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28일 ‘돈선거추방위’(상임대표 조기석 목사 · 정타 스님 · 박승일 회장 · 이하 추진위)는 화순군청 민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화순군수의 형인 전형준 씨가 “100억원을 써서라도 동생을 재선시키겠다.”는 발언을 08년 2월에서 10월까지 청풍면의 김 모씨, 이양면의 양 모씨에게 했다고 주장하였다. ‘돈선거추방위’는 전형준 씨의 발언과 관련한 물적 증거를 확보한 상태이다고 밝히기도 하였다.

‘돈선거추방위’의 주장이 모두 맞고 전형준 씨의 발언 수준이 선거법상 위반이 될 내용이면 이것은 엄청난 후폭풍을 가져올 사안이 분명하다. 하지만 ‘돈선거추방위’는 직접적인 금품수수를 포착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지 않다”라고 답했고 100억을 쓰겠다는 발언의 녹취나 증거를 가져왔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지 않고 때가 되면 밝히겠다.”고 하였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새로운 것은 딱 하나이다. ‘청풍면의 김 모씨, 이양면의 양 모씨에게 100억을 써서라도......’ 이 부분이고 다산건설 ‘쌀기부’, 전완준 군수 ‘감로건설’, 군민회관 대관 거부 등은 이미 나왔던 이슈이거나 사안들이고 돈선거와는 관련이 없는 부분들이었다.

핵심은 ‘100억설’이다. ‘돈선거추방위’는 녹취된 자료, 그리고 확보된 모든 자료를 즉각 공개해야 한다. 선거법 위반이나 범죄구성이 되려면 구체적 실행이 있어야 한다. 실제로 금품을 살포했는가, 아직 살포 전 단계이다면 구체적 모의, 자금의 확보, 실행 계획 등이 있어야만 선거법 위반이나 범죄가 구성될 것이다.

그리고 ‘돈선거추방위’는 기자회견을 먼저 했을 것이 아니라 선관위나 사법당국으로 가야 한다. 우리나라 선관위와 검찰의 수준은 믿을만하다. 선관위와 사법당국에서 시시비비를 가려 거기에서 철퇴를 내려야 한다. 실력과 시간도 충분하다. 기자회견을 하여 군민들에게 직접 호소할만큼 절막한 상황도 아니었던 것 같다.

‘100억’살포설에 많은 의문이 있다. 100억이란 돈을 선거에 쓴다는 것이 과연 현실성이 있는 것인가?, 왜 08년에 있었던 사실이 선거가 있는 해인 올해 벽두에 발표를 하는 것인가?, 청풍면의 김 모씨, 이양면의 양 모씨는 현 군수측과 결코 우호적이지 않은 인사들인데 전형준 씨가 이런 말을 했을까?, 이번 제보는 어떤 유통경로를 통해 ‘돈선거추방위’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것인가?

화순과 화순사람들은 정말로 순하고 착한 사람들이다. 군수권력을 가지려고 하는 사람들 때문에 많은 상처를 받은 곳이다. 또다시 선거를 앞두고 화순군과 화순사람들이 상처를 받고 전국적으로 비웃음거리로 만들어서는 절대 안된다. 기자회견 신중해야 한다. 그리고 ‘돈선거추방위’는 빨리 모든 자료를 사법당국에 제출하여 조속히 시비가 가려지게 해야 한다.

‘돈선거추방위’의 활동에 대해서 군수 출마를 준비 중인 곳과 깊은 관계가 있다는 말이 지역사회에서 공공연하게 떠돌고 있다. 일련의 활동이 충분하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 쌀 기부에 대해서 선관위 관계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미 종결된 건이다.”라고 하였다. 이미 끝난 문제다. 감로건설 문제는 본질적인 성격이 다르다. 다른 부문을 다루는 것은 이미 목적된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일개 사담에 불과한 내용을 침소봉대 하였다면 ‘돈선거추방위’는 책임을 져야 한다. 사람들이 살면서 흔히 할 수 있는 수준의 내용을 기자회견이라는 형식을 통해 만천하에 공개하여 화순의 위신을 실추시키고 군민들의 명예와 자존심에 상처를 주었다면 그에 걸맞는 책임을 져야 한다.

그 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YTN 기자는 “별 알맹이도 없고 근거도 부족한 기자회견이네. YTN이 이렇게도 할 일이 없는 줄로 아네......”로 발걸음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