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구 천사체육관장

천사체육관의 박 구 관장, 아마 처음 보는 사람도 그가 운동선수이며, 당연히 왕년에 복싱선수 였을 거라는 생각까지도 할 것이다. 하지만 박 관장은 야구 유망주였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처음 야구를 시작하여 적극적인 후원을 해 주신 부모님 덕분과 무엇을 시작하면 그것에 심취해 버리는 박 관장의 근성은 야구 유망주라는 말들로 보상 받을 수 있었다.

6학년이 되자 광주 서석초등학교로 전학, 진흥중.고를 가는 조건이였다. 광주로 전학을 가면서 박 관장은 그의 꿈인 야구 선수의 길로 더 가까이 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진흥중 3학년때 광주상고로 진학을 하게 됨으로 인해 그의 꿈은 깨지고 말았다.

자식을 위하는 마음이 앞서 좀 더 좋은 조건인 광주상고로 진학을 시키는 바람에 계약위반이라는 명목으로 전남야구협회에서 제명을 시켜 버린 것이다.

오직 야구만을 위해 살아 온 박 관장은 어느 순간 모든 걸 잃어 버렸다는 박탈감에 방황하였다.

자식에 대한 미안한 마음에 부모님은 늦었지만 공부를 다시 시작해보자고 권하였고 그런 부모님을 원망할 수조차도 없었다.

부모님 말씀대로 공부를 시작하였지만 운동에 대한 미련은 버릴 수가 없었다.

야구에 대한 미련 때문에 친구와 같이 프로테스트도 받아 보았으나 언제나 그를 따라 다니는 오명은 본인은 물론이고 부모님에게 까지 또 다른 상처로 돌아오곤 했다.

다른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 뿐 이였다. 그래서 찾아간 복싱 체육관, 그때가 고 1때 일이다.

운동을 한 번 시작하면 심취 돼 버린다는 그의 근성은 남들 보다 월등한 실력을 만들어 주었고 그때 시작한 복싱이 지금의 박 관장의 삶의 일부가 되어 버렸다.

하지만 대학으로 진학을 연계시키진 못했다. 각종 대회에 나가 경기를 가졌지만 마음이 앞서서인지 뜻대로 되지 않았다.

박 관장은 “졸업을 하고 화순광업소에 취직을 했을 때 까지도 지금의 나를 꿈꾸지 못했다.”고 했다.

그렇게 평범하게 살고 있던 중 계속적으로 선배들과 아마튜어 복싱연맹의 제의가 들어 왔고 많은 생각 끝에 지금의 천사체육관을 개관하고 현재까지 2가지 일을 병행하게 되었다.

체육관을 개관한 이후 나에겐 많은 변화가 생겼다.
유년부 아이들을 가르치는 보람을 느끼기 시작하게 된 순간 욕심이 생겼다. 잘 지도 해 보겠다고..., 하지만 잘 따라 오던 선수들도 사춘기에 접어 들면서 반항을 시작하고 이탈이 시작될 때는 지도자의 길이 얼마나 힘든 지를 알수 있었다.

어르기도 하고 때려도 보았다. 다시 돌아온 선수들도 있지만 그러지 못한 선수들도 생기기 시작하였다.

본인 또한 경험했던 일들이기에 이해 할 순 있었지만 무슨 방법으로든 조치를 취해야 했다.그래서 시작하게 된 것이 ‘정신교육’이다.

대회가 있을 때 마다 늘어나는 상장들을 보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내가 펼치지 못한 운동선수의 꿈을 후배들이 대신 해준다는 만족감도 있었지만 그것 보다는 나로 인해 후배들이 꿈을 펼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했다.

선수들의 실력이 늘어 가고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참여해야 할 경기도 많았다. 그때마다 사비를 털어 숙박비와 식비를 해결 해야만 했다. 하지만, 열심히 따라주는 선수들을 보면 힘이 났다.

예당초 돈을 벌기 위해 시작한 체육관이 아니 였기에 그 정도쯤 조금 힘든 것은 참을 수 있었다.

나로 인해 이 아이들에게 발굴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가슴 벅찬 일이 였기 때문이다.

점차 화순의 천사체육관 그 이름이 알려지다
올해로 두 번째 전국체전에 참가한 천사체육관, 그 전에는 선수를 외부에서 데리고 왔었으나 순위는 겨우 참가수준에 머물렀다.

