. 그 속에 정승운 전 국장의 역할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여기에 지역정가에서는 설왕설래 말들이 많다. ‘자기가 모시는 사람을 배신’했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정승운 전 국장 또한 자기해명과 주장이 많겠지만 평가는 재판부와 군민들과 유권자들의 몫이다.

정승운 전 국장이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개입한 흔적이 여러 군데에서 포착되고 있다. 모 당원을 비롯한 여러 사람들에게 행동을 같이하자고 권유하는 등 구체적이고 계획적인 부분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배를 갈아타고 기자회견까지 한 것은 지금까지의 노정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이 전완준 후보 캠프측의 주장이다.

지역정가에서는 정승운 전 국장이 자기가 모셨던 사람을 부정하고 민주당 후보를 구체적으로 지지하고, 민주당은 이를 기자회견까지 하는 것을 보고 지방선거가 정책선거가 아닌 네거티브선거로 변질되고 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선거의 승리를 위해서 상대후보와 틀어진 前 최측근을 이용하는 것도 공당인 민주당의 자세나 태도가 아니다.

공당인 민주당의 무게감이 이 정도 밖에 되지 않는가?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민주당 후보는 선관위에서 메니페스토(정책선거) 실천을 약속한 바 있다. 공당의 가벼움에 화순 유권자들은 실망을 금할 수 없게 됐다.

해프닝적인 요소와 가치도 없는 기자회견이지만 평가는 간단하다. 정승운 전 국장이 지지하고 돕는 선거캠프가 지지율이 올라갈 것인가? 아니면 떨어질 것인가?, 시쳇말로 정승운 전 국장이 가지고 있는 ‘표의 위력’은 얼마나 되는 것일까? 결국 민주당 후보에게 약이 될 것인가? 독이 될 것인가?

“투항하는 적장은 예후하지만 배신하고 투항하는 적군은 결코 중용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