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농특산물유통(주)직원들이 '화순군 10대 농산물' 등 주요 특산품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aT센터 사보 기사 전문

시군 유통회사 CEO에게 들어본다
농림수산식품부는 2009년 ‘시군 유통회사’ 설립지원 사업 대상자로 6개 시군을 선정한 바 있다. 이들6개 시군 유통회사는 출자금을 모아 창립총회를 열고, 유통과 마케팅 분야에서 전문역량을 갖춘 최고경영자(CEO)를 선정하는 등 성공적인 사업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 유통회사를 이끌어가고 있는 CEO를 만나, 시군 유통회사의 성공전략 등을 들어본다.

“‘수출지향농업’으로 시군 유통회사 모범 만들겠다”
전남 화순군의 시군 유통회사인 화순농특산물유통(주)이 ‘고객에게 웃음 주는 농업의 부가가치 창조’를 기치로 지난 4월 1일 창립총회를 갖고 출범했다.

화순농특산물유통은 화순군을 포함해 군내 농업인, 영농조합법인, 농업회사법인, 출향인 등 3,249명의 주주가 30억 원의 자본금을 모았으며, CEO로는 CJ 상무이사 등을 거친 김우식씨를 선임했다.

김우식 대표이사는 시군유통회사의 역할에 대해 지역 농산물 유통이라는 공익적인 기능과 농산물의 부가가치 창출을 통한 유통수익을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우식 농특산물유통(주) 대표이사

“시군 유통회사는 크게 두 가지 역할이 있다고 봐요. 하나는 공익적 기능입니다. 유통회사는 단순히 이익을 추구하기 보다는 산업복지 등 농업이 가지고 있는 다원적 가치를 지키는 한편 농업이 가지고 있는 산업으로서의 경쟁력을 키워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목표만 달성하면 끝나는 일반회사와는 다른 점입니다.

또 다른 기능은 농업인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수익 창출입니다. 저희 화순농산물유통은 수익 창출을 위해 크게 두 가지 방향을 설정하고 있어요. 하나는 농산물 가동을 통한 부가가치 지향의 농업을 통해서입니다. 이를 테면 콩 자체를 판매하기보다 콩을 가공해서 청국장환을 만들어 판매하면 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죠. 또 장기적으로 수출 지향의 농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자 합니다.”

김 대표는 시군 유통회사가 가지고 있는 공익적 유통기능과 관련해, 화순군의 노력을 전하기도 했다. 화순군은 ‘자연속 愛’라는 공동 브랜드로 각 읍면별로 산양삼, 파프리카, 아스파라거스 등 10대 농산물을 선정했으며, 이들 농산물에 대한 군의 지원을 아끼지 DDKSG고 있다. 군내 지역별로 농산물을 특화시켜, 해당 지역의 경쟁력을 강화시켜 나가겠다는 것이다. 화순군 ‘10대 농산물’을 중심으로 판매, 마케팅, 홍보에 주력하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가공’과 ‘수출 지향 농업’을 통해 수익창출 모델 구축에 나설 방침이다.

화순농특산물유통이 장기적인 발전 방향과 관련해 김 대표는 수출 지향 농업에 대해 상당한 비중을 두는 듯 했다. 화순농특산물이 수출을 지향하겠다는 것은 단순히 농산물을 수출해 외화를 많이 벌겠다는 것은 아니었다.

“농산물 수출을 위해서는 농산물을 수출하기 위한 시스템이 갖춰져야 돼요. 우선 해외에서도 우리 농산물을 믿고 구입할 수 있을 정도로 품질관리(QC)가 철저하게 진행돼야 합니다. 또 경쟁력 향상을 위해 항상 연구를 해야 합니다. 이렇듯 수출이 가능할 정도의 TM탠다드(표준)를 만들어가다 보면 농업이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거죠.”

현장에 초점, 농업인과 신뢰 쌓아
김 대표의 회사운영방침은 농업 현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김 대표는 수시로 현장을 방문해 농업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아이디어를 청취하기도 한다. 김 대표가 현장을 중시하는 이유는 시군 유통회사를 운영하는데 있어 농업인의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시군 유통회사에 대한 농업인의 목소리도 궁금했다.

“농업인은 그 동안 생산에서부터 마케팅, 포장, 홍보, 전자 상거래 등 혼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해야 했습니다. 이제는 유통회사가 판매, 저장, 홍보 등을 맡게 됐으니 농업인들은 품질 종은 농산물을 규모화 하는데 집중하면 되겠죠.

물론 더 높은 가격에 잘 팔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이익을 많이 대개 아정적인 판매를 더 바라더군요. 사실 ‘농업인에 대한 배당을 많이 줘라’, ‘이익을 많이 내라’ 등의 말은 아직 못 들어 봤습니다. 예건대 홍수출하 시 유통회사가 물량을 조절해서 ‘가격을 안정시켜줘라’, 계약재배 등으로 ‘안정적인 판로를 마련해 달라’는 말씀을 많이 하십니다.

시군 유통회사가 이러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농업인과의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농업인이 시군 유통회사를 출하해도 되고, 안해도 되는 또 하나의 중간상인 정도로 생각한다면 제대로 된 역할을 수행하기 어렵습니다. 농업인이 전적으로 믿고 맡길 수 있는 그런 회사로 발전하기 위해서 현장을 중요시 여기는 겁니다.”

농업과 식품산업 연계, 농업의 부가가치 창출
김 대표에게 앞으로 전개할 사업 구상에 대해 물어봤다. 김 대표는 농업과 식품산업을 연계해 농식품 산업을 동시에 발전시켜 나갈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었다. 김 대표는 학교급식, 군납 등 단체급식과 함께 최근 급속하게 커지고 있는 외식시장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다. 식품회사와 제휴 관계를 맺고 단체급식 및 외식업체에 필요한 식재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나아가 ‘전남광역농식품원료권’ 구축에 관한 구상도 밝혔다. 식재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이 다져진다면 전남지역을 아우를 수 있는 ‘광역유통모델’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식재료 공급에 있어서는 지역을 고집하기보다는 도내 시군, 여타 시군 유통회사와의 협력도 추진할 방침이다.

또한 그는 최근 식품 소비시장의 최신 트렌드에 따라 세척.소포장 등 전처리 된 상품에 주목했다. 이외에도 농촌체험관광이 활성화 됐으며, 인구 140만의 대도시 광주광역시에 인접한 화순군의 입지조건을 활용한 마케팅을 적극 펼치겠다고 밝혔다.

화순농특산물유통은 ‘고객에게 웃음 주는 농업의 부가가치 창조’를 기치로 3년후 매출액 1,000억 원, 지역농산물의 1/3이상을 유통시킨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시군 유통회사의 모범을 만들어가는 화순농특산물유통의 활약상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