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계(南溪) 이정래(李正來, 50) 작가

시(詩), 서(書藝), 화(畵)가 조화를 이룬 전통 문인화를 바탕으로 산수, 풍경 등을 새롭게 그려내는 현대 문인화가 남계 이정래 작가. 붓 하나로 마음의 울림과 세상의 소리를 화폭에 담아 낸 30여년 외길 인생은 시대에 편승해 중심을 잃기 쉬운 요즘의 예술계에 비춰 그 의미가 더욱 아름답게 다가온다.

그림과 희로애락을 함께한 이정래 작가
화순 남면 출생으로 어릴 적부터 그림을 좋아했던 작가는 79년부터 그림에 입문해 현당 김은호, 금봉 박행보 선생에게 사사를 받으며 신선도, 화조도 등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문인화의 세계에 뛰어들어 예술에 심취해 있을 무렵 학정 이돈흥 선생으로부터 서예를 사사 받으며 남다른 이력을 키워나가기도 했다.

그의 그림에서 화제나 그림의 구성이 거침이 없는 것은 서예나 문인화 수업을 통해서 익힌 시흥과 자연적인 감성에서 우러나오는 정신 때문이다. 이정래 작가는 처음엔 비국전파 작가였다. 스승의 성향에 따라 공모전 출품여부가 결정되던 당시의 흐름 때문에 공모전 대신 작품 활동에만 전력을 다했던 작가는 80년대 말에 와서야 비로소 대외적으로 작품을 출품하며 변화를 꾀하게 된다.

다른 작가들에 비해 늦은 출발이였지만 무등미술대전 대상, 광주시전 대상, 전남도전 대상 등을 거머쥐며 그의 작품과 이름을 세상에 알렸다. 화려한 외출 이후 시작된 공모전 위주의 행보는 그에게 숱한 명성을 가져다 주었을 뿐 아니라 작가로서의 탄탄한 기반을 닦아놓게 만들었다.

“훌륭한 스승들 덕분에 좋은 결과를 맺은 셈이지요. 의재 허백련 선생의 제자인 금봉 박행보 선생으로부터 사사를 받았으니 동양민족화의 맥을 잇고 있다고 보면 맞을 겁니다. 그리고 직계 제자는 스승으로부터 언제까지 배우고 말고 그런 게 없어요. 한번 문하생이면 끝까지 문하생인 겁니다.”

이정래 작가는 90년대 초부터 지금의 광주 동명동 자리에 ‘남계 문인화연구실’을 열고 지금까지 작품 활동과 제자들 가르치는 일을 병행하고 있다. 그의 제자들의 모임인 ‘남묵회’는 아직까지 전시회를 열지는 않았지만 가장 가까운 곳에서 작가의 든든한 힘이 돼주고 있다.

전업작가의 어려움…
그림 외에는 다른 일은 해본 적이 없는 작가는 오직 문인화 한길만을 걸어온 탓에 그에 따른 경제적인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 강의료와 작품을 팔아 생기는 수입이 전부였던 터라 금전적인 문제는 늘 그의 어깨를 무겁게 만들었다.

작품명 ‘부창부수’. 이정래 선생은 한 때 닭을 즐겨 그렸다.

“작품을 그려놓는다고 해도 다 나가는 건 아니에요. 서양화 쪽은 그래도 낳은 편이지만 문인화는 시대가 가면 갈수록 찾는 사람이 줄어드는 추세라 힘든 점이 많습니다. 처음엔 자식 같은 작품이 다른 사람 손에 들려나가는걸 보면 많이 아쉽고 그랬지만 요즘엔 시원섭섭하다는 표현이 아마 맞을거에요.(웃음)”

주위에서 욕심 없이 그림에 묻혀 산다는 평을 듣고 있는 이정래 작가는 현실적으로 영악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기도 하지만 예술가적 소양을 간직한 채 자신의 길을 걸으며 그림인생을 펼쳐 나가고 있다.

새로운 시도… 그리고 에필로그
이정래 작가는 전통적인 문인화를 바탕으로 현대적인 감각에 맞게 시(詩), 서(書藝), 화(畵)의 구분을 없애고 다양한 표현방법을 구사하는 등 새로움을 시도하고 있다. 전시회를 열더라도 남들과 다른 차별화를 노리며 단순한 작품 전시에서 벗어나 작품이 한점 한점 녹아있는 동영상물을 함께 전시해보고자 준비 중에 있다.

“작가는 세월에 따라 계속 변하기 마련이에요. 변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그게 더 이상한 겁니다. 수채화 기법을 써서 서양화 냄새가 나게도 그렸다가 색을 배재한 채 오직 먹 하나로도 그리곤 합니다. 무엇을 어떻게 그렸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마음으로 어떤 세상을 그려냈느냐가 중요한 거죠.”

이정래 작가는 자신의 작품이 더 발전돼서 남들보다 뛰어난 창작품을 만드는 것이 가장 큰 바람이라고 말한다. 아울러 열정이 있는 후학들에게 자식보다 더 따뜻하게 모든 것을 전수해주고 싶다며 먼저 길을 헤쳐나간 선배로서의 포부도 밝힌다. 그래서인지 약간 뒤쳐진 것 같으면서도 변함없이 30여년 그림 인생을 펼치고 있는 작가는 점점 더 각박해져가는 현실 속에서 더욱 더 아름답게 다가온다.

▶개인전3회
▶대한민국미술대전 특선
▶전국무등미술대전 대상
▶전라남도미술대전 대상
▶광주광역시미술대전 대상
▶소치일가와 그 맥의 흐름전
▶한·중서법 교류전
▶무등미술대전 운영 및 심사위원
▶전남도전 심사위원
▶광주시전 심사위원
▶한국문인화대전 운영 및 심사위원
▶현 (사)세계미술연맹 자문위원, 광주·전남문인화협회 이사
▶현 신세계문화센터 출강, 서구문화센터 출강
▶현 남계문인화연구실 운영
광주광역시 동구 동명2동231(3층)남계문인화연구실
T.(062)227-6328 H.016-638-6328
홈페이지:http://www.namgae.co.kr

2009년作 ‘폭포’

2009년 作 ‘봄날’

작품명 ‘주암호 상류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