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농특산물유통(이하 유통회사)이 영세 농가를 위한 위기극복 노력에 발 벗고 나섰다.

유통회사에 따르면 올해부터 영세농가의 텃밭에서 생산하는 소규모 농산물을 일괄 수집하여 이를 책임지고 판매한다는 것. 이로써 고령농, 영세농, 소규모 부업농 등 농촌지역 취약계층이 소득 증대를 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우식 유통회사 대표는 “유통회사는 단순히 이익을 추구하기 보다는 농업이 가지고 있는 다원적 가치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영세농들의 소규모 농산물을 우리가 맡아 판매함으로써 농촌의 어려운 현실 개선에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사업은 이윤을 떠나 농업인들은 생산에만 전념하고 유통회사가 홍보, 저장, 판매를 전담한다는 유통회사의 본질적인 설립취지를 살리는 것이다”며 “탄탄히 다져진 농업인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전적으로 믿고 맡길 수 있는 회사로 발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화순군, ‘텃밭경영’으로 생활행정 실천
유통회사의 이와 같은 행보는 화순군이 영세 농가를 지원하는 이른바 ‘텃밭경영’으로 생활행정을 실천하고자 하는 일환에서 비롯됐다.

화순군이 펼치는 텃밭경영의 주요 골자는 지역별 또는 마을별 향토농산물의 생산계획을 마련하여 종자, 경운, 퇴비 등 생산비를 지원한다. 또한 다품종 혹은 소량 텃밭 농산물을 일괄 수집하여 대형마트 또는 소비지 직거래 장터 등에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체계적인 유통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로써 친서민 생활행정을 실천하고, 농촌지역 고령화 계층에게 용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것.

화순군이 텃밭경영에 적극 나선 까닭은 규모화, 전문화된 농업인에 비하여 고령농, 여성농, 영세농 등은 농산물 유통․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 텃밭이 점차 사라지거나 휴경지화 됨에 따라 마을의 황폐화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는 현상에 기인한다.

또 홀로 사는 많은 노인들이 일거리가 없어 무료한 시간을 보내다보니 농촌지역에 활력이 떨어지고 이로 인해 농촌 노인 건강에 악영향이 초래되는 악순환이 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완준 군수는 “농촌은 갈수록 고령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며 “화순도 마찬가지의 상황인 만큼 농민들의 어려움을 해결해 나가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친서민적인 생활행정이야말로 앞으로 군이 걸어가야 할 길이다”며 “언제 어디서나 농민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귀를 활짝 열어놓고 있다”고 강조했다.

화순군이 추진하고 있는 텃밭경영의 매뉴얼은 농촌의 문제를 일시에 해결할 수 있는 참신한 아이디어로 벌써부터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영세농가에서 자율 생산한 소규모 농산물을 유통회사에서 지역별로 순회 수집하여 전량 판매하는 시스템이다.

화순군은 올해 267ha에 17억원의 예산을 투입하여 종자대나 퇴비 등 재료비를 전액 지원하고, 경운비나 인건비는 자부담을 원칙으로 할 방침이다.

텃밭경영의 대상 작목은 고추, 부추, 브로콜리, 토란, 고구마, 호박, 취나물, 두릅 등 이다. 읍․면 별로 2~3품목을 정해 텃밭경영 작목을 통일함으로써 경제성을 고려할 예정이다. 또 농가당 1,000㎡이하로 제한하고 추진 주체를 마을 이장 중심으로 선정하여 자율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유통회사는 마을 일정 장소에 모인 물량을 전량 수집, 품위 점검을 확인하여 차등 매입을 원칙으로 한다.

이렇게 수집한 물량을 유통회사는 화순읍 전통시장에 마련된 농가직거래 장터에서 판매한다. 다만 규격화가 요구되는 농산물은 롯데수퍼 혹은 하나로마트에 납품하고, 식품소재 공장과 연계하여 제때에 판매를 완료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