하지만, 천사체육관 식구들이 참가한 첫 회에 단숨에 11위를 껑충 뛰어넘어 10위를 하게 된 것이다. 또다시 3위, 박 관장은 이번 도민체전에서 종합순위 2위를 놓친 것이 매우 안타깝다고 했다.

화순군의 도민체전 종합7위 달성의 효자 종목 복싱 선수들은 총 1개의 은메달과 5개의 동메달을 획득 했다.

2년 만에 이뤄낸 쾌거! 21위 에서 3위, 불모지 화순에서 복싱의 역사를 다시 시작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해도 과언이 아닐 듯 싶다.

박 구 관장은 "화순군 체육회 정승운사무국장과의 만남은 저에겐 큰 행운이였다"는 말을 한다. "우리 천사 체육관 식구들을 알릴 수 있는 기회와 화순에 공헌할 수 있는 계기의 자리를 펴 주었기 때문이다."

"사실 대외적으로 조금씩 수상경력을 쌓아 나가고는 있었지만 어느 한 사람 하나 관심을 가져 주진 않았다."는 말로 그동안의 외로움을 내비췄다.

제48회 도민체전의 성과는 하루아침에 이루워진 것이 아니다. 그동안 선수들을 데리고 외롭게 동분서주하며 조금씩 실력을 쌓아 선수들 각자에게 자신감을 심어 줄 수 있게 된 것이 밑받침 되지 않았으면 오늘의 천사체육관은 존재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박 관장은 과거를 회상 했다.

프로야구 선수를 꿈꾸며 살아온 박 관장은 “내가 무난하게 야구선수를 하게 되었다면 지금의 선수들을 만나지 못했을 텐데 라는 생각을 가끔 해본다. 지금은 오히려 지도자의 길을 걷게 된 지금이 더 행복하고 보람 있다.”고 했다.

화순체육관의 천사들, 그리고 보물
복싱의 전남대 4학년 박지선 선수는 처음 다이어트 목적으로 체육관을 찾아 지금은 전라남도 대표선수로서 전국여자 아마튜어 복싱 은메달을 따내 주목받는 선수가 되었다.

또한 도민체전 은메달 조찬일 선수는 대통령배 전국시도대항 아마튜어 복싱대회에서 은메달을 받았으며 이정혁선수는 동메달을 받았다.

무에타이는 사평중 3학년 박초롱이 여자 타이틀매치 현재, 7전 7승의 기록을 내고 있으며 유년부의 최상아, 엄길현선수는 각종 전국대회에서 수상경력을 쌓아 나가고 있다.

박 관장은 도민체전 때의 일을 기억하며 얼굴이 상기되었다.“이홍준 선수가 안면부상을 입은 상태에서도 동메달을 받는 순간 가슴이 너무 벅차 올랐다. 그 선수는 그 전 대회 때 10위를 한 선수였기에 그 감동은 더 했었다.”고 말했다.

천사 체육관 입구에는 "천사체육관 관원은 모두 한가족입니다"라는 글이 눈에 띄었다. 박 관장은 운동의 기본은 예절, 바로 정신교육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무리 자질 있고 역량이 있는 선수라 할지라도 기본적인 정신교육이 바르게 되지 않으면 어느 순간 자기 자신을 통제할 수 없는 시련이 닥쳤을 때 이겨내지 못하기에 가장 신경써야 할 부분이라는 말을 한다.

박 관장은 “남들은 그냥 쉽게 복싱과, 무에타이는 과격하고 험하고 잘못하면 사람병신 만들 수도 있다는 말들을 해 버린다. 물론 종목 자체의 특성상 부상의 위험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복싱은 스포츠이다. 예전 배고픔을 승화 시키는 운동정도로 만 생각하는 시대는 지났다.”라고 말했다.

“고정적인 생각과 시선으로 유망한 선수들이 묻혀가는 경우를 보면 지도자로서 정말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지만 부모들이 원하지 않을 때는 그 말 조차도 건네기가 조심스럽다”는 말을 한다.

맺음 이야기
박 구 관장은 우리지역에서 개최되는 내년 도민체전에서는 1위를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이제껏 자신을 믿고 따라 와 준 천사체육관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인물사진을 찍어야 한다는 말에 수줍어하며 어색해 했던 모습과 달리 링 위의 박 구 관장의 모습에선 강한 카리스마가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