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초 야당인 신민당에는 걸출한 40대 국회의원들이 있었다. 김대중, 김영삼, 이철승. 이들은 이른바 40대 기수론을 주창하면서 71년 7대 대선에 야당 후보가 되기 위해서 출사표를 던졌다. 물론 당시 신민당에는 당권을 쥐고 있는 유진산 총재를 비롯해 정일형 박사, 이재형 의원 등 다른 중진들도 많았다.

하지만 이들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지고 국민과 당원에게 희망과 비전을 제시하면서 40대기수론이 먹혀들기 시작했고 40대 기수론이 대세로 자리를 잡게 되었다. 결국 김대중은 대통령 후보로 지명되어 박정희와 건곤일척의 승부를 벌였고 김영삼은 야당 지도자로 자리매김 하게 되었다.

여기에는 현대 정치사에 걸출한 인물들인 김대중, 김영삼, 이철승이라는 그릇의 크기가 큰 정치인들이었기에 가능하다는 평가가 있기도 하겠지만 역설적으로는 새로운 패러다임과 희망과 비전을 가지고 국민과 당원들에게 40대 기수론을 설파하고 호응을 얻었기 때문에 한국 현대정치사를 대표할만한 큰 정치인으로 성장한 것은 아닐까?

우리 화순군의 예비후보 등록 현황을 살펴보면 참으로 희망이 없이 암울하기 그지없다. 기존의 군의원들과 정치신인들은 현실에 안주하거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지도 않으면서 그저 군의원이라는 감투를 차지하기 위해 출사표를 던진 것이 아닌가 생각되기도 한다.

기존 군의원 10명 중에서 김실 의원과 정형찬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고 나머지 8명의 의원은 기존 군의원에 출사표를 던졌다. 지역은 지역의 인물을 키워야 할 의무가 있고 지역의 인물들은 스스로 커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10명의 의원 중 단 한 명도 새로운 비전을 가지고 정치적 업그레이드를 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군의원들이 군의원에 안주하기보다는 새로운 비전을 가지고 정치적 큰 인물로 성장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화순에서도 주승용같은 인물이 나와야 한다. 도의원에서 군수, 시장, 국회의원으로 이어지는 자신의 꿈과 희망을 지역민들에게 제시하고 그 ‘꿈과 희망’을 지역민과 함께 이뤄 다시 지역민들에게 사랑을 받아 보다 큰 역할을 하는 정치인으로 성장해야 한다. 지역정치인과 그 지역이 ‘줄탁동시(啐啄同時)’가 되어야 한다.l

또한 새롭게 군의원에 도전하는 예비후보들을 보면 전문가 집단은 거의 찾아볼 수 없고 정당인이 대부분이다. 지역정치 즉 생활정치에서 접목되어야 할 전문성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참신성은 더더욱 찾아보기 힘들다. 5대 의회 때 보여준 참신성이 6대 의회에서는 기대하기 힘들다.

지방선거에 입지를 가지고 있는 입지자들이 너무 선거를 정치공학적 내지는 선거공학적으로 따지는 것도 문제가 있다. 정치공학적 환경 때문에 자신의 입지와 포부가 매몰되거나 선거공학적 표계산의 포로가 되어 오로지 당선만이 목적으로 변질되어서도 안된다.

지역민들은 이번 지방선거에 입지를 가지고 있는 지역정치인들에게 보다 더 큰 패기와 도전정신을 요구하고 있다. 낙선을 두려워 하지 말고 과감한 도전을 통해 자신의 뜻과 포부를 군민들에게 전달하라는 것이다. 설상 당선되지 못하고 실패하더라도 더 큰 정치인이 되기 위한 시련과 과정으로 생각하라는 것이다.

평민당(신한민주당, 국민회의, 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무소속 내지 민노당으로 도전한 군수와 도의원들도 있다. 민노당의 전종덕이 그랬고, 춘양의 이창원이 그랬다. 왜 이제는 전종덕이나 이창원 같은 사람을 화순에서 찾아볼 수 없어야 하는가? 화순군민들은 지역정치가 민주당 중심으로 가는 것도 좋지만 패기 넘치고 도전정신으로 충만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진 후보를 갈망하고 있고 이런 후보들이 보다 넓은 다양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화순의 큰 정치인으로 성장하기를 바라고 있다.

화순의 정치인들이 새로운 비전과 희망으로 지역정치에 자기 꿈을 이루고 검증 받고 역량 있는 군의원 중에서 도의원도 나오고 도의원 중에서 군수, 군수가 국회의원, 도지사로 성장하는 큰 인물을 키우는 풍토와 큰 인물이 되려고 노력하는 패기와 도전 그리고 군민과 국민을 위한 새롭고 희망에 찬 패러다임을 가진 화순 출신 정치인의 탄생을 군민들은 기대하는 것이고 우리 화순의 토양은 충분하다.

자! 눈을 돌려보자. 전국적으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40대 기수론이 나오고 있다. 인천시장, 강원도지사 선거에서도 40대 후보가 나올 전망이다. 40대에 대통령도 하겠다는데 화순의 입지자들은 고작 군의원에 안주하려는가? 아니면 비전과 희망을 제시할 능력이 없는 동네 또랑새비에 불과한 것인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40대건 50대건 젊은 생각과 패기, 그리고 도전정신이 필요한 것이다.

패기와 도전정신을 가진 새로운 인물을 화순은 찾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