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연사에 부처님오신날을 축하하기 위한 연등꽃이 피었다

내달 2일 불기 2553년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화순지역의 사찰에서도 이를 위한 행사 준비에 한창이다.

만연사에서는 만연사 교차로에서부터 사찰 내에 이르기까지 연등을 걸고 행사 당일 찾아오는 신도들을 위한 점심공양을 위한 준비를 벌써부터 하고 있지만 일손이 모자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까운 신도들이 등을 달고 창호지를 새로 바르는 등 행사를 위해 봉사에 나서고 있지만 일손이 턱없이 모자라 경내를 찾은 관광객들이 팔을 걷어 부치고 도움을 주는 모습도 연출됐다.

5월 2일 부처님 오신 날에 조계사를 비롯한 전국사찰에서 일제히 법요식이 봉행되는 것에 맞춰 만연사에서도 오전 10시부터 헌화와 여섯 가지 공양물을 부처님 전에 올리고 불공을 하는 의식인 육법공양, 아기부처의 머리위에 물을 부어 목욕시키는 관욕, 부처님 말씀을 전하는 설법 등으로 구성된 법회가 열리고 12시 점심공양에 이어 오후 7시부터는 점등식이 시작된다.

만연사 주지 자공 스님은 “경기가 안 좋아 다들 힘들어 하고 있다”며, “그래서 이번 행사도 법회와 연등회만을 갖고 간소하게 치르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분들이 뜻 깊은 부처님오신날을 맞길 바란다”며, “힘든 때일수록 부디 소망을 놓지 말길 바란다”는 말을 전했다.

한편 춘양면에 위치한 개천사(주지 보원 스님)에서는 오전 10시부터 열리는 봉축법요식에 이어 오후 2시부터는 클래식, 성악, 재즈, 민요, 트로트, 전통 무용 등 다양한 장르의 출연진이 펼치는 산사음악회가 열린다. 보원 스님은 “개천사는 역사가 오래된 사찰이지만 한국전쟁 때 모두 소실된 아픈 과거를 갖고 있다”고 말하고, “그러나 주위의 도움으로 옛 모습을 찾을수 있게돼 보답의 의미로 산사음악회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어 “모두들 경제난, 취업난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부처님오신날 만큼은 산사음악회를 통해 모든 시름을 잊고 즐거운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개천사의 행사일정은 10:30 법회, 11:30 점심공양, 14:00 산사음악회, 19:00 점등식 순이다.

능주면에 위치한 양복사(주지 인성 스님)에서는 오전 10시 법회에 이어 마을의 무사안녕을 빌며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는 제등행사와 지역 어른들의 장수사진(영정사진)을 무료로 촬영해주는 행사를 갖고 또한 능주중학교 6명의 학생들에게 장학금도 전달한다. 인성 스님은 “어려운 때일수록 서로 돕고 사는 게 중요하다”며, “나누는 기쁨으로 하나 되는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밖에도 쌍봉사(주지 영재 스님)에서는 10:00 법회, 12:00 점심공양, 13:30 신도 노래자랑이 열리며 점등식은 광주 등 외지에서 찾아오는 신도들이 많아 시간을 앞당겨 15:30분터 시작된다. 영재 스님은 “작년의 경우 1,500~2,000여명 정도의 신도들이 찾아왔었다”며 올해도 그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유마사(주지 일장 스님)에서는 10:00 법회, 12:00 점심공양, 19:00 점등식을 갖으며, 어려운 경제현실을 감안 다른 특별한 행사는 갖지 않는다. 일장스님은 “우리도 부처님처럼 살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자신의 욕심만 채우기에 급급한 요즘의 세태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한편 천주교 화순성당에서는 부처님오신날을 축하하는 현수막을 내걸어 눈길을 끌었다. 화순성당의 한 관계자는 “상대종교를 존중하고 종교간 화합차원에서 하고 있는 일이다”고 밝히고, “부처님오신날과 성탄절을 맞이해서 상호 축하 화환과 현수막 등의 교환을 통해 종교를 초월한 상생의 모습을 보이려 한다”고 말했다.

만연사 경내를 찾은 관광객들이 연등달기를 돕고 있